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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9시 등교 이어 야자 폐지도 고심중"



교육

    이재정 "9시 등교 이어 야자 폐지도 고심중"

    "맞벌이 가정위한 방안, 따로 있다"



    -학생들에 '아침이 있는 삶' 주고파
    -성적 하락? 오히려 성적상승 자신
    -벌점제 대신 합리적 벌칙가능
    -단원고 특례,형평성 뛰어넘는 결단要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여러분 중·고등학교 시절에 몇 시에 등교를 하셨나요? 아마 9시에 등교한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다들 아침 자율학습이니, 이런 저런 이유로 훨씬 이른 시각에 학교를 가죠. 그런데 경기도 교육청이 빠르면 돌아오는 2학기부터 경기도 내의 모든 초중고교에 대해서 9시 등교를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에서 지금 체벌 대신 벌점제라는 걸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 벌점제도 폐지하겠다고 합니다. 파격행보로 연일 주목받고 있는 분, 경기도 이재정 교육감 직접 만나보죠. 이재정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9시 등교. 이건 그냥 바람이신 건가요? 아니면 진짜로 시행을 하시는 건가요?

    ◆ 이재정> 진짜로 시행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정말 그걸 바라는 거죠. 자기들도 부모님 출근하는 시간에 등교하고 싶다, 간절한 얘기들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등교시간은 교장이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는 거의 8시 50분 내외에서 시작하고요. 중등학교는 한 8시 10분~20분 정도에 시작하고, 고등학교는 8시 전후로 시작하는데요.

    ◇ 김현정> 고등학교는 아침자습을 해서 더 일찍 시작하는 곳도 있어요.

    ◆ 이재정> 그렇죠.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일찍 시작해서 실효성이 있냐는 거죠. 아이들만 어렵지, 실제로 이것이 학습에 무슨 도움이 크게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은 힘들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충분히 자고, 아침밥도 부모님과 함께 먹고 그리고 학교에 나와서 제대로 9시부터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그게 오히려 효과적이란 생각입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지금 자는 아이 깨워서 아침밥도 못 먹이고 새벽에 보내려면 참 안쓰러웠는데 이거 정말 좋은 취지다.’ 이런 분들도 계시고요. 또 한편에서는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 중에서는 ‘아이 등교시간에 어른들 출근시간보다 늦어지면 아이를 집에 놓고 와야 되니까 더 걱정된다.’ 이런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이재정> 그런 학생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별도로 학교에서 잘 지도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려고 합니다. 도서관을 일찍 연다든가 그런 방법으로 해서 학생이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걸 보장해야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돌보미가 아니라 수업 전 돌보미. 이런 교실이 따로 있어야 되겠다?

    ◆ 이재정> 맞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요. 초·중학교는 어떻게 해본다고 하지만, 이게 정말 고등학교에서도 시행될 수 있을까. 한참 공부해야 하는 아이들인데 9시 등교가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냐, 현실을 무시한 정책 아니냐.

    ◆ 이재정> 실제로 고등학교 선생님들이나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의 경우에도 난색을 표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분들 생각은 8시 30분 정도에는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30분 일찍 시작하나, 늦게 시작하나 그것이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고 공부 잘되는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효과적으로 한다면 자기가 하고 싶도록 하고,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죠.

    ◇ 김현정> 그렇군요.

    ◆ 이재정> 그런데 이게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평준화가 되기 때문에 통학거리도 멀어요. 그래서 30분 일찍 시작한다고 하면 이것이 단순히 30분이 아니고 1시간 정도 더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9시에 등교하다가 경기도 학생들만 성적 떨어지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어요.

    ◆ 이재정>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면, 성적이 올라갈 겁니다.

    ◇ 김현정> 올라갈 거라고요? 오히려 능률이 오르니까요?

    ◆ 이재정> 그렇죠. 공부 얼마나 지겨워요. 하기 싫잖아요 다들. 그러나 공부를 어쨌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부분 아침에 오는 아이들이 힘들어서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오고요. 더 중요한 건 가정에서 식구들끼리 같이 모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게 아침밖에 없어요. 가정을 살리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아이들에게 아침이 있는 삶을 주고 싶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재정> 그럼요. 아주 좋은 표현이십니다.

    ◇ 김현정> 그렇게 9시 등교를 반드시 실현하고 싶다는 게 한 가지 정책이시고요. 또 하나 파격적인 정책이 벌점제 폐지입니다. 사실 체벌 대신 아이들에게 벌점을 주는 형식으로 벌점제를 지금 도입한 학교들이 많은데요. 이거를 폐지하자는 말씀이세요?

    ◆ 이재정> 체벌 대신에 벌점을 준다고 하는데, 벌점을 줄 때 공정하게 주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대개 벌주면 나는 억울해, 이러잖아요. 그럼 억울한 학생의 경우에는 왜 쟤는 안 주고 나는 왜 이렇게 줘. 그러면 이 자체가 선생님이 공정하게 준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 김현정> 선생님의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것 아니냐고 아이들이 오해할 수도 있고, 실제로 감정이 들어갈 수도 있고요.

