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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곤층 노인들 기초연금 못받는 역설…결국 예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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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극빈곤층 노인들 기초연금 못받는 역설…결국 예산 때문?

    정부 급여 원칙 강조하지만 속내는 8천억 예산 부담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한 기초연금이 시행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극빈층인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초연금도 소득으로 계산돼 그만큼의 급여가 깎이면서 '말짱 도루묵'이 됐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자는 기초연금의 취지를 생각할 때 개선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가장 가난한 노인들 기초연금 못 받는 역설, 왜?

    기초생활수급자인 박명희(68) 씨는 지난달 27일 "줬다 뺐는 기초연금, 노인 생존권 박탈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광화문에서 1인시위에 나섰다.

    94살 노모와 함께 근근히 생활하고 있는 박 씨는 자신이 기초연금 혜택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분개해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박 씨가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으면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가 47만9천원이 27만9천원으로 20만원 삭감된다.

    박 씨는 "우리가 볼 때 형평이 나은 노인들도 모두 20만원을 받는데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한 푼의 혜택도 없다니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 때문에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단 한푼이 아쉬운 기초수급 노인들은 전국적으로 38만여명.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이 생계에 누구보다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작 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제도이다.

    기초연금이 그대로 소득으로 인정돼 생계급여가 같은 액수 만큼 깎이게 설계 돼 있기 때문이다.

    '양육수당'이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 것에 반해 기초연금은 전액 소득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극빈층 노인들에게는 "줬다 뺐는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원칙의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기초노령연금 과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연금의 도입 취지는 최소한 20만원 이상을 노인들에게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기초수급자들은 이미 그 이상의 보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자들은 이미 20만원 이상의 공적 부조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중으로 기초연금을 지급받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이밖에도 기초생활수급자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아슬아슬하게 수급 자격을 얻지 못한 차상위계층 노인들에 비해 소득이 더 많아지는 '소득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속내는 역시 예산이다. 복지부는 기초생활수급 노인 38만여명에게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급했을 때 연간 8천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8천억원의 예산은 부양가족 기준 완화 등 빈곤층을 위한 다른 예산에 쓰일 수 있는데 이를 기초연금 보존을 위해 투입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시민단체 반박 "원칙만 중시하면서 제도 본질 잊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차상위계층과 소득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복지부 주장에 대해 단체들은 "모든 노인가구 소득에서 기초연금을 제외하면 형평성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오히려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잡히면서 수급자 자격을 얻지 못한 일부 차상위계층들이 수급자로 편입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급여를 이중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정부 원칙에 대해서도 단체들은 "원칙을 중시한다면 최저생계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며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보충급여 원칙만 강조하는 것은 관료주의적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가난한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한다는 기초연금 제도의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하위 70% 노인들의 현금소득이 10만원씩 더 생기는데, 유독 가장 가난한 노인들만 여기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면서 "가장 가난한 노인들이 기초연금 인상 혜택에서 배제되는 문제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빈곤 및 복지 단체들은 문형표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신청해놓은 상태이다.

    단체들은 오는 6월 10일 오후 종묘공원에서 '기초연금 쟁취 노인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전국 노인들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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