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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화 좀 내세요" 흥국생명의 간절한 소망



농구

    "감독님, 화 좀 내세요" 흥국생명의 간절한 소망

    오랜 방송해설 경력을 가진 박미희 감독은 흥국생명 부임 후 가장 먼저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씻을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는 것에 집중했다.(자료사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감독님께서 화를 좀 내셨으면 좋겠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혼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흥국생명 선수들은 다르다. 박미희 신임 감독에게 제발 좀 화를 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할 정도다. 과연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최하위에 그친 흥국생명은 방송해설가로 활약하던 박미희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코트 밖에서 오랫동안 선수들을 관찰했던 박 감독이 2011~2012시즌부터 계속되어온 부진 탈출의 적임자라는 판단이었다.

    지난 5월 부임한 박미희 감독은 가장 먼저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씻는 것부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했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코트에서 신이 나서 경기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신 나게 경기해서 끈질기게 버티면 상대가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미희 감독의 지론이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박 감독은 코트에 나가는 선수들에게 "주눅들지 말고 위축되지 말자. 상대 선수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고 주문했다.

    마치 지난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43분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이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를 교체 투입하며 했던 "그라운드에 나가서 네가 메시보다 나은 선수라는 걸 전 세계에 보여줘라"는 주문 바로 그것이다. 결국 괴체는 결승골을 넣으며 독일의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박미희 감독 부임 효과는 데뷔무대인 컵대회부터 나왔다. 실제로 흥국생명 선수들은 코트에서 더 많이 움직이며 승리를 챙겼다. KGC인삼공사에 이어 현대건설까지 연파하고 당당히 조 1위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내심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던 박미희 감독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결과였다.

    그렇다면 지난 2달의 짧은 기간을 흥국생명 선수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24일 현대건설과 경기서 세트 스코어 3-1의 역전승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혜진은 "선수들의 파이팅이 좋아졌다"면서 "원래는 강타를 때리거나 화려한 공격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감독님이 가볍게 연결해 득점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장을 맡은 자신에게 "어린 후배들이 많아서 더 많은 책임감을 주신다. 그래서 스스로 무언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다고 해도 언제나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흥국생명 선수들도 박미희 감독에게 불만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박미희 감독이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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