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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부실 수사 책임 '독박' 경찰 부글부글



사건/사고

    유병언 부실 수사 책임 '독박' 경찰 부글부글

    "검찰 잘못 경찰이 덤터기"… "경찰청장 단독 사퇴는 경찰 매도의 절정"

    이성한 경찰청장과 김진태 검찰총장(자료사진)

     

    이성한 경찰청장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실패와 변사 부실 대처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면서 경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경찰은 유병언 전 회장 검거에 가용 인력을 총동원했지만 실패했고, 변사체로 발견된 유 전 회장 신원 확인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별장 비밀 공간 제보를 경찰이 묵살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 여론이 더욱 악화하면서 결국 이성한 청장은 지난 5일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히, 당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유 전 회장 수사와 관련해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게 결정타가 됐다.

    그러나 총수의 자진 사퇴로 책임을 진 게 경찰뿐이어서 경찰 내부에서는 여기저기서 '형평성과 공정성에 맞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유병언 전 회장 수사는 명백하게 검찰이 주도했고, 경찰은 검찰 지휘에 따라 도주로 차단과 주변인 은신처 수색 등의 업무에 주로 동원됐다는 점 때문이다.

    심지어 검찰 스스로 '최악의 패착'이라고 인정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수색에 검찰은 경찰은 배제한 채 검찰 인력만 투입됐다.

    유 전 회장 변사 사건과 관련해서도 초동 대처가 부실했던 경찰 책임은 자명하지만, 변사 사건 지휘를 잘못한 검찰 책임도 만만치 않다는 게 경찰 내부 분위기다.

    한 경찰 간부는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 주변 인물 150여 명을 검거해 조사하면서 이들에게서 나온 진술 내용을 경찰과 제대로 공유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간부는 "수사 전반을 장악하지 못한 경찰은 검찰이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이제 와서 경찰 책임만 묻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간부 역시 "처음부터 경찰이 유 전 회장 검거에 나섰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을 잡으러 다니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검찰이 나서는 바람에 사건 초기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것이다.

    검찰 일각에서 '부하(최재경 전 인천지검장)는 부실 수사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김진태 검찰총장은 책임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경찰을 자극하고 있다.

    '수사 권한은 없고 책임만 짊어진다'고 입이 나온 경찰에 김진태 검찰총장 거취는 형평성 차원을 넘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자칫 이성한 경찰청장 사퇴만으로 부실 수사 책임 문제가 마무리되면 유병언 전 회장 부실 수사가 전적으로 경찰 책임인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 경찰 간부가 "경찰 임무를 수행하다 억울하게 매도당하는 경험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이번 이성한 청장 사퇴는 그 절정"이라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찰 내부 게시판에도 경찰청장 단독 사퇴에 비분강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경찰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때는 죽어라 일을 하고도 합당한 대가는커녕 욕만 먹을 때와 권한은 주지 않고 책임만 물어 징계할 때"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경찰은 "수사가 잘못됐으면 수사권을 가진 검찰 잘못이고 검찰 수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검찰 잘못을 경찰이 덤터기 쓰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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