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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2쪽 안했다고 얼차려 800번…근육파열·피소변"



사회 일반

    "숙제 2쪽 안했다고 얼차려 800번…근육파열·피소변"


    -근효소수치, 측정 불가능 수준까지 올라
    -친구들 피해볼까봐 꾀도 못부린 동생
    -좋아했던 수학 과목이라 더 안타까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 (얼차려 받은 학생의 누나)

    열흘 전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체벌을 받았습니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800번 하는 체벌이었는데요. 이 체벌이 있은 후에 한 학생은 근육이 파열되고 내장까지 손상되는 일이 벌어졌답니다. 지금도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라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짚어보죠. 피해자 조모 군의 누나가 지금 연결이 돼 있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조○○> 안녕하세요.

    ◇ 김현정> 동생이 그날 얼차려를 왜 받게 된 겁니까?

    ◆ 조○○> 그날은 2교시에 수학시간이 있었고요. 숙제가 2쪽에서 3쪽 정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숙제를 동생이랑 여러 명 친구들이 안 해갔는데, 자발적으로 숙제를 하지 않았다고 일어난 친구들이 8명이 있었어요. 쪼그려 앉았다, 일어났다를 사람 수에 맞춰서 사람 수가 1명이면 100번, 2명이면 200번 이런 식으로 해서 벌을 그 전에도 계속 주셨었는데요. 그래서 8명이니까 800번을 해라고 하셨는데 1초에 하나씩 해라, 그러면 15분이면 800회를 한다고 해서, 15분 동안 800회를 하라고 하셨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800번 해라도 아니고 1초당 1개, 시간까지 제한이 있었네요?

    ◆ 조○○> 네. 선생님은 앞에서 수업을 계속하셨고요. 중간에 학생들이 100개쯤 했을 때 어떤 학생이 힘들어서 속도가 느려지니까 처음부터 다 같이 다시 하라고 해서 연대 책임을 물어서 다시 벌을 주셨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총 800번도 아니고 900번이 되는 거네요?

    ◆ 조○○> 일단 800번은 넘게 했다고 얘기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체벌 사유는 오로지 문제집 2쪽 안 풀었다, 이게 다입니까?

    ◆ 조○○> 제가 선생님이 오셨을 때도 여러 번 여쭤봤던 게 동생이 계속 숙제를 안 해 가거나 아니면 그 전에 말을 안 듣던 학생이었느냐, 아니면 애들이 반항을 하거나 그래서 그러셨느냐 라고 계속 물어봤는데요. 선생님도 이 한 번의 일 때문에 그 벌을 주신 게 맞다고 얘기를 하셨고요. 그리고 다른 반 친구들이 왔을 때도 제가 여러 번 물어봤는데요. 그런데 원래 그렇게 벌을 주시던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숙제를 안 해 온 걸로 그렇게 벌을 주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동생은 끝나고 수업을 다 받은 거예요? 체벌 후에 수업을 다 받고 집으로 돌아온 거예요?

    ◆ 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땡땡 붓고 다리를 들 수가 없어서 금요일 첫날에는 약간 마비된 느낌이고 근육통이 있다고 얘기를 해서 하루 종일 파스를 붙이고 잤는데요. 그런데 토요일이랑 일요일에 점점 감각이 돌아오면서 통증이 심해져서 거의 기어다니는 상태가 됐거든요. 일요일에 너무 아파서 기어 나와서 소변을 봤는데 거의 콜라색에 가까운 짙은색 검은 소변이 나온 거예요. 그때서야 저희도 심각한 걸 파악을 한 거였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검은 소변을 볼 때 이게 심각하구나, 느껴서 병원으로 가신 거군요? 병원에 갔습니다. 가보니까 뭐라고 진단이 나왔나요?

    ◆ 조○○> 일단 집 앞에 있는 종합병원에 갔었는데요. 이건 너무 심하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입원 준비를 바로 하시고 주변에 있는 대학병원의 응급실로 바로 가시라, 간수치가 정상범위의 2배 정도가 나왔는데 이 증상이 심하면 급성 신부전증이 올 수도 있고, 나중에 투석을 받고 이렇게 해야될 수도 있다…

    ◇ 김현정> 빨리 서둘러라. 증상의 이유를 뭐라고 하나요? 진단명?

