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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쩜오 근무제, 내 삶의 30분을 도둑맞았다"



사회 일반

    "쩜오 근무제, 내 삶의 30분을 도둑맞았다"

     


    - 30분 유급휴식 안주려 7.5시간제
    - 예전엔 10분깎는 '점이시간제'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홈플러스 근무자)

    '10년을 일해도 월급은 100만 원'. 요즘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에 가면 직원들이 등에다 이런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붙이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년을 일해도 제자리인 월급과 변하지 않는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건데요. 특히 이른바 '점오 시간근무제'를 없애달라라는 말을 합니다. 점오 시간 근무제라는 게 도대체 뭘까요? 홈플러스 직원들이 등에 굵은 글씨를 새기고 일을 하게 된 이유 직접 들어보죠. 홈플러스 CS파트에서 일하는 분이세요. 익명으로 연결을 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홈플러스 입사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 올해 8년차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8년. CS파트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건가요?

    ◆ ○○○> 계산대에서 계산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른바 우리가 캐셔라고 하는 계산업무. 우리 지금 인터뷰하시는 분도 '10년을 일해도 월급은 100만 원' 이 플래카드를 오늘도 붙이고 일하시는 거예요?

    ◆ ○○○> 네, 오늘도 붙이고 일을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 이런 플래카드를 등에 붙이게 되셨을까요?

    자료사진

     

    ◆ ○○○> 저희 스스로 회사와 싸워서 이길 수 없으니까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비정규직이 얼마나 낙후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같이 동참해 달라는 뜻에서 등벽보를 달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정말로 10년을 일해도 월급을 100만 원이라는 게 맞는 이야기인가요?

    ◆ ○○○>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월급이라는 게 원래는 해가 갈수록 최저임금이라는 것도 인상이 되고 물가에 따라서 조금씩은 인상이 되게 돼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습니까?

    ◆ ○○○> 저희가 시급이 오르기는 했습니다. 1년에 150원, 200원 이렇게 시급이 오르다 보니까 의료비나 건강보험료를 떼고 나면 저희는 오히려 월급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 김현정> 지금 8년 되셨다고 그러셨죠? 그러면 실례지만 8년 되신 분의 한 달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되는 거죠?

    ◆ ○○○> 그 달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100만 원 정도. 97만 원 정도. 이런 정도로밖에는 지급이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하루에 몇 시간 일하시는 거예요?

    ◆ ○○○> 하루에 7시간 30분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7시간 30분이요? 7.5시간이요, 그러니까?

    ◆ ○○○> 네. 7.5시간이라고 얘기합니다.

    ◇ 김현정> 희한하네요, 보통은 우리가 근무시간 하면 8시간, 9시간, 10시간 이렇게 한 시간 단위로 얘기를 하게 되는데 거기는 어떻게 7.5시간 일을 하시네요?

    ◆ ○○○> 처음부터 회사에서 30분 계약 단위로 저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8시간 근무를 하고 싶어도 8시간 근무를 시켜주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 김현정> 7.5시간으로 계약하면 휴식시간이라든지 이런 것에 영향을 주나요? 어떻게 줍니까?

    ◆ ○○○> 7.5시간이면 8시간 근무하면 30분이라는 유급휴식이 저한테 주어지는데.

    ◇ 김현정> 8시간 근무를 하게 되면 1시간을 쉬게끔 법에 되어 있는데…

    ◆ ○○○> 7.5는 8을 넘지 않으니까 30분만 줘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희는 30분을 잃어버리는 시간이 되는 거예요. 회사에서는 퇴근시켜버리는 거예요. 휴식을 줘야될 시간에 퇴근을 시켜버리는 거죠.

    ◇ 김현정> 8시간을 계약을 한 사람은 실제 노동이 7시간이고 유급휴식시간이 1시간인데. 7시간 30분. 즉 7.5시간 계약을 한 사람은 실제 노동시간 7시간에 유급휴식 30분, 이런 식으로…

    ◆ ○○○> 네, 맞습니다.

    ◇ 김현정> 휴식시간을 또 줄이는 꼼수가 점오 시간제에 들어 있는 거군요?

    ◆ ○○○>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없어졌지만 옛날에는 점 2시간제라는 것도 있었다면서요?

    ◆ ○○○> 네, 저희 체커들이 점 2시간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건 뭐예요?

    ◆ ○○○> 계산업무를 하다보면 돈을 받는 시간이 있었어요. 줄을 서서 내 돈을 받는 시간이.

    ◇ 김현정> 그러니까 돈 통에 1000원짜리, 5만 원짜리 등등 쭉 넣어놓고 시작하시잖아요, 그거 말씀하시는 거죠?

    ◆ ○○○> 네. 그런데 어느 해부터인가 한 돈 통으로 계속 여러 사람이 같이 쓰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준비하는 시간이 10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그 10분에 대한 10분이 줄었으니까 너희에게 10분을 까겠다 해서 그래서 저희는 아무 말도 못하고 10분을 차감을 당했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최저임금에 간신히 미치는 열악한 월급상황. 10년이 지나면 뭔가 좀 올라야 되는데 그렇지도 못한 상황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고, 점오 시간제라고 하는 굉장히 기형적인 노동형태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고. 그런 등등의 이유로 지금 플래카드를 다신 거네요. 유연성이 전혀 없는 근무형태. 이런 게 힘드시다는 말씀…

    ◆ ○○○> 너무 힘들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듣고요. 마트 이용하시는 많은 분들도 왜 이분들이 플래카드를 달고 있는 건지 생각하고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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