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자료사진)
도주 중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현금 20억 원 가량을 소지한 채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검거된 유 씨 측근들에 의해 확인됐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경기도 안성 금수원 인근에서 순천으로 도피한 지난 5월 4일쯤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 주변 토지와 건물을 현금 2억5천만 원에 사들였다.
유 씨는 순천 별장 인근에 제2의 은신처를 만들기 위해 부동산 소유자 A 씨로부터 임야와 농가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입한 주택과 임야는 최근 검찰에 적발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H상가 10채(시가 85억 원 상당) 등과 함께 기소 전 추징보전이 결정됐다.
A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유 씨가 직접 현금 가방에서 2억5천만 원을 꺼내 매입대금을 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가 진술한 여행용 가방 안에 20억 원 가량의 현금이 들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유 씨가 전남 지역의 한 구원파 신도집에 은신한 채 가방에 든 현금을 도피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유 씨 검거를 위한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씨 도피를 돕는 구원파 신도들을 검거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타인 명의의 차명폰이나 대포폰 300대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인터넷 통화와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버' 애플리케이션을 조직적으로 이용한 정황을 포착, 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추적하기 위해 전문업체와 기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유 씨 도피와 관련해 차명폰을 개설해 주거나 명의를 대여한 자에 대해서는 범인도피죄 외에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죄를 적용해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경은 확보한 구원파 신도 명단을 토대로 구원파 신도는 물론 신도의 친인척과 지인 명의로 최근 구입하거나 임차한 부동산까지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유병언 부자가 구원파 신도나 신도 친인척의 집에 은신하고 있다는 첩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검·경이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