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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침착한 이스라엘 대변인 비결은?…'언론 지침' 논란



국제일반

    늘 침착한 이스라엘 대변인 비결은?…'언론 지침' 논란

    지난 2009년 전 세계에 존재가 알려진 '이스라엘 프로젝트 2009: 세계언어사전' (표지 캡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교전에서 언론이 일차적으로 주목하는 곳은 바로 가자지구 현장이다.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각 진영을 대표하는 대변인들의 입이다.

    격앙된 모습의 하마스 대변인과는 달리 이스라엘 대변인은 늘 침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다. 심지어 미소를 짓는 여유까지 보인다. 정작 인터뷰 내용은 하마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한데도 말이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늘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알자지라 방송의 정치분석가 마르완 비샤라는 16일 '이스라엘 정부는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전 세계를 호도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런 궁금증에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을 미디어전(戰)의 승자로 이끈 '비결'은 바로 지난 2009년에 발간된 '이스라엘 프로젝트: 세계언어사전'에 있었다.

    당시 유대인 출신의 공화당 정치컨설턴트인 프랭크 룬츠를 주축으로 이스라엘을 위한 미디어 지침이 만들어졌다. 서방 언론을 대상으로 한 이 가이드라인은 이른바 '먹히는 단어'와 '먹히지 않는 단어'를 구별해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이 때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무분별한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비판하던 터라 서방에 대한 홍보전이 절실한 시기였다. 당초 기밀사항이었던 이 가이드라인의 존재는 2009년 가을 전 세계에 폭로됐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긍정적으로 답변하라. 화제를 정착촌에서 평화로 돌려라. (과거 유대인에 대한) 인종 청소를 들먹여라"는 내용으로 압축된다. '가자지구 응용편'을 살펴보면 더욱 가관이다.

    "로켓 문제를 언급할 때 가장 적절한 단어는 '의도된'이다. 절대 하마스가 '닥치는대로' 이스라엘에 로켓을 쏘고 있다고 말하지 말라. 반드시 하마스가 '의도적으로 이스라엘 마을과 공동체, 민간인에게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고 말하라"

    "지속적인 로켓 위협 속에서 이스라엘 민간인과 어린이들의 삶이 어떠할지 생생하게 묘사하라. 이스라엘이 몇 주,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인도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라"

    이밖에도 가이드라인은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를 언급할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한 대응 지침을 수백쪽에 걸쳐 명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악의 지침은 "이스라엘은 평화를 위해 더 이상의 땅을 (팔레스타인측에) 제공해선 안 된다. 땅을 줄 때마다 전쟁만 일으키기 때문이다"는 내용이었다.

    비샤라는 가자지구 공습을 취재하는 언론인에게도 따끔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냉소주의만큼이나 저널리스트에게 특히나 위험한 것은 잘 속아 넘어가는 것"이라는 일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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