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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비스 업계에도 '갑의 횡포' 논란



사건/사고

    퀵서비스 업계에도 '갑의 횡포' 논란

    배달 주문 접수 프로그램 사용 놓고 프로그램 회사와 퀵 업체 갈등



    퀵서비스 업체들이 "배달 주문 접수 프로그램 선두 회사인 A 사가 자사 프로그램만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검찰 고소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A 사는 "후발 주자인 경쟁 프로그램 회사들이 퀵서비스 업체들을 회원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자사를 '모함'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대부분의 2~3인의 직원을 두고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는 퀵서비스 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자사 직원들만으로는 모두 처리할 수 없어 주문을 서로 '공유'한다.

    이때 필수적인 것이 바로 '배달 주문 접수 프로그램'이다. 업체들은 주문이 들어오면 각 업체 처리 역량을 넘는 주문을 이 프로그램에 올려 공유한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여러 업체에 속한 퀵서비스 기사들이 스마트폰에 깔린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된 주문을 확인하고 처리해 수익을 올리면, 이를 후일 정산하는 일종의 '공생'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퀵서비스 회사와 기사는 2~3개의 배달 주문 접수 프로그램을 돌려 사용하고 있다. 단가가 높거나 처리가 수월한 '양질'의 주문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퀵서비스 업체 일부가 "시장점유율이 무려 85%(2012년 기준)에 이르는 A 사가 '자사 프로그램만 사용하지 않는 업체에는 아예 프로그램 공유를 차단하겠다'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광역 기반으로 영업을 하는데 A 사에 올라오는 주문은 대부분 지역 주문이 많다. 이 때문에 주사용 프로그램을 바꾸려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A 사가 주문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사용이 불편해 주 프로그램이 아닌 보조 프로그램으로만 활용하려 했다는 것.

    그런데 A 사가 "'메인'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면 프로그램을 차단하겠다"며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몇 차례 '협박'에 가까운 공유차단에 대한 공문을 보내오는가 하면, 차단된 업체에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차단을 풀어주겠다"며 서약서까지 작성하도록 했다고 업체들은 주장했다.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는 A 사 프로그램이 차단되면 곧장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A 사 프로그램이 차단된 뒤 제대로 '콜'을 받지 못해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게 퀵서비스 기사들인데 너무 암담하고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A 사가 퀵서비스 업체들이 자사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점을 악용해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A 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

    업체들은 이와 함께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까지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A 사는 오히려 "공정한 경쟁의 선을 넘은 경쟁 프로그램 회사의 횡포"라며 맞서고 있다.

    A 사 관계자는 "퀵서비스는 '공유'라는 관계가 있어야만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유 관계에 있는 회사들 간 계약 내용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공유 차단이 된 업체들은 극히 일부일 뿐 아니라 계약 사항을 어겨서 몇 차례 주의를 받은 업체들"이라고 강조했다.

    A 사 측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높고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보니 후발 주자들이 과도하게 비방전을 펼치고 있다"며 '문제를 삼는 퀵서비스 업체 뒤에는 경쟁 프로그램 회사가 있음'을 암시했다.

    또 "'갑의 횡포'가 아니라 음성적인 퀵서비스 시장을 양성화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일부 회사가 우리를 견제하는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더 많은 퀵서비스 업체를 회원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선을 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A 사 등에 따르면, 이러한 갈등과 관련해 실제로 한 경쟁사가 A 사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냈다가 스스로 취하한 사실도 있었다.

    어쨌든 프로그램 회사 간, 그리고 프로그램 회사와 퀵서비스 업체 간 갈등이 퀵서비스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CBS노컷뉴스가 A 사와 갈등 관계에 있지 않은 퀵서비스 업체들을 취재한 결과 이들 업체 대부분은 "프로그램 회사들의 회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퀵서비스 업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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