    ◆ 이재정> 그렇죠. 이게 서로간의 갈등의 원인이 되고, 선생님을 불신하게 되는 이런 어려움도 오고요. 사실 선생님이 벌점 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 아니겠습니까? 언제나 똑같이 하기도 어려운 거고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벌점제로 하는 것보다 오히려 학생을 더 칭찬해줄 수 있는 방법을 구하면 교육적으로 좋지 않겠느냐,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김현정> 그런데 벌점제에 대해서는 교총에서 입장을 냈습니다. ‘즉각 중단돼야 한다. 왜냐하면 벌점제라는 게 무조건 나쁜 게 아니다. 좋은 행동하면 상점 받아서 벌점을 상쇄할 수도 있는 거고, 또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 이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교육시키기에도 의미가 있는 건데 왜 무조건 비교육적으로만 보느냐.’ 이건 어떻습니까?

    ◆ 이재정> 그건 제가 교총 선생님들도 만났어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 이재정> 만나서 제가 이 말씀을 드리면서 학생들에 대한 평가라든가 이런 건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말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떤 벌을 주든 준다고 하면 문제가 아니겠지만요. 이것이 국가정책으로 위에서 내려 보내서 이런 걸로 상벌제를 주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저는 교육적이 아니라는 거죠. 지금 얼마나 학교가 다양해요. 도시에 있는 학교, 농촌에 있는 학교, 신도시에 있는 학교 또 작은 학교, 큰 학교. 학급마다 다르고... 다 다릅니다.

    그럼 다른 데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똑같은 체계의 어떤 학생생활 평점제라고 해서 벌점을 준다고 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썩 바람직한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런 걸 정말 자율적으로 학교와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대안을 만들어서 가자. 그랬더니 선생님들 얘기가요. 그러면 지금 체벌도 안 하고, 벌점도 안 주고 그럼 어떻게 애들을 지도하라는 얘기냐.

    ◇ 김현정> 바로 그 지점인데요. 체벌도 안 된다, 벌점도 안 된다. 그럼 마땅히 야단을 쳐야 할 아이가 있을 땐 어떻게 하느냐?

    ◆ 이재정>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상부에서 지시, 지침 내리고 통제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내리는 지시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재정> 그럼 선생님 알아서 하세요, 사실 이러면 더 힘든 거죠. 그러나 선생님이 학생과 만나는 교실에서 이걸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 나가느냐. 벌주는 건 그 아이만을 주는 게 아니고, 그 교실에 있는 전체에게 하나의 교육적 의미가 담겨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학생들과 어떤 협약을 해서요. 그 교실에서 '야, 우리가 잘못한 아이가 있으면 서로 이렇게 해서 잘못한 걸 깨달을 수 있도록 뭔가 벌을 주자.' 어떤 방법으로 벌을 주느냐? 뭐 심부름하는 벌도 있을 것이고, 교실 청소하는 벌도 있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것도 소통해가면서 교육적으로 찾아보자?

    ◆ 이재정> 그렇죠. 교실에서 학생들과 협의하면서 찾아보면 저는 좋은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굉장히 이상적인 말씀이시긴 한데요. 정말로 선생님과 학생들이 소통해가면서 벌을 주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이재정> 오히려 교육학 쪽에서 보면 벌보다는 칭찬을 하라는 거죠. 칭찬할 게 없으면 칭찬할 걸 찾아서라도 주자는 거거든요. 저는 한 번 벌주는 거보다 한 번 칭찬해 주는 게 훨씬 더 학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벌점제도 그렇고, 9시 등교문제도 그렇고 이거 다 학생들 건의 받아서 지금 실현시키는 거라면서요?

    ◆ 이재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혹시 학생들 건의 가운데 야간자율학습, 일명 야자라고 불리는 것.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9시 등교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만.

    ◆ 이재정> 저는 야자도 사실은 없앴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야자시간에 학생들이 정말 신나게 할 수 있는, 예를 들면 자기 취향에 맞는 운동을 한다든가 음악 악기를 다룬다든가 그림을 그린다든가 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또는 동아리 활동 한다든가 그래 가지고 오히려 활력을 얻게 되면 야자시간에 억지로 책 보고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에너지를 얻지 않을까요.

    ◇ 김현정> 그러면 야간자율학습도 폐지할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지금 고민 중이십니까?

    ◆ 이재정> 저는 그것도 대체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냥 무조건 폐지가 아니고요. 이걸 바람직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냐 라는 것들을 깊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주제는 아니지만 제가 한 가지만 여쭙고 마쳐야겠네요.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과 세월호 희생자 가족 중에 고3이 있는 경우에는 대학에 특례입학, 그러니까 특별전형 혜택을 주는 방안이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형평성 논란이 있는데요. 교육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재정> 형평성의 문제가 아니고요. 세월호 사건이라고 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 보면 6.25 한국전쟁 이후로 처음 있었던 비극입니다. 이게 물론 전쟁하고 비교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마는, 정말 우리가 살려낼 수 있는 학생들을 못 살려낸 이 안타까움과 고통을 우리 국민 모두가 지금 겪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재정> 저는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부모들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사태를 우리가 심각한 국면으로 보고 이 학생들에게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어떤 희망을 줘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거죠.

    단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거의 공부를 못하고 지금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희생자의 형이나 누나나 이런 언니나 이런 경우에는 아픔이라는 게 말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현장에서 가서 보면 부모님과 이 사람들이 겪는 아픔이라는 건 누구도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학생들에게 특례입학을 줘야 된다. 그런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연평도 포격사건 때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연평도 포격이라고 하는 것이 분단에서 온 비극 아니겠습니까? 이 경우와 마찬가지로 저는 특례라고 하는 것이 형평성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형평성을 뛰어넘는 중요한 하나의 결단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1% 정원 외 특별전형. 정원 외로 이것은 실행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란 말씀.

    ◆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앞으로도 경기도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주세요.

    ◆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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