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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기사에 복직하려면 회장 앞 무릎 꿇라 해"



노동

    "자살한 기사에 복직하려면 회장 앞 무릎 꿇라 해"

    노조 깨는 관리자로 복직 제안, 인간으로 참을수 없는 모멸감 느껴

    -사망 노동자 2010년 민주노총 가입 후 파업 참여, 2번 해고
    -사측 온갖 회유협박해, 부인과 함께 무릎 꿇라고 요구
    -무릎까지 꿇었는데 영혼까지 내놓으라
    -회장 '내가 언제 죽으라고 했나'라고 말 해
    -부당노동행위 만연, 2400원, 900원 요금 덜받아 해고
    -적자운영 고발하는 민주노조 눈엣가시, 표적탄압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3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변상욱 (CBS 대기자)
    ■ 출 연 : 김종인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수석부위원장)


     

    ◇ 변상욱> 시사자키 1부 두 번째 순서입니다. 지난 4월 30일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전주신성여객 버스 노동자 진기승 씨가 자살을 기도했었습니다. 결국 어젯밤 숨을 거뒀다는 소식입니다. 고 진기승 씨와 함께 복직운동을 펼쳐왔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김종인 수석부위원장을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종인 부위원장님.

    ◆ 김종인> 네,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지금 계신 곳은 어딥니까?

    ◆ 김종인> 지금은 전주에 있습니다.

    ◇ 변상욱> 아, 전주에 내려가 계시군요.

    ◆ 김종인> 네.

    ◇ 변상욱> 제대로 잠을 이루지도 못하셨겠군요.

    ◆ 김종인>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사건 내막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어서. 어떻게 하다가 해고를 당했고 해고를 하다가 어떻게 복직투쟁을 벌였는가. 그리고 자살에 이르게 됐는가 좀 설명 부탁드립니다.

    ◆ 김종인> 네. 전라북도는 민주노조가 들어서기 전에 임금체불이라든가 극심한 노동탄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었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2010년도에 민주노조가 건설되고 당시에 공공운수노조에 진기승 조합원도 가입을 했었습니다. 당시에 노동조합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대화로 풀어보려고 회사에 교섭 요청을 하고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마는. 회사는 전북 지역에 버스 자본가들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교섭권을 아예 응하지 않고. 심지어는 법원에서 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판례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해 버렸고. 그래서 당시에 저희들이 불가피하게 파업을 했었습니다,

    ◇ 변상욱> 그게 2010년, 11년에 걸친 파업이군요.

    ◆ 김종인> 네. 2010년 12월에 146일 동안 파업을 했었는데.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어쨌든 성실하게 교섭에 응한다는 것과 민·형사 처벌이라든가 징계, 해고 등을 하지 않는다고 합의를 했었는데요. 그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아서 저희들이 다시 2012년도에 또 파업을 했었습니다. 파업기간에 진기승 조합원이 복수노조인 한국노총 조합원들 하고 좀 사소한 다툼들이 있었고. 그런 게 있었습니다마는 파업을 끝내면서 저희들이 회사하고 그 동안에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도 않고 그다음에 인사상 불이익도 주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썼었고요. 그랬는데 이제 끝나고 나서 회사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해고를 해 버렸죠. 그래서 저희 노동조합에서 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무효소송을 냈었고, 그게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승소했습니다마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결정적인 자료를 누락시켜버려서 판정이 번복됐습니다.

    ◇ 변상욱> 지방노동위에서 이긴 것이 중앙노동위로 가서는 또 졌군요.

