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호통치다 울다…세월호 참사 첫 국회 보고



국회/정당

    호통치다 울다…세월호 참사 첫 국회 보고

    "의전 챙긴 119, 골든타임에 해경 구조 방해"

    세월호 참사 한 달여 만인 14일 처음으로 열린 국회 현안보고에서 정부의 무능과 늑장 대응 등에 대한 여야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에도 소방방재청 119 상황실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의전을 신경쓰라고 해경 측에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현안보고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에게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질의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의전 챙긴 119, 골든타임에 해경 구조 방해"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사 직후였던 지난달 16일 오전 8시 58분부터 11시까지 소방방재청 119 상황실과 목포해경이 주고받은 19차례 통화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진 의원은 이 통화가 "황금구조시간(골든타임)에 침몰된 배 안에 있는 400명에 대한 최우선 구조를 위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 앞에서 구조된 사람들 보여줘야 하는 의전 먼저임이 너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는 게 진 의원의 주장이다.

    진 의원은 특히 119상황실이 당시 오전 8시 52분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부터 첫 신고를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학생은 지금 이 세상에 없다"면서 시종일관 울먹이며 녹취록을 읽어 내려갔다.

    녹취록에 따르면, 오전 10시 34분 119상황실은 목표해경으로 전화해 "복지부랑 중앙부처가 지금 내려온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 못가잖아요"라면서 구조자들을 팽목항으로 이송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목포해경은 "높으신 분이 어디로 오든 모르겠다. 한 사람이라도 구조하는 게 우선이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10시 39분 119상황실은 이번에는 목포해경이 아닌 서해지방경찰청으로 전화를 걸어 같은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서해경찰청은 "지금 배는 침몰했다. 구조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가까운 섬에 내려놓고 또 구조하러 가야하니 나중에 전화를 하면 안되겠냐"고 구조 우선 원칙을 강조했다.

    그런데 119상황실은 다시 전화를 걸어 "중앙정부에서 집결해 팽목항에 대기하고 있는데 서거차도에서 다른 데로 가버리면 다 붕 뜨게 된다"며 이송지 변경을 거듭 촉구했다.

    진 의원은 "10시 7분 이미 배가 침몰했다고 하고 있고 45분에 한 통화에서는 400여 명 이상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도 구조한 사람들을 팽목항으로 데려오라고 황금같은 시간에 25분 이상 해경을 괴롭히고 있다"고 소방방재청을 질타했다.

    또, "소방 헬기를 타고 온 전남 소방본부장이 10시 37분 사고 현장 도착을 앞둔 3분 전인 10시 34분부터 팽목항에 간부들이 온다는 것을 해경에 계속 통보해 구조된 사람들의 팽목항 이송을 요구했다"며 "119 상황실은 전남 소방본부장의 진두지휘로 구조자를 이송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해경의 구조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상호 소방방재처장은 "말씀하신 내용은 처음 봤다"면서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현안보고를 위한 전체회의에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이성한 경찰청장,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좌측부터)이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여야, 안행부장관 사퇴 촉구 이구동성…강 장관 "구조 책임은 해경" 답변 물의

    중진인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아예 장관 해임 건의와 내각 총사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질의 과정에서 일부 여성 의원들은 눈물을 흘렸고, 중진들은 강 장관 등에게 호통을 쳤다.

    서청원 의원은 "장관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사태수습 능력과 사고가 아무것도 없어"라면서 "오늘 당장 사표 내시오"라고 말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같은 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도 "행정부 수반은 대통령인데 청와대 보고까지 한 시간이 걸리고, 몇 시간이 지나서도 안전하다고 보고하는 걸 정부라고 할 수 있겠냐"면서 "사태의 원인은 정부의 부패와 눈치보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도 "안행부는 안전행정부가 아니라 행동하지 않는 본부가 됐고, 중대본은 중앙에서 제대로 대책을 만드는 본부가 아니라 전혀 중대하지 않은 본부가 돼버렸다"면서 "왜 이렇게 됐나. 강 장관 잘못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관이 책임지셔야 한다"고 쏘아붙였고, 강 장관은 "어쨌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은 강 장관에게 "아직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국가가 죽였다.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냐"고 질타했다. 제대로 된 탑승자 명단을 안행부가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도대체 공무원들은 뭐하는 거냐. 그러니까 사람이 죽죠"라고 목청을 높였다. 같은 당 유대운 의원도 자료제출이 미진한 것에 대해 "안행부 장관은 정신이 나갔냐. 지금 제 정신이 맞냐"고 몰아세웠다.

    강 장관은 여러 차례 사과와 잘못을 인정했지만 초기 대응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자 "구조 책임은 해경에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면서 부적절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