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명동의 터줏대감 '명동칼국수'에 이런 비밀이



여행/레저

    명동의 터줏대감 '명동칼국수'에 이런 비밀이

    [조백근의 맛집기행]

    우리 민족의 쏘울 푸드에 칼국수는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릴 만하다.

    어릴 적 어머니가 정성스레 밀가루를 반죽해 칼로 쓱쓱 썰어서 만들어 주시던 칼국수는 그래서 더 친근하다.

    명동에 가면 오랜 전통과 끊임없는 인기로 랜드마크가 된지 오래고 지금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나 일본 관광객의 가이드 책자에까지 '꼭 먹어줘야 할 맛집'으로 올라있는 곳이다.

    칼국수의 명가 명동교자(02-776-5348)(사진=조백근 기자)

     

    인터넷에 일찌감치 맛집 랭킹 사이트로 유명세를 탔던 메뉴판닷컴에서 '이달의 1위 맛집'에 가장 많이 올랐던 그 집이다.

    명동칼국수로 1966년 문을 열었으니 곧 쉰을 넘기는 연륜을 자랑한다.

    명동칼국수의 유명세로 같은 이름의 상호가 줄을 잇자 1978년 명동교자로 과감히 이름까지 바꿨다.

    이 집 칼국수에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비결은 분명하다.

    닭고기 국물 베이스의 다소 진한 맛과 목 넘김이 부드러운 면발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칼국수와 김치(사진=조백근 기자)

     

    별도로 시키는 만두도 칼국수의 절친이지만 칼국수 위에 고기 고명과 함께 정확히 네 개 올라가는 완탕 비주얼의 만두가 젓가락질을 서두르게 한다.

    부산사람에게는 더욱 친근한 완탕의 만두피는 얇디 얇은 것이 여인네 속치마를 닮았고 만두 속에 비해 넉넉하게 잡아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이 집이 상호에 칼국수를 과감히 빼고 교자(餃子, 자오츠, 중국식 만두)라고 한 데는 칼국수 못지않게 만두 맛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면사리와 말아먹기 딱 좋을 세 숟가락 정도 되는 기장 공기밥은 무한리필로 환영받는다.

    곁들여 나오는 마늘로 범벅범벅한 배추김치는 중독성이 강한데다 칼국수와 더없이 딱 어울려 외국인들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무한리필 면사리와 공기밥(사진=조백근 기자)

     

    옆자리에 앉은 요우커 부부에게 "하오치마?(맛있어요?)"라고 말을 건네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웃는다.

    비빔냉면을 연상시키는 비빔국수는 강렬한 매운 맛에 살아있는 면발의 힘을 느낄 수 있어 마니아가 따로 있다.

    모든 메뉴는 8천원으로 통일돼있고 주문과 함께 선불 계산을 하는 전통을 꿋꿋이 이어가고 있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식사시간엔 장사진

    명동교자는 밀려드는 손님들을 그에 맞는 테이블로 척척 안내하고 주문하기 편리한 메뉴와 함께 주문 후 곧 맛볼 수 있는 시스템이 정확히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를 보는 듯하다.

    워낙 장사가 잘 돼서 같은 골목 안에 명동1호점과 2호점이 있다.

    명동에 갈 일 있으면 들르는 집이기도 하지만 아예 명동에서 볼 일을 명동교자에서 먹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이나 비가 내리는 궂은 날에도, 추운 날씨에도 때로는 2, 30m도 넘는 긴 줄이 예사지만 오전 10시 반에 문을 열어 밤늦은 9시 반에 닫는다는 걸 참고한다면 줄 서는 수고를 덜 수도 있다.

    옛날의 명동을 추억하는 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맛들이 있다.

    시원한 해물냄비의 금강섞어찌개, 명동순두부, 전기구이통닭의 원조 영양센타, 수염 긴 할아버지 그림의 장수갈비, 징기스칸 요리의 선구자 신정, 장수분식의 돌냄비우동, 골목 깊숙이 숨어있는 함흥냉면, 연탄불 삼치, 고등어 구이의 맛이다.

    하지만 이 집들은 예전처럼 흥한 모습은 찾기 힘들고 심지어 없어진 곳도 있어 추억의 식객들을 안타깝게 한다.

    하지만 명동교자는 명동한복판에서 오늘도 꿋꿋이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