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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새우가 경찰서에 간 까닭



여행/레저

    싱가포르 새우가 경찰서에 간 까닭

    [조백근의 맛집기행]

    싱가포르는 '아시아 음식의 용광로'로 통한다.

    중국, 말레이, 인도, 페라나칸(중국+말레이) 등이 어우러진 다문화 사회로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음식 또한 현란한 '버라이어티'를 자랑한다.

    싱가포르에 가면 자의든 타의든 꼭 접하게 되는 음식으로 여운이 오래 남는 대표음식이 있다.

    칠리크랩과 시리얼 가루에 묻힌 튀김 새우(Fried Prawns with Cereal)다.

    ◈ 크랩과 새우가 싱가포르에서 화려하게 변신

    시리얼 가루와 어우러진 새우 튀김 (사진=조백근 기자)

     

    시리얼 새우는 껍질째 튀겨낸 대하에 코코넛 맛이 감도는 보슬보슬한 시리얼 가루가 더해져 달콤고소한 맛과 향이 어우러진다.

    싱가포르 새우가 경찰서에 간 까닭은? '시리얼이 고소해서!'

    이런 유머가 통할 정도로 고소해도 너무 고소하다.

    시리얼을 볶았다고 하나 그 가루의 진하게 고소한 맛이 뒷맛으로 길게 잡아 끈다.

    볶은 시리얼 가루와 튀긴 새우는 분명 절묘한 맛의 조화를 이룬다.

    이 음식은 고소함 때문만이 아니라 꽤나 중독성이 강해 질리게 먹었어도 싱가포르에 가면 반드시 또 찾게 된다.

    칠리크랩 (사진=조백근 기자)

     

    고소함이 지쳐 느끼함으로 저물 때 쯤 등장하는 매콤 칠리크랩은 입맛을 정돈해주면서 깊은 칠리소스의 세계로 안내한다.

    사실 칠리크랩은 우리네 꽃게찜 모양새지만 맛이 훨씬 강하고 무엇보다 '굿 스멜'로 절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香(향)의 饗宴(향연)'이다.

    역시 갑각류의 참맛은 맨손으로 공을 들인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는 진리를 칠리크랩은 더욱 느끼게 해주는 '핑거푸드'의 진수다.

    질릴 수도 있는 맛을 적절히 잡아줄 뿐 아니라 매콤달콤한 칠리소스가 마침내 크게 솟구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중국빵 만토우(mantou)는 살짝 설탕 코팅이 돼 바삭달콤함에 칠리크랩 소스의 매콤함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하지만 볶음밥에 칠리크랩의 소스를 쓱쓱 비벼먹는 맛에 비할 바는 물론 아니다.

    칠리소스는 간단히 조리할 수 있도록 마트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이 갖춰져있어 여행객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싱달러 6.7달러 ≑ 6천원이하)

    칠리소스용 키트 (사진=조백근 기자)

     

    싱가포르가 기나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라가 아니어서 전통음식이라 하기에는 뭣하지만 칠리크랩과 시리얼새우는 싱가포르 특유 미각의 정점에 있는듯하다.

    물론 돼지갈비로 만든 빠꾸떼라는 해장에도 좋은 탕이나 코코넛 밀크로 맛을 냈지만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주황색 비쥬얼 수프요리 락사도 있고 카야 토스트를 곁들인 달달커피와 반숙계란이 토속음식으로 꼽히지만 조연급에 머문다.

    ◈ 시푸드 인터내셔널이 한수 위

    이스트코스트에 있는 시푸드 인터내셔널 (사진=조백근 기자)

     

    칠리크랩과 시리얼새우는 싱가포르의 점보레스토랑이 대표한다.

    공항로 주변에 위치한 점보레스토랑도 있지만 맛집들이 몰려있는 클락키 수변의 같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맛도 괜찮다.

    하지만 가격 차이는 좀 있지만 제대로 된 쉐프 요리에 다소 차분하고 분위기 있게 즐기려면 'If it swims, We have it' 글 아래에 어여쁜 인어 아가씨 사진으로 인상적인 이스트코스트 '시푸드 인터내셔널'이 좋다.

    하루가 다르게 맛집과 옷집이 생겨나는 강남 가로수길의 '블랙페퍼 574'(02-540-0574)나 '팬아시아'(02-541-7940)에 가도 칠리크랩(2만2000~3만2000원)을 맛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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