    ◆ 김종인> 네. 참.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행정법원에서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다시 받은 거죠. 참 안타깝게도 진기승 조합원이 목을 매고 나서 그 다음날 한 열 시간 정도 뒤가 되는데요. 그때는 이미 진기승 동지는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예를 들면 복직을 위해서 소송을 갖다 진행 중이고 소송판결이 내일이나 모레 나온다고 하면 기다려볼 만도 한데 목을 매 자살기도를 했다면 뭔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뭐 혹시 인격모독이라든가,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 김종인>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측에서는 계속 불러서 '이제는 이길 수 없다. 진다. 그러니까 포기해라.' 이렇게 온갖 회유, 협박을 했었고요. 심지어는 이제 중간관리자들이 이리 끌고 다니고 저리 끌고 다니면서 회유하고 협박도 하고 심지어는 회장한테 가서 무릎 꿇으면 복직시켜주겠다고 해서 두 번이나 회장한테 가서 무릎도 꿇었고 심지어는 안 되면 부인하고 같이 가서 무릎 꿇는 것까지 했고요. 그런데 차마 부인까지는 같이 가지 않았습니다마는. 정말로 인간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멸감을 받았던 것이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진기승 조합원이 자결까지 결심한 계기가 있는데요. 그게 뭐냐 하면 마지막에 사측이 제안을 했는데. 원직인 운전직에는 복직시킬 수 없다. 운전직에는 복직시킬 수 없고 관리자로 들어오면 월급 250만원 맞춰주고 민주노조 깨는 역할을 해라. 그러면 복직시켜주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진기승 조합원은 참 자존심까지 다 버리고 무릎까지 꿇었는데. 영혼까지 내놓으라고 하느냐. 그래서 차라리 그렇게 비겁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 이런 결심을 했던 것이고요. 그게 이제 본인이 썼던 유서나 이런 데에 다 남아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의 회사 측 태도는 어땠습니까?

    ◆ 김종인> 아, 정말 참. 그 점이 저희들뿐만 아니라 유족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건데요. 회장이라는 분이 격앙돼 있는 조합원들한테 와서 '내가 죽으라고 했느냐.' 이렇게 막말이나 하고. 심지어는 정말 뇌사상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진기승 조합원을 병간호하고 있는 가족들에게까지 찾아가서 정말 '내가 죽으라고 했느냐. 왜 회사에 와서 난리냐.' 이렇게 막말을 하고. 이렇게까지 하면서 직접 회장은 안 나왔습니다마는. ‘무슨 책임이 있느냐. 경영 잘 하고 있는데 왜 우리 보고 그러느냐. 우리는 책임 못 진다.’ 이러고 있는 상태입니다.

    ◇ 변상욱> 네. 좀 걱정되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일단 돌아가신 분에게는 참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 애도를 표하지만. 혹시 이 버스 노동자들의 상황이, 말이 씨가 된다고 해서 조심스럽지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쪽으로 자꾸 몰려가는 건 아닌지 남은 분들도 걱정은 됩니다만.

    ◆ 김종인> 네. 저희들도 그게 참 걱정입니다. 하루하루 조합원들 참 제가 얼굴 쳐다보는 게 두려울 정도로 조합원들이 계속 격앙되어 있고. 심리적 상태들이 많이 악화되어 있어서 저희들도 제발 그렇게 되지를 않기를 바라고 또 조합원들을 저희들이 모아놓고 또 교육도 하고. 여러 가지 지금 노력들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왜냐하면 아까 말씀하실 때 잠깐 전북지역 버스회사들의 카르텔, 전체적으로 사업주들끼리 뭔가 맞춰가면서 버스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를 조정해가고 있다거나 그런 게 있는 모양인데. 실제로는 다 같이 열악한 대우를 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 김종인> 네, 그렇습니다. 참 지금도 저희가 일부에서는 교섭을 하고 있는데. 그 회사들이 하는 얘기가 이렇습니다. '우리끼리는 도장 못 찍는다. 다른 회사들이 동의해야 찍는다.' 이럴 정도로 그러니까 아예 서로가 눈치를 보면서 아예 개별 교섭 차원에서는 교섭조차도 이루어지지 않고. 저희들이 그래서 좀 처음에는 집단 교섭을 했는데. 그때는 개별적으로 해야지, 집단으로는 못하겠다고 해 놓고 지금 와서는 또 집단으로 할 수밖에 없다. 개별적으로는 못 한다, 이러면서 계속 교섭을 회피하거나 미루고. 그다음에 저희들이 지금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 그 자료들에 의하면 회사가 버스사업조합이라든지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라든지 이런 데서 직접 담합해서 뒤에서 노무사를 사서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저희들이 파악되고 있습니다.

