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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몰락' 애꿎은 김광현이 자책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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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몰락' 애꿎은 김광현이 자책할 일인가

    '제가 못해서 죄송합니다' SK는 16일 전반기 최종전인 한화와 홈 경기에서 이만수 감독 대신 에이스 김광현이 나와 전반기 결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광현이 경기 전 인사를 하는 모습.(사진=SK 와이번스 제공)

     

    SK가 씁쓸한 전반기를 마쳤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 3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강팀은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소외될 위기에 놓였다.

    SK는 16일 문학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홈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3-12 대패를 안았다. 최하위 한화와 2연전을 모두 내줬다.

    전반기 9개 팀 중 가장 많은 83경기를 치르며 34승49패, 승률 4할(.410)을 간신히 넘겼다. 9위 한화와 2.5경기 앞선 8위, 4위 롯데와는 8.5경기 차다. 후반기 45경기에서 뒤집기가 결코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만수 감독 인터뷰 회피 '팀 분위기 뒤숭숭'

    가장 큰 문제는 팀 분위기다. SK는 이만수 감독의 임기 마지막 시즌의 전반기는 각종 악재로 뒤숭숭했다. 조인성(한화)의 트레이드를 놓고 감독과 구단 간의 소통 문제가 불거진 데다 지난 15일에는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과 이 감독의 언쟁이 벌어지는 등 경기 외적으로 잡음이 일었다.

    단적인 예가 16일 경기 전이다.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평소와 달리 이날은 이 감독이 나오지 않았다.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를 거르는 경우는 팀 연패가 길어졌을 경우 등 지극히 예외적이다.

    그러나 16일은 특별한 사유는 없었다. 오히려 이 감독이 스캇과 언쟁에 대한 해명을 시원하게 했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더욱이 올스타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인 만큼 전반기 결산 및 후반기 각오 등을 밝혀야 했던 자리였다.

    하지만 인터뷰는 이 감독 대신 에이스 김광현이 나섰다. 구단 관계자는 "전날 스캇과 관련해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이 감독과 구단이 상의해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신 김광현을 더그아웃으로 부른 것이었다.

    ▲제몫 해준 김광현 "내 잘못이 제일 크다"

    '나름 잘했는데...' 김광현은 전반기 9승 평균자책점 3.49의 수준급 성적에도 날선 자아 비판을 했다.(자료사진=SK 와이번스)

     

    김광현은 감독을 대신해 팀의 전반기를 결산했다. 프로 8년차, 어느 덧 중고참에 팀 간판이었지만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라 말이 조심스러웠다. 김광현은 "팀이 잘할 때는 굉장히 잘했는데 기복이 심했다"고 전반기를 평가했다.

    대신 자신에 대해 더없이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광현은 "내가 잘 했어야 했는데 기대만큼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등판 시 팀 승률이 8할은 돼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2007년 데뷔 후 가장 좋았던 2008년(16승4패, ERA 2.39)보다 구위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제 3구종 커브의 연마가 덜 돼 많이 맞았다는 것이다.

    전반기 김광현은 다승 4위(9승6패), 평균자책점(ERA) 5위(3.49)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두드러진 타고투저 시즌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개인 승률은 6할로 9위였다. 전반기 17경기 등판 시 팀은 10승7패, 승률은 5할8푼8리였다.

    김광현의 승패가 없던 2경기 팀은 1승1패 했다. 김광현이 5⅔이닝 1실점한 6월5일 두산전은 이겼고, 6이닝 2실점한 20일 넥센전은 졌다. 퀄리트스타트(6이닝 3자책)급 활약이었다. 불펜과 타선의 도움이 있었다면 11승도 가능했다. 특급 투수의 성적은 아니어도 합격점은 줄 만했다. 그런데도 김광현은 자기 잘못이 크다고 했다.

    ▲정작 책임질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사실 자책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2000년대를 호령했던 강호의 몰락을 이끈 장본인들이다.

    김성근 현 고양 감독의 사령탑을 맡았던 시절 SK는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재임한 5시즌 모두 KS에 진출했고, 3번을 우승했다. 2007, 08년 연속 KS를 제패한 SK는 2010년에도 왕좌를 탈환했다. 이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은 2012시즌도 KS에 진출, 강호의 면모를 지키는 듯했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이만수 감독(가운데)이 지난 3월 30일 클럽하우스 투어 때 임원일 구단 대표(왼쪽), 민경삼 단장(오른쪽) 등과 함께 했던 모습.(자료사진=SK 와이번스)

     

    하지만 지난해부터 SK는 쇠퇴 기미를 보였다. 5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496)로 6위,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 KS 진출을 이뤘던 영광을 잇지 못했다. 올해도 SK는 전반기를 8위로 마쳐 4강 진출이 난망한 상황이다.

    부상과 팀 전력 누수 등의 변수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SK는 지난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보강이 없었다. 정근우(한화)를 떠나보내면서 보상 선수 대신 현금만 받았다. 시즌 중에는 조인성도 이적했다.

    하지만 역대 최고 외인 타자로 기대를 모은 스캇을 데려왔다.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30억 원을 받던 선수로 통산 135홈런을 기록한 거포였다. 여기에 최정, 김강민, 김상현, 조동화, 박재상, 나주환 등 FA를 앞두고 동기 부여가 강력한 선수들도 많아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다.

    그런 SK였으나 전반기 성적은 참담했다. 우승까지는 아니어도 4강권 싸움은 할 것으로 전망됐던 SK였다.

    SK는 현재 구단 운영의 난맥상을 지적받고 있다. 조인성 트레이드와 스캇 퇴출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잇따라 강도 높게 구단을 맹비난한 이 감독과 프런트 사이에는 이미 깊게 골이 팬 상황이다.

    김광현은 "선수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19연승도 했던 팀인 만큼 후반기 2승1패씩만 하면 4강은 갈 수 있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선수들의 충만한 의지를 구슬로 꿸 사람들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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