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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할아버지 "이곳은 지옥이다"



사회 일반

    밀양송전탑 할아버지 "이곳은 지옥이다"

    밀양에 막대한 공권력이 투입돼 농성장을 철거한지도 50일이 지나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경찰에 의해 끌려 나왔지만 투쟁의지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직에서 은퇴한 뒤 노후를 시골에서 보내기 위해 밀양에 정착한 고준길 할아버지(71. 밀양시 단장면. 사진은 경찰에 연행될 때 모습)는 "마을마다 주민들끼리 죽기살기로 싸우는 이곳은 지금 지옥이다"고 말했다.

    고준길 할아버지의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제작 손성경 PD)과의 인터뷰.

     



    ■ 방송 : FM 106.9MHz (17:05~17:30)
    ■ 진행 : 김효영 경남CBS 보도팀장 (이하: 김효영)
    ■ 대담 : 밀양주민 고준길 할아버지 (이하: 고준길)

    김효영> 밀양시 단장면에 살고계시는 고준길 할아버지 만나보겠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고준길>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됩니까?

    고준길> 올해 71살입니다.

    김효영> 그러시군요. 많이 더우시죠? 밀양이?

    고준길> 밀양이 좀 더운 곳이죠.

    김효영> 요새 어떻게 지내십니까?

    고준길> 우리 동네는 그 송전탑 사랑방이라는 것이 마을에 만들어져서, 거기에서 주로 지낼 때가 많습니다.

    사랑방은 정자형태로 되어 있어서 뭐 바람이 많이 불고 해서, 마을 분들이 많이 모여서 덥지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김효영> 네. 지난 6월 이였죠? 행정대집행 때 어르신은 어디 계셨습니까?

    고준길> 행정대집행은 철탑부지 자리에 움막이 4개 있었는데, 그 4개를 철거를 하는 그런 집행이었는데, 4개 중에, 우리 마을이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101번 철탑자리가 우리 용회마을 뒷산에 있는 건데, 우리도 집행을 그때 6월10일 날 당한 거죠.

    아주 무참하게 한 2천명 정도 병력이 경찰들이 투입 됐는데, 거기에 자기네들이 먼저 찢고, 뜯어내고, 사는 주민들 끌어내고, 쇠사슬을 절단하고 이런 참 처참한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물리적으로 일단 밀렸죠.

    그러나 대집행이후에도 주민들의 투쟁의지는 꺾지는 못했다고 말할 수가 있겠습니다.

    김효영> 어르신은 그날, 혹시 부상을 입진 않으셨고요?

    고준길> 저는... 주민들이 그래 처참하게 당했지만, 그날 우리는 산꼭대기이기 때문에 헬기로 한 5번 정도. 119헬기로 후송이 되는 사람이 다섯, 여섯 분 정도 됐었어요.

    저는 그날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만, 어려움이 컸지만, 참 좀 처절한 싸움이었고, 마지막 싸움같이 아주 심하긴 했죠.

    김효영> 경찰들한테 그렇게 끌려 나오는 것을 보실 때 심정이 어떠셨습니까?

    고준길> 네, 그렇죠. 참. 한전과 정부가 그런 공권력을 가지고 투입을 해서 이런 공사를 하는 것이 정말 이것 참 '정말 되도 안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것은 국가 폭력이다' 이런 생각을 했죠.

    그러나 우리 그 국가폭력 앞에 우리 밀양노인들이 그냥 힘없이 밀려나는 것 같이, 이렇게 당한 것 같지만, 앞에서 얘기했지만, 우리는 참 정당하고, 정의로운 투쟁의 의지는 절대 꺾지 못했다. 이말을 다시 하고 싶네요.

    김효영> 네. 한전에서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합의 했다. 이제 반대하시는 분들은 극소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고준길> 그런 보도자료들은 자기들이 많이 내죠. 주민의 힘을 빼는 그런 보도자료를 연일 내다시피 하죠.

    그런데 거기에는 이렇게 답변을 할 수 있겠네요.

    그 지난 9년 동안 우리 송전탑 10년이잖아요? 10년 동안에는 우리가 송전탑을 하나도 세우지 못하게 잘 막았거든요?

    9년 동안 잘 막았는데, 작년 10월 달부터 3천명의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공사를 강행했잖아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한 10개월 정도 되는데, 그 10개월 동안에 한전은 3천여명의 공권력 뒤에, 경찰 뒤에 숨어서 공사를 제대로 하고, 우리는 주민하고 경찰하고 막 서로 9개월 동안 서로 싸웠다고요.

