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파 간 통화 줄어…유병언 안전 증거
- 기발한 유병언, 예상 못한 방식의 도피
- 검경의 범인 검거 능력도 부족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경진 변호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에 수사망을 피해서 다닌 지 벌써 한 달째입니다. 급기야는 육해공군 병력까지 총동원이 됐지만, 여전히 실마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제는 도피를 도운 걸로 지목된 제2의 김엄마도 구속이 됐는데요. 이렇게 측근들 조사하며 수사망 좁혀오는데도 유 씨는 왜 잡히지를 않는 걸까요? 이런 가운데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검찰의 수사정보가 유병언 전 회장에게 흘러 들어갔을 것이다.' 장관이 국회에서 하는 발언은 하나하나가 신중할 수밖에 없죠. 특히 이런 민감한 사건은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사정보 유출 가능성을 장관이 직접 말한 것.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입니다. 김경진 변호사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김경진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경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안 잡히느냐 라는 물음에 대해서 장관이 아마 검찰 내부에서 수사 정부가 흘러갔을 거라고 답을 한 거예요. 이 부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경진> 그런데 어제 저녁에 법무부에서 해명자료를 냈는데요. 그게 검찰 내부에서 정보가 흘러나갔다기보다는, 먼저 조사를 받았던 구원파 신도들이 조사받은 내용을 내부에서 보고를 해서,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일단 수사 기밀이 흘러나간 것은 아니겠느냐, 이런 취지로 장관이 답변했다고 정정을 했고요. 그런데 이 법무부장관의 발언 내용이나 어떤 취지와 상관없이 실제 수사과정에서 기밀이 누설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습니다. 이번만 해도 부산에서 한국선급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하겠다는 사실을 해경이 미리 알려주다가 구속된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2011년에 대검 중수부에서 저축은행 수사 당시에도 검찰 수사관 출신 법무사가 수십 억대의 돈을 받고 검찰 직원들을 매수해서 수사기밀을 넘겨준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전례에 비춰보면 유병언 씨처럼 신자도 많고, 돈도 많은 사람 같은 경우는 어떻게든지 이 수사정보 계통에 있는 공무원들을 매수해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이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제 장관의 발언 후에 파장이 커지니까 해명자료를 내놨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흘러나간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은 사실 시중에 돌고 있었거든요.
◆ 김경진> 그러니까 세월호 침몰 직후에 유병언 씨의 장남 유대균 씨가 인천공항으로 빠져 나가려다 급히 되돌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상황만 봐도 결국은 공항에서 티켓팅 한 직후에 돌아 나왔는데요. 누군가가 유대균 씨에게 급히 알려줬다는. 그렇다고 하면 이걸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출국금지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라든지, 아니면 보고를 받는 검찰의 고위직. 또 검찰 고위직으로부터 정보를 공유 받을 수 있는 정치권 실세나 아니면 또 이걸 보고 받는 청와대 관계자. 이런 루트 등이 누설이 가능한 사람들이고요. 그래서 그런 루트로 정보가 빠져나갔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실제로 보면 작년에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공소장 변경하는 내용의 트윗글 숫자까지 아주 정확하게, 검찰에서 발표도 하기 전에 미리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도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냈느냐 해서 떠들썩했었죠.
◆ 김경진> 그러니까 결국은 그 내용도 검찰 내부에서 분명히 윤상현 수석에게 정확히 알려줬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요. 이렇게 검찰 보고서가 사전에 돌아다닌다든지 또 알고 있는 정보를 대포폰이라든지, 이메일, 이런 방식으로 알려주는 것들이 실제로 가능한 얘기들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검찰 내부에 구원파 신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 김경진> 그럴 수도 있겠죠.
◇ 김현정> 그런데 검찰은 굉장히 자세하게 종교라든지, 재산내역이라든지 이런 걸 다 적어내지 않아요?
