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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최태원 vs "살고 싶다"는 이재현



경제정책

    '씩씩한' 최태원 vs "살고 싶다"는 이재현

    SK 최태원 회장과 CJ 이재현 회장(우)

     

    SK 최태원 회장과 CJ 이재현 회장의 구속 수감 생활이 너무 대조적이다.

    최 회장은 구치소 수감생활을 씩씩하게 버티는 반면 이 회장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2월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과 함께 횡령 등의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각각 징역 4년, 3년 6개월을 확정 받고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

    1년 7개월째 수형자 생활을 하고 있으나 지금도 2년 6개월 이라는 세월이 남아 있다.

    그런 최 회장은 그 어떤 수감자들보다 구치소에 잘 적응해 성실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6.56㎡(1.9평) 크기로 접이식 매트리스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화장실 등이 갖춰진 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 최태원 회장, "나름대로 잘 견디고 있다"

    최 회장은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며 면회객들이 오면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큰 어려움 없이 잘 버티고 있다"며 농담을 할 정도로 적응을 잘 한다고 한다.

    최 회장이 씩씩하게 버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최 회장을 면회한 SK의 한 관계자는 "사업상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는데 술도 마시지 않고 독서와 명상, 가벼운 운동을 해서 그런지 건강 상태가 좋아 보였으며 잘 적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중순 면회 온 SK 사장단에게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니 남은 사람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구속 수감 된 지 1년 7개월째가 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미래경영을 구상하는 등 구속 수감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는 게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태원 회장은 2012년 301억 원의 성과급이 말썽을 빚자 14일 연봉 187억 원 전액을 옥중 기부하며 사회 환원했다.

    4년형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이 없는 한 2017년 1월까지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한다.

    ◈ 이재현 회장, "살고 싶습니다" 수 차례 언급

    반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구치소 적응은커녕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명끈을 미치도록 잡고 싶어 한다.

    14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505호 형사법정에 나타난 이재현 회장은 중환자임이 분명해 보였다.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린 3시간 동안 내내 제대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했고, 환자복 차림으로 휠체어에 앉아서도 한 번도 눈을 뜨지 않았으며 불안해 보였다.

    환자복 아래로 드러난 하체 종아리는 뼈만 남아 있는 앙상함 그 자체였으며 몹시 마른 상태였다.

    ◈이재현, 앙상한 모습 그 자체

    60kg이 넘던 몸무게는 신장이식 수술 이후 50kg 안팎이라고 CJ 관계자는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수사 받을 당시만 해도 나이에 걸맞지 않게 미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구속 이후 1년 사이에 할아버지 얼굴처럼 늙어보였다.

    이 회장은 부인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은 신장 이식 수술 이후 거부반응이 나타나 고농도의 면역억제제 치료받고 있다.

    고농도의 면역치료제는 이 회장의 유전병(CMT)을 악화시키고 있어 서울대 병원과 CJ 측은 이 회장이 10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CMT병은 이 회장의 할머니이자 고 이병철 회장의 부인 박두을 여사가 앓던 병이다.

    50대가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면 이식받은 신장의 평균수명이 11년이고 구치소에서는 CMT 재활치료를 받을 수 없어 결국은 생명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신장 이식수술의 부작용 치료제인 면역억제제 성분이 CMT 말초신경을 퇴화시키는 성분으로 면역억제제를 계속 투여 받으면 면역억제제는 CMT병을 공격하고 돼 결국 신장 기능 상실로 이어지는 질병의 악순환 구조가 나타난다.

    이 회장 몸에서는 실제로 그런 악순환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신장이식 수술을 하면 자신의 신장 두 개를 놔둔 채 이어붙이는 것 이어서 결국 신장이 세 개가 되며 더 이상의 신장이식이 거의 불가능하다.

    한 비뇨기과 의사는 "신장 이식을 못하면 투석이라는 방법이 있으나 투석은 얼마 못가 생명을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앓고 있는 CMT(루게릭병의 일종) 병은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면 무릎과 팔꿈치부터 신경과 근육이 퇴화되는 병으로 손발을 못 쓰게 돼 결국 앉은뱅이가 된다.

    ◈ CJ 관계자, "이 회장은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엄청나다"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에 따른 부작용뿐만 아니라 선천적 질병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 회장은 14일 2심 법정 최후 진술에서 "재판장님, 살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만약 2심에서 3,4년의 실형을 받는다면 그건 극형에 가까워 교도소에서 죽으라는 선고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살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계속 했다고 한다.

    김상영 CJ 부사장은 "집행유예를 통해서라도 풀려나지 못하고 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면 살아서 돌아오기 힘들다는 공포가 짙게 밴 절규에 가까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가의 손자, 손녀들 가운데 이재현 회장이 고 이병철 회장의 Business Insight(사업적 영감)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재판에서도 "선대 회장님(고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CJ를세계적인 문화 생활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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