    그것도 공사장 근처까지도 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길바닥에서 계속 싸움을 하다보니까, 또 철탑은 올라가고 하니까, 밀양 노인네들이 많이 그냥 어렵고 힘겨운 싸움을 포기한 동네가 많고, 노인네들이 참 많아졌어요.

    ‘아, 이거 안 된다. 이거 뭐 어쩔 수 없네. 이 일을 어떻게 하지?’ 이런 깊은 절망 속에서 뭐 경찰상대로 해서 한 10개 월정도 싸워보니까, 정말 힘들거든요?

    그래서 포기하는 사람도 생겼는데, 이 포기한 사람들한테 한전이 어떻게 공작을 걸었나보니까, 지금 우리가 준다는 돈, 지금이라도 안 찾아가면 전부다 돈 내려간다. 날라 간다. 없어진다. 이런 식으로 해서 그 돈이라도 받도록 그렇게 수작을 건거에요.

    그래서 노인네들이 그거라도 못 받는다고 하니까, 그거라도 받을까 해서 도장을 찍어 준거죠. 이거는 합의가 아니죠. 이것은 협박과 회유 그런데서 마지못해 그거라도 10년이나 싸웠는데, 그거라도 받을까 해서 도장을 찍어줬지, 그걸 합의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요.

    그래서 사실 뭐 이렇게 합의를 하고 도장을 찍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김효영> 하지만?

    고준길> 하지만 지금 7개 마을은 아직까지 새로 이렇게 투쟁을 다시 다지고, 다시 싸움을 계속 하겠다. 그런 의견을 밝힌 마을이, 지금 7개 마을은 그대로 많이 남아 있거든요.

    김효영> 송전선로와 가까운 곳에 인접한 마을 주민들은 대체로 반대를 많이 하시고, 좀 멀리 떨어지신 분들이 찬성하고, 합의도 많이 했다고 하던데, 이건 사실입니까?

    고준길> 그거는 네. 지금 765kv가 5개 시군을 지나가는 것을 아실 건데, 기장군, 을주군, 양산시, 밀양시, 창녕군 이렇게 5개 시군을 지나는 1단계 공사거든요?

    여기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밀양만 딱 빼고 나머지 4개시군은 이미 오래전에 다 합의를 했습니다.

    왜 합의를 했냐면, 그 마을은 이미 마을에서 송전탑이 1km이상 멀리 떨어져서, lkm 내지 2km정도 멀리 떨어져서 지나가기 때문에, 주민들이 수용을 했는데, 밀양만 이상하게 적어도 대부분 마을이 500m 이내 지나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극렬한 싸움을 10년 동안 해올 수밖에 없었고, 그중에서도 조금 얼추 1km 근처까지 되는 마을들은 이미 합의를 거의 했고요. 그래 500m이내 가까운 마을만, 끝까지 마지막에 남아서 싸움을 지금까지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에요.

    그러니까 문제의 본질은 그 초고압 송전선이 마을하고 너무 가깝게 지나간다. 이것이 밀양 송전탑의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그걸 해결하지 않고, 정부나 한전은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자꾸 돈을 더 주겠다. 돈을 좀 올려주겠다, 보상금을 주겠다, 보상에는 제한이 없다, 이렇게 10년 동안을 헛소리만 해왔고, 주민들은 ‘조금이라도 뒤로 물리라, 또 돌아가라 우회하라.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요구잖아요?

    김효영> 주민들께서 조금만 돌아가라 하는 것이 현재 500m내인데 어느 정도까지 떨어져야한다는 겁니까?

    고준길> 적어도 1km만 되면, 우리도 수용을 하겠다. 그런 것이죠.

    김효영> 한전은 그렇게 될 경우에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입장이고요?

    고준길> 조금 둘러 가면 철탑 한두개는 더 세울 수는 있겠지만, 왜 그렇게 1km를 요구하는 것은, 지금 송주법이 곧 시행에 들어가거든요?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요.

    거기에 보면 피해지역을 76만 5천 볼트는 피해마을을 갔다가, 1km이내에 있는 피해마을을 잡거든요? 그래서 1km이내의 마을은 뭐 해마다 조금씩 보상을 한다는 그런 법이라는데, 우리 밀양노인네들은 관심이 없죠.

