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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총리인선



칼럼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총리인선

    • 2014-06-11 17:48

    [노컷 사설]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사진=윤성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새 총리 후보로 내정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선이다. 관피아도 아니고 법피아도 아니고 재산이나 병역 등에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청렴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한다. 청문회 통과가 중요한 인선기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통합형 인사가 아니고 책임총리에도 부합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선뜻 환영하기 어렵다. 특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두 가지 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우선 국정수행 능력과 리더십이다. 그는 기자 출신으로 신문사 간부와 언론단체장, 대학교수를 지냈지만 행정 경험은 전혀 없다. 행정경험이 전무한 문 후보자가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권한과 책임이 커질 총리의 위상에 걸맞은 인물인지 의문이 든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관료사회 개혁과 관피아 척결의 적임자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더 우려되는 것은 그가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극단적인 편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보기보다는 권력을 잡아서는 안될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통과 통합의 국정운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2012년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자 "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이 나라는 얼마나 어지럽겠는가"라는 기명칼럼을 썼다. 또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을 당시에는 "국민의 역사인식이 승리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대통령에 대해서는 증오에 가까운 반감을 드러낸 반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과도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노골적인 반 야당 성향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남북문제나 복지정책에 대한 인식도 극우적이라고 할 정도로 편향성이 강하다.

    그는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을 북한의 식량배급에 비유하며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용산참사에서는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 뒤인 2006년 10월엔 "포용이다. 햇볕이다 하며 너무 오래 참았다.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전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진전된 정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새 총리 인선을 앞두고 여야나 보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세월호 이후 상처를 입은 국민들을 위로하고 통합과 소통의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화합형 책임총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일 총리 인선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국가 개혁 적임자로 국민이 요구하는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총리 후보자가 걸어온 길과 그의 글을 보면 화합형 총리도 책임총리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오늘 책임총리에 대해 처음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책임총리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스스로 책임총리가 될 것을 포기한 문 후보자는 결국 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관리형 총리, 대독총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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