    ◆ 조○○> 증상은 횡문근융해증이라고 하고요. 허벅지에 있는 근육을 많이 쓰면 그 근육에서 근효소라는 게 나오는데 그게 몸에 독처럼 작용하는 거래요.

    ◇ 김현정> 학교에서 연락이 처음 온 건 언제입니까?

    ◆ 조○○> 연락은 계속하고 있었고요. 병원에 찾아오신 건 다음 날 오전에 가해교사분과 담임선생님이 같이 오셨더라고요. 그런데 그 가해교사분도 교사가 되신 지 얼마 안 된 분이에요. 본인도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 생각을 못 하신 거죠.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자료사진)

     

    ◇ 김현정> 가해 선생님은 일단 사과를 하셨어요. 학교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합니까?

    ◆ 조○○> 언론에 보도가 되고 사회에서 감시하는 시선들이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해결을 해 주려고 하시는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동생 상황은 어떻죠?

    ◆ 조○○>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근효소 수치라는 게 정상은 100에서 350 정도가 정상이고요. 그리고 측정 가능치가 4만 6천인데요. 제 동생 같은 경우는 입원할 때부터 4만 6천 이상이어서 측정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요.

    ◇ 김현정> 4만 6천까지 측정 가능한데 그 수치를 아예 넘어섰다고요?

    ◆ 조○○> 네.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그저께부터 수치가 4만 대로 일단 떨어졌고요.

    ◇ 김현정> 다행입니다. 보는 가족들 마음은 어땠을까요. 저는 상상이 안 되네요.

    ◆ 조○○> 제일 마음이 안 좋았던 건 동생한테 왜 바보같이 중간에 관두거나 좀 꾀를 부리지 그렇게까지 했느냐고 얘기를 했을 때, 동생이 내가 대충 하면 다른 애들이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되니까 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꾀를 부리거나 이럴 수도 없었다는 게 마음이 아팠고요.

    ◇ 김현정> 내 근육이 찢어져도 여기서 멈추면 다른 아이들이 다시 1번부터 시작해야 되니까?

    ◆ 조○○> 그렇죠. 그리고 동생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의 선생님이었거든요. 그 선생님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동생이 수학 과목을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지금 여기 병실에 있을 때도 수학문제집 갖다달라고 얘기하는데요. 제가 원래 학교에서 자주 이런 일이 있냐, 어떻게 학교가 이럴 수가 있냐, 요즘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했더니 '원래 그냥 그러던데?'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지금 이런 체벌 자체가 너무 일상화돼 있는 거죠.

    ◇ 김현정> 전 이해가 잘 안 되네요. 지금 학생인권조례에 의해서 체벌이 엄격하게 금지가 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냥 체벌 정도도 아니고 이렇게 강도 높은 체벌이 이 한 경우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이것 좀 충격적이네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갈 계획이세요? {RELNEWS:right}

    ◆ 조○○> 일단은 오늘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소집이 되고요. 그래서 거기에서 관련 상황들을 얘기할 예정인데, 거기에서 얘기가 잘 돼야 그다음에 저희가 어떻게 대응을 할지 생각을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저는 특히 걱정되는 것이 몸의 상처도 상처입니다만, 그 어린 동생이 마음의 상처는 또 얼마나 크게 입었을까, 특히 좋아하던 과목에 대해서 이걸로 인해서 뭔가 부정적인 게 생기지는 않았을까, 이런 걱정이 크게 드네요.

    ◆ 조○○> 학교나 선생님들에 대해서 이미 포기한 것처럼 회의적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슬펐고요. 그러나 불신을 배웠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너무 아파요.

    ◇ 김현정> 아무쪼록 동생의 쾌유를 빌고요. 말씀드린 대로 마음의 상처도 빨리 아물기를 우리가 함께 바라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이렇게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간접체벌, 강도 높은 체벌은 어떤 상황인지도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어려운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체벌로 인해 입원치료 중인 조모 군의 누나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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