    그러니까, 이제 결국에 너무 가깝기 있기 때문에 500m이내 같으면 우리 마을은 한전이 400m라 하는데 선이 지나가는 것이, 우리는 200m가 조금 넘을 거라 그렇게 느껴지거든요? 그런 곳에 정말 살수 없는 곳이잖아요.

    김효영>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

    고준길> 그렇죠. 거기에서 어떻게 돈을 좀 줄 테니까, 그 밑에 살아가라는데, 그 밑에서 죽어달라는 말하고 똑같잖아요. 입 다물고 그냥, 공권력을 투입해서 이렇게 강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결국에 우리는 뭐 '입 다물고 그냥 그 밑에서 죽어줘'라는 그런 말하고 뭐가 다르겠습니까?

    김효영> 어르신들은, 이 송전탑 공사가 한전만의 의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느끼는 거죠?

    고준길> 그렇죠. 이것은 국가가 한전도 한전은 뭐, 그냥 수행하는 그거고, 본질적인 것은 국가에서 한다고 해서 그냥 하는 공사라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싸움이 한전하고 싸움이 아니고, 초창기에는 한전하고 싸웠지만 앞으로는 정부와의 싸움 그렇게 우리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시민사회단체나 밀양의 어르신들을 지지하시는 분들을 '외부세력'이라며 물러나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고준길> 그분들은 우리들과 연대하러온, 이 연대라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엔, 같
    은 생각을 같은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잡는다. 그런 쪽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밀양 노인네들이 그래도, 배우고 그런 건 많이 없어도 그래도, 이 싸움은 정당한 싸움이고, 또 뭐라고 했습니까? 그 정의로운 싸움이다. 이래서 그 분들이 도와주고 싶다. 밀양은 힘없으니까, 이 노인들을 같이 손잡아주겠다 이래서 나선 분들인데, 그 분들을 정말 우리들은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이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생각하는데 그 분들이 큰 힘이 됐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외부세력이라 하는데, 몇 일 전에 외부세력은 물러가라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 있던데, 거기에 자진해 기자회견을 한 사람 몇 명을 보니까. 한전 한분 있고, 그 다음에 국회의원 보좌관도 있고, 그 외의 나머지 사람보니까, 전부다 옛날에 공사를 막는데 열심히 하던 분들이 한전 앞잡이로 전부다 거기에 나오더라고요.

    그 사람들은 정말 우리 밀양노인네들을 힘 빠지게 하고, 괴롭히는 그런 사람들이 외부세력 물러가라 하는 건데, 그 사람들이 외부세력이 확실한 것 아니겠습니까?

    김효영> 어르신은 교직에서 은퇴하시고 밀양에 살기위해 오신 거죠?

    고준길> 네.

    김효영> 밀양에 오시기 전과 지금의 이 상황을 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고준길> 저는 본래 태생이 시골에서 태어났고, 노후에는 인정이 있는 넘치는 시골생활을 노후에 끝으로 마치고 싶어서 시골에 왔는데, 가장 큰 문제가 밀양의 송전탑 문제가 저는 더 큰 문제가 이게 있습니다.

    마을마다 찬성, 반대가 편이 갈려서 그냥 죽기 살기로 서로 싸우는 이 모습이 사실 지옥이거든요? 송전탑을 세우고, 안세우고 하는 이 문제보다도 그 인정스럽게 이웃사람처럼 정답게 살던 시골마을 공동체가 모두가 이건 다 산산조각이 된 거에요.

    이게 아마도 치유될 가능성도 없어요. 그래서 이것이 진짜 송전탑이 낳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노인 앞에서 쌓은 철탑이 서든, 안서든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부담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효영> 아까 이제부터는 한전이 아닌 정부를 상대로 싸우겠다고 하셨는데,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고준길> 네. 국민이 바라는 것에 대한 그런 것에 대해서, 국민의 요구에 대해서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이렇게 하는 것 같은데, 이걸 이렇게 하다가는 국민의 요구를 이렇게 무시하고, 이렇게 귀를 기울이지 않고, 하다가는 우리 국민들도 그렇게 오랫동안 참지는 못할 것이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참는 것이 한계가 있을 것 이니까, 국민을 무서워하고 국민의 소리에 하루 빨리 귀를 기울려 달라.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김효영> 밀양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려 달라?

    고준길> 네네.

    김효영> 알겠습니다. 더운데 건강조심하시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준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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