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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고승덕·남경필까지…'수신제가'에 무너지나



정치 일반

    정몽준·고승덕·남경필까지…'수신제가'에 무너지나

    (왼쪽부터)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 고승덕 전 서울시 교육감 후보,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료사진)

     

    아들·딸들이 아버지의 정치적 장래를 송두리째 휘감고 있다.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와 고승덕 전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낙마에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권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를 사면초가에 처했다.

    군대 간 아들의 가혹행위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내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 가족을 가지런하게 돌본다는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기본이라는 공자의 말씀이 전도양양한 정치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보병 6사단 근무도중 후임병 두 명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성추행을 한 남 상병이 남경필 경기지사의 아들로 밝혀지면서 남 지사는 17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린데 이어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고 재차 사과하면서 "제 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대로 올바르게 처벌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아들의 가혹행위를 전달받고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아들의 큰 잘못에 대한 남 지사의 책임론을 거론하는 누리꾼들이 상당하다.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남 지사의 책임론을 거론하지는 않는다고 할지라도 아들 파문이 쉬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군 헌병대가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이고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남 지사는 다시 한번 파문에 휩싸일 수 있다.

    사과 기자회견을 한 17일엔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뉴스가 기존의 오프라인 언론을 도배질 해 남 지사 아들 문제가 크게 보도될 틈새가 없었으나 교황이 18일 떠나고 나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군에 간 아들의 잘못된 처신을 아버지가 바로잡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동정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아들 파문이 통합과 소통의 도정을 운영하겠다며 정치적 실험을 하고 있는 남경필 지사의 앞날에 대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선거 때면 모르겠으나 아들의 가혹행위를 문제 삼아 이제 3개월 된 도지사를 사퇴하라고 떠들 수 있겠느냐"며 "자식 문제에 대해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5선의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하기까지 구질구질하게 정치를 해오지 않은 남경필 지사의 경력으로 미뤄 볼 때 지방선거나 총선을 앞두고 아들의 가혹행위 파문이 터졌다면 후보직을 사퇴했을 개연성이 아주 크다.

    선출직 도지사라는 자리는 선거 전과 선거 이후의 차이가 크다.

    일례로 정몽준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는 각각 아들과 딸로 말미암아 직격탄을 맞았다.

    새누리당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 (사진=박종민 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막내아들(19)은 지난 4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에게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한다.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나"라고 올렸다가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 후보가 직접 나서 4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세월호 침몰(4월 16일) 이전의 여론조사에서는 정몽준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였거나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근소하게나마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아들의 '국민 미개' 글은 선거 국면을 완전히 뒤바꿨다.

    아들의 '펫질'로 인해 박 후보에게 추월당했고, 선거기간 내내 단 한 번도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이 치명상을 안겨 서울시장 선거는 해보나마나였다.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도 6.4지방선거에서 딸의 페이스북 글로 결정타를 맞았다.

    미국에 사는 전처의 딸인 고희경(미국명 캔디고) 씨가 선거 일주일 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교육을 방치한 사람은 서울시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고희경 씨가 아버지인 고 후보를 비난하기 전까지의 여론조사에서는 진보진영 조희연 후보와 보수 후보라던 문용린 후보를 크게 앞섰으나 고 후보는 딸의 비난성 글로 선거 결과 3위로 밀려났다.

    딸에게 매정했다는 인상을 준 것이 민심의 호된 심판을 받은 것이다.

    아들딸이 철이 없어 저지른 잘못이든 고의적인 불법이든 사회 지도층 아버지들은 자녀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책임문제로 괴로워하는 게 유교문화권인 동양의, 한국의 풍토다.

    반면에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아들 덕을, 박광온 의원(새정치연합)은 딸 덕을 톡톡히 본 정치인에 속한다. 선거 때 아들딸의 역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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