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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님포매니악 불륨1' 한 색정광 여자의 섹스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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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 '님포매니악 불륨1' 한 색정광 여자의 섹스탐구생활

     

    배우들의 전라노출과 여자색정광을 다룬 소재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문제적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 '님포매니악'.

    총 4시간 분량의 인터내셔널 버전을 2편으로 나눠 19일 먼저 개봉하는 '볼륨1'은 한 색정광 여자의 과거 회상을 통한 자기고백이라는 점에서 예상만큼 선정적이거나 노골적인 느낌을 자아내지 않았다.

    단지 그녀의 관심사가 성이라 중간 중간 살색 장면이 펼쳐지고, 얼굴 모를 남자들의 성기사진이 몇 초간 전시되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눈부신 햇살과 푸르른 초록이 성장영화처럼 고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게다가 주인공 조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신인배우 스테이시 마틴은 소녀처럼 마르고 길쭉한 몸을 지닌 배우로 그녀의 누드는 선정적이지 않다.

    실제로 이 영화는 한 색정광 여자의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20대까지 남다른 성적 욕구를 타고난 여자가 어떻게 자기 성에 눈뜨고 첫 경험을 치렀는지 들려준다.

    또한 반항적인 10대 시절 발칙한 친구와 함께 어떻게 남자유혹법을 터득했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해왔는지를 '1장 낚시대전' '2장 제롬' '3장 미세스 H' '4장 섬망' '5장 오르간 학파'를 통해 보여준다.

     

    님포매니악은 후미진 골목에 쓰러져있던 조(샤를로뜨 갱스부르)를 자신의 집에 데려다가 따뜻한 차를 대접하는 중년남자 샐리그먼(스텔란 스카스가드)이 5시간 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더하는 대화 방식으로 이뤄져있다.

    은근히 수다스럽다는 뜻이다. 여기에 샐리그먼이란 인물을 타인과 부대끼며 온몸으로 인생을 '경험'한 조와 달리 책으로 인생을 배운 사람으로 설정해 묘한 대비를 이뤘다.

    그는 조의 경험담을 자신의 지식 틀로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이는 남자 유혹하기가 '낚시'로 비유되는가 하면 조의 치욕적 첫 경험이 '피보나치 수열'로 해석되기도 한다. 조가 최고로 꼽는 세 남자와의 섹스는 작곡 기법인 대위법을 발전시킨 바흐의 음악과 연결된다.

    대위법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조화롭게 합쳐 하나의 웅장한 음악을 만드는 작곡 기법으로 조가 최고로 꼽는 두 남자와의 서로 다른 매력의 섹스에 자신의 첫 남자이자 유일하게 사랑의 감정으로 관계를 맞게 된 제롬(샤이아 라보프)과의 섹스가 바흐의 선율 속에서 펼쳐진다.

     

    이러한 시도는 영화에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기보다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로 활용되며 의외의 유머를 자아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 영화를 둘러싼 감상평에 "자꾸만 웃게 만든다는 것"이 나오는 이유다.

    첫 언론시사회에서 영사사고가 나는 바람에 영화의 도입부만 반복해 보다 정작 본편을 보지 못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영화의 도입부가 볼륨1에서 가장 에로틱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암전된 상태에서 나는 소리들은 은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마치 여자의 몸을 훑듯 비에 젖어 축축해진 뒷골목의 거친 벽을 천천히, 꼼꼼히 쓰다듬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전희의 순간과 겹쳐진다.

    우리사회는 성을 밝히는 여자에게 결코 관대하지 않다. 이를 의식한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감독이 먼저 선수를 친다. 만신창이가 된 얼굴로 발견된 조는 자신을 부도덕한 여자라고 깎아내린다.

    샐리그먼은 그런 그녀에게 왜 자신을 그렇게 비하하는지 모르겠다고 반응하고, 조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래도 내가 부도덕하지 않느냐고 묻는 장면이 중간 중간 나온다.

    섹스와 사랑은 서로 뗄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미성년자와 잠자리를 한 파렴치한들이 자신의 잘못을 모면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변명의 단어도 바로 사랑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분리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위선적 상황이 속출한다.

     

    이 영화에서 조의 삶은 사랑과 섹스가 철저히 분리돼있다. 덕분에 조의 삶은 솔직하고 단순하다. 3장 미세스 H에서 조는 자신에게 푹 빠진 유부남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남자의 아내가 어린 세 아들을 데리고 조의 집에 처 들어와 '우아하게' 항의를 하는 까닭이다. 할리우드 톱스타 우마 서먼이 미세스 H를 연기해 더욱 우스꽝스런 이 장면에서 조는 매우 평온하다. 그녀에게 욕망은 사회가 정해놓은 도덕을 앞선다.

    그녀에게 섹스는 끝없는 호기심의 대상이며, 원하면 즉시 하는 것이며, 때로는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하는 일상적 행위다. 남자의 재력, 외모 등 신체.경제적 조건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오로지 남자면 충분하다.

    오히려 가장 큰 방해물은 사랑이다. 극중 조가 섹스를 거부하는 유일한 남자는 자신에게 치욕의 첫경험을 안겨줬던 제롬이다. 우연히 재회한 제롬에게 호감을 느끼는 조는 '그의 물건이 되고 싶다'고 생각될 정도로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제롬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면서 조의 섹스탐구생활은 평화롭게 이어진다. 그러다가 제롬과 다시 재회하면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두번째 재회에서 재롬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 조는 프리섹스모임을 탈퇴하며 남긴 친구의 '섹스의 묘약은 사랑'이라는 명언(?)을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 동시에 감각을 잃게 되면서 볼륨1은 끝난다.

    출연에 앞서 자신의 성기사진을 보낸 것으로 유명한 '트랜스포머'가 배출한 스타 샤이아 라보프를 비롯해 크리스찬 슬레이터, 우마 서먼, 제이미 벨, 윌렘 데포 등 유명 스타들이 출연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샤를로뜨 갱스부르와 신인 스페이시 마틴이 주인공 조를 2인 1역했다. 청소년관람불가,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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