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패션 혁명가'에 대한 닮은 듯 다른 두 개의 시선



영화

    '패션 혁명가'에 대한 닮은 듯 다른 두 개의 시선

    세기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전기영화 '이브 생 로랑' '생 로랑' 눈길

     

    알파벳 대문자 'Y'와 'L'이 'S'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엉켜 있는 문양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1936-2008)의 명품을 인증하는 브랜드 말이다.

    스승 크리스찬 디오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스물한 살 어린 나이에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된 이브 생 로랑은 천재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패션 역사에 큰 획을 그어가던 그는, 평생의 파트너인 피에르 베르제를 만난 뒤 이브 생 로랑 쿠튀르 하우스를 설립하고 전통적인 스타일에 젊은 감각을 가미해 패션 디자인을 선도해 나간다.
     
    이 비범한 디자이너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촉수를 지닌 천재였다. 여권신장에 대한 시대적 요구로 들끓던 1960년대, 여성 정장에 처음으로 바지를 도입한 것도 그였다. 하지만 극심한 조울증을 앓는데다 모델, 동료들과 어울려 방탕한 생활에 빠져 불안한 삶을 산 인물이기도 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이 천재가 사후 영화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26일 개봉하는 자릴 레스페르 감독의 '이브 생 로랑'과 최근 막을 내린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생 로랑'이 그렇다.

    이 두 영화는 이브 생 로랑의 전기 영화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하나는 파트너인 피에르 베르제의 전폭적인 지지를, 나머지는 그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히며 천재 디자이너를 바라보는 시선이 서로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철저한 고증으로 되살려낸 비범한 디자이너의 삶

    영화 '이브 생 로랑'의 한 장면

     

    2014년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개막작으로 상영된 이브 생 로랑은 프랑스에서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화제작이다.

    이 영화는 피에르 베르제-이브 생 로랑 재단의 긴밀한 협조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000년에 설립된 재단은 5000벌의 의상과 15만 장의 그림, 스케치, 액세서리, 그 밖의 잡화 용품 등을 특별한 습도와 온도에서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자릴 레스페르 감독은 "피에르 베르제의 동의 없이는 이 작품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는 이브 생 로랑의 일생의 동반자였기 때문에 피에르만이 줄 수 있는 정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그 덕에 이브 생 로랑이 디올 수장으로서 첫 선을 보인 트라페즈 라인, 여성 패션의 혁명을 일으킨 르스모킹 룩, 가장 아름다운 컬렉션으로 꼽는 러시안 룩 등 77벌의 오리지널 의상을 사용해 세기의 패션쇼들을 화려하게 재현했다.

    생전 공개되지 않던 이브 생 로랑의 실제 작업실과 파리에 위치한 YSL 본사, 그의 재가 뿌려진 모로코 마라케시 별장도 극중 최초로 공개됐다.
     
    이를 통해 '패션 혁명가'라 불리는 이브 생 로랑의 삶과 사랑, 그리고 끝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야 한다는 부담과 지나친 언론의 관심에 짓눌리던 그의 숨겨진 이야기는 남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 모습이다.

    ■ 한 상처받은 인간의 고뇌에 찬 내면 목소리에 집중

    영화 '생 로랑'의 한 장면

     

    피에르 베르제의 격렬한 반대로 제작비까지 줄어드는 고초를 겪은 영화 생 로랑은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1965년부터 1977년까지의 삶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2001년 '포르노그래피'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티레지아'(2003), '라폴로니드: 관용의 집'(2011)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칸이 사랑하는 감독으로 우뚝 선 베르트랑 보넬로에게 다시 한 번 초청의 영예를 안겨 줬다.
     
    앞서 소개한 영화 이브 생 로랑이 인간 이브 생 로랑의 삶과 사랑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면 생 로랑은 특정 시기 천재 디자이너의 내면과 고뇌에 집중했다는 평을 받는다. 인간적 나약함에 허덕이며 마약에 의존하는 한 불안한 천재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는 까닭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