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배우 김보성과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 (자료사진, 소속사 제공)
한 번 뜨기도 어려운 연예계, 긴 공백기를 가졌던 스타들이 '으리으리'하게 재기에 성공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시작은 '의리 열풍'을 일으킨 배우 김보성(47)이다.
그는 지난달 유튜브에 공개된 한 전통음료 CF 광고를 통해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다.
CF 속 김보성이 외친 '의리'는 특히 세월호 참사로 우울감에 빠져있던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의리없는 세상'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박탈감을 그대로 꿰뚫은 것이다.
온라인에서도 이른바 '으리체'가 유행하면서 김보성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김보성은 현재 해당 음료 CF뿐 아니라 G마켓, 이니스프리 등에도 광고모델로 출연하고 있으며 실제로 10개가 넘는 업체로부터 광고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돌아온 가요계의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도 전성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5년 만에 정규 9집 앨범 '컨티뉴엄'(Continuum)을 가지고 돌아온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지난달 31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쟁쟁한 아이돌 그룹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당사자들도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멤버 환희는 "굉장히 두려웠고, 진짜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다. 그런데 좋은 반응까지 있어서 놀랐다"고 심경을 전했다.
브라이언도 "아이돌 위주의 가요계인데 많은 분들이 감성 발라드를 듣고 싶어하는 시기고, 그런 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너를 너를 너를'은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4주 차에 접어드는 지금까지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 6~8일까지 열린 단독콘서트 티켓도 예매 시작 수분 만에 매진됐다.
가수 조성모. (갤럭시아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발라드계를 평정했던 조성모 역시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계기는 지난달 24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에서 비롯됐다. 방송에서 조성모는 과거 자신이 CF 모델로 활동했던 '초록매실' 음료 CF를 셀프 패러디했다.
조성모는 매실 농장에서 음료를 들고 "난 네가 좋아. 너도 내가 좋니?", "널 깨물어주고 싶어" 등 당시 대사를 그대로 재연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방송 이후 '초록매실' 광고 원본 영상까지 새삼 주목받았고, 각종 패러디 영상도 제작됐다. 조성모는 이로 인해 13년 만에 다시 한번 '초록매실' CF 모델로 활동하게 됐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13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런 현상의 원인을 "90년대 붐이나 복고 코드 등의 영향으로 오래된 스타들이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박수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NEWS:right}
이렇게 복고 붐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의 문화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과거를 통해 찾으려고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며 "(김보성의 '의리'가 뜨게 된 것도) '의리'를 찾기 힘든 사회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그런 것들이 참신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평론가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스타들이 가지는 특징을 "과거의 것을 그대로 갖고 온 게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리메이크하고, 그것이 현재와 잘 맞아떨어져 성공한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