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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시신 놓고 경찰과 노조 충돌



사건/사고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시신 놓고 경찰과 노조 충돌

    경찰, 시신 이송 막던 노조원 20여 명 연행… 노조 "경찰이 시신 탈취"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염호석(34)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시신 안치 문제를 둘러싸고 경찰과 노조가 충돌했다.

    18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0분쯤 경찰 300여 명이 염 분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 기습하면서 조합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노조 측은 "경찰이 캡사이신 성분의 최루액까지 분사하며 장례식장 입구로 들이닥쳤고,
    노조원 10여 명을 억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충돌은 노조에 염 분회장의 장례를 위임했던 유족이 이날 오후 돌연 부산에서 염 분회장의 장례를 치르겠다고 노조 측에 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염 분회장은 유서에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라며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고 적었다.

    이어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 이곳에 뿌려주십시오"라면서 "마지막으로 저희 조합원의 아버지가 병원에 계십니다. 협상이 완료되면 꼭 병원비 마련 부탁드립니다"라고 남겼다.

    노조는 "염 분회장의 아버지가 '장례 비용으로 1억 5,000만 원을 줄테니 장례 절차를 노조에 위임하지 말아 달라"고 한 삼성 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전날 밤 장례 절차를 노조에 위임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염 분회장과 유족의 뜻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쯤 중앙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파업 등 향후 일정을 확정하고 공개했다.

    그러나 염 분회장의 아버지는 이날 오후 "아들을 고향인 부산에 데려가야 할 것 같다. 가족들끼리 장례를 치르겠다"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노조 측은 "'염 분회장의 유언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유족과 대화를 하던 중 경찰이 들이닥쳤고 약 1시간 30분 동안의 대치 끝에 경찰이 염 분회장의 시신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24명이 연행됐다.

    앞서, 염 분회장은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에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승용차에서 다 탄 번개탄 2장과 염 분회장이 작성한 유서가 발견됐다.

    그는 지난 12∼14일 양산분회 등 전국 노조원들과 함께 삼성전자서비스 센터의 원청회사인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과 수원 본사 등을 방문하고 이재용 부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2박 3일간의 노숙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회는 그동안 각 센터와 삼성전자 측에 성실교섭 촉구, 건당 수수료 제도 폐지와 월급제 도입, 노조 인정 등을 촉구하며 사측으로부터 위임받은 경총과 집중교섭을 진행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중단된 상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의 죽음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센터의 AS기사였던 고(故) 최종범(33) 씨 이후 두 번째다.

    최 씨는 숨지기 전 협력사 사장에게 심한 욕설 및 폭언을 당했고, 사측의 노조탄압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목숨을 끊기 전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다.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며 "전태일처럼은 못해도 전 선택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노조는 계획된 대로 19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양 분회장이 노조탄압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다 유서에서도 지회 승리를 염원한 만큼 총파업 투쟁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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