◆ 김경진> 그런데 사실 어느 기관에서도 자신의 종교가 무엇인지, 또 이번 사건 이전에는 구원파가 어떤 종교 단체인지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주목을 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검찰 내부에서 또 경찰도 그렇고 실제로는 구원파 신도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전혀 파악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그 이유밖에는 없는 걸까요. 혹시 그 외에 다른 이유들을 찾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왜 이렇게 안 잡히는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자료사진)
◆ 김경진> 사실은 원래 검찰, 경찰이 사람을 잡는 능력이 그렇게 탁월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우리가 과거를 생각해보면요. 탈옥수 신창원 사건 때도 2년 반 동안 도망다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마지막에 잡힐 때도 가스 수리원 신고에 의해 잡혔고요. 또 남원에서 탈옥했던 이대우 씨 같은 경우도 주민이 신고를 해서 한 달 만에 잡혔었거든요. 그래서 도주하고 잡지 못하는 경우들. 가령 사기범 조희팔 씨라든지, 한보그룹 정태수 씨 사건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면 실제로 잡지 못한 경우들이 아주 많았고요.
특히 유병언 씨 같은 경우에는 돈도 많고 또 많은 숫자의 열성적인 신도들이 체계적으로 도와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 또 유병언이라는 사람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법을 기상천외하게 생각해내는 천재적인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사람은 결국은 본인의 머리가 검찰이나 경찰보다는 훨씬 앞서가기 때문에 정말로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 들으니까 좀 허탈해지네요. 검찰과 경찰 머리 위에서 지금 놀고 있다. 그런데 이쯤 되니까 혹시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건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 김경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안 잡는다고 하면요. 유병언 근처에 또는 정보가 될 만한 선에 접근하려고 했을 때, 그러면 그 순간에 누군가가 안 잡게 하려고 하는 상층부가 지휘통제를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 지휘통제를 하게 된다면 일선 수사팀에서는 뭔가 이상하다고 하면서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 사안이 되면, 누군가가 사인을 주면 그 사인이 다 포착이 될 것이다.
◆ 김경진> 그렇죠. 그런데 수사 담당자들이 벌써 1~200명이 되는데요. 모두의 입을 다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코 안 잡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이미 해외로 밀항한 거 아니냐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경진> 그래서 지금 최소한 20일 전에 유병언 씨가 순천에 있는 송치재휴게소 근처의 '숲 속의 추억'이란 별장에 있었다, 그것이 얼마 전에 금수원 압수수색을 하면서 최초 유병언 집무실에서 발견된 유전자와 또 별장 유전자가 같다고 검찰이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최소한 20일 전까지는 별장 안에 있었던 건 분명한 것 같고요. 그럼 그 이후에 과연 밀항에 성공했느냐, 이 부분은 검찰도 그렇고 아무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 것 같고요.
다만 최근 한 4, 5일 구원파 핵심 신도들 간에 통화내역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적어졌다고 해요. 그런 것을 보면 또 신 엄마라는 사람이 금수원 압수수색 직후에 자수해서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유병언에 대해서 뭔가 안전한 상황이 확보됐기 때문에, 통화내역도 줄어들고 또 신 엄마도 그냥 이렇게 자수해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 이런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미 밀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검찰 내부에서도 생각하지 않나 싶습니다.
◇ 김현정> 상황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얘기네요. 지금 측근들이 자수하고, 잡혀가고 있으니까 곧 잡히지 않겠는가 라고 우리가 희망을 해 보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지금 해석을 하시는 거예요.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고맙습니다.
◆ 김경진> 네, 감사합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본 인터넷 신문의 지난 5월 6일 홈페이지 뉴스 사회면 <구원파 신도,="" 인천지검="" 앞="" 종교="" 탄압="" 반대="" 집회=""> 제하 등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와 관련, 검찰 수사 결과 유병언 전 회장에 대한 5공 정권의 비호설, 세모그룹 회생 등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설 및 정치적 망명 · 밀항설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한편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탈퇴신도를 미행 · 감시하는 팀이 교단 내에 존재하지 않으며, 해당 교단은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특정 개인을 교주로 추종한 사실이 없고 이용욱 전 해경국장은 해당 교단 신도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김엄마'와 '신엄마'가 해당 교단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으며, 해당 교단에서 '엄마'는 결혼한 여신도를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라고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병언 장학생'은 존재하지 않으며,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비서를 역임하거나 비자금 등을 관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높낮이 모임'을 통해 유 전 회장이 관련 회사 경영에 관여한 바 없고, 세월호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