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오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돼 있는 수정 전 그림. (사진=광주CBS 조기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해 논란이 된 광주비엔날레 작품이 박 대통령을 닭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작품을 수정하기로 결정돼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이 작품을 전시할지 주목된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인 '광주정신展' 참여 작가인 홍성담 화백은 8일 오전 광주시 동구 인쇄의 거리에 있는 '메이 홀(May Hall)'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정신전 출품작인 '세월오월'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작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화백은 "박 대통령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허수아비로 풍자한 부분을 수정해 이날 오후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작품을 최종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기자회견 도중 동료 화가들과 퍼포먼스를 갖고 박 대통령의 모습을 빨간 색 닭으로 바꾸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자에 있는 계급장을 가리는 방식으로 작품을 수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닭으로 수정했다. (사진=광주CBS 조기선 기자)
홍 화백은 "당초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참가를 고사했지만, 담당 큐레이터가 참여를 수 차례 당부해 어렵게 수락했는데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작품 수정을 수 차례 요구하는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주시 오형국 행정부시장이 광주비엔날레의 담당 큐레이터를 통해 끊임 없이 작품 수정을 하라는 압력을 가한 데 대해 오 부시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홍 화백은 또 시민운동가 출신인 윤장현 광주시장이 작품 전시 여부를 광주비엔날레가 결정하도록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윤 시장이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광주시정을 펼쳐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홍 화백은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작품 전시를 불허하면 광주비엔날레 기간에는 광주 시내 어느 곳에도 작품을 전시하지 않고, 대신 내년 5월 독일에서 '보여줄 수 없는 그림'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홍 화백이 작품을 일부 수정해 제출하기로 함에 따라 작품 수정 요구를 했던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전시를 허용해 세월호의 아픔을 형상화한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이 광주시립미술관에 전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이날 오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전에 앞서 홍 화백의 작품이 도착하는 대로 전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