    ◇ 변상욱> 혹시 부당해고 때문에 복직투쟁을 벌이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까?

    ◆ 김종인> 네. 제가 지금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요. 5개 회사에 2011년부터 저희들이 회사를 부당 노동행위로 고발한 건이 308건입니다.

    ◇ 변상욱> 부당 노동행위로 고발한 건이 308건이다?

    ◆ 김종인> 네. 이건 뭐 어느 시·도를 가도 이런 정도로 숫자가 많은 곳은 없을 겁니다. 이건 부당 노동행위로 고발하는 것이고요. 부당 징계라든가 부당 해고라든가 이런 것들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는 현금 손님으로부터 2400원 덜 받았다고 해서 해고시켜버리고. 심지어는 800원 덜 받았다고 해고하고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요.

    ◇ 변상욱> 그날 운행하고 결산한 금액이 2400원, 800원 차이가 난다고?

    ◆ 김종인> 네.

    ◇ 변상욱> 징계하거나 해고를 했다는 말이죠.

    ◆ 김종인> 물론 사람이다 보니까 실수를 할 수 있고 현금을 받고 내주는 과정에서 더 내주거나 또 입금할 때 착오로 덜 입금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이런 일이 이제 저희들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고 한국노총 조합원들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고. 또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노조가 들어선 이후에 유독 민주노조 조합원들에 대해서만 찍어놓고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라서 저희들은 민주노조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전주 시내버스 업체들이 담합을 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지금 공공운수노조. 그러니까 버스기사들의 노동조합이 민주노총도 있고 한국노총도 있고. 두 개가 있는 거죠?

    ◆ 김종인> 네.

    ◇ 변상욱> 특히 민주노총을 겨냥하는 것들이 더 많다, 이 말씀인 것 같은데. 그런데 지금 버스라고 하는 게 공공운영이 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전주시라든가 전라북도가 나서서 이건 사전에 좀 어떻게 조정을 하거나 중재를 해서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안 벌어지도록 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김종인> 맞습니다. 버스는 특히 이제 다른 교통수단이 없는 학생이라든가 노약자라든가 서민들을 위해 사실 교통약자들이 주로 이용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익사업이기도 하고 또 복지적 차원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각별히 시민의 혈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제대로 관리감독이 되고 감시가 되고 해야 되는데.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회사들이 거의 자본잠식 상태이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런 상태이다 보니까 민주노조가 그래서 그런 것들을 감시 견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것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용자들은 그런 것들을 계속 은폐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조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고 이래서 탄압을 하고 있는데...

    ◇ 변상욱> 그런 상황이다?

    ◆ 김종인> 문제는 이제 노동청이나 전주시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면 감시 감독을 제대로 하면서 뭔가 부실경영을 못하도록 막고 이렇게 탄압도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서 당장 현장에서 직접 시민들과 대면하는 이 버스 노동자들이 정말 웃는 낯으로 안전하게 운행해야 시민 안전도 보장되는 건데. 문제는 시가 그런 역할들을 못하고 있고. 이렇게 사람이 목을 맸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앞으로의 계획은 뭐가 있으십니까?{RELNEWS:right}

    ◆ 김종인> 네. 그래서 저희들은 정말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보고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희 시민사회단체하고 또 연대해서. 그리고 전주에서 해결이 안 되면 전국적으로 민주노총과 연대해서 함께 투쟁해 나가려고 하는데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린다면 저희들은 전주에 전라북도의 버스가 전국 어느 곳보다도 지금 낙후해 있기 때문에. 그런 낙후된 교통정책이 이런 사건으로 연결되고 있어서 차제에 정말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되고 또 노사관계도 탄압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고 새롭게 정말로 노사가 서로 상정할 수 있는 노사관계로 차제에 발전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그런 노력들을 하려고 하고 있고 회사나 시나 노동청도 그런 노력을 해 주실 것으로 당부 드립니다.

    ◇ 변상욱>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종인> 네. 고맙습니다.

    ◇ 변상욱> 말씀 고맙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에 김종인 수석부위원장이었습니다. 참고로 회사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연락을 취했습니다마는, 전화를 받지 않아서 오늘 연결을 부득불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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