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윤창원 기자)
대한민국 국회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안일, 관료의 적폐와 사회 전반의 부조리와 난맥을 바로잡고, 국가재난 안전시스템을 재구조화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까?
국회는 14일, 안전행정위원회를 열고 정부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를 질타했다. 정부의 늑장대응과 혼선이 대형 참사를 빚었다는 공통된 인식이었다. 한 목소리로 정부의 초동 대처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합재난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주무부처인 안정행정부의 이름 교체와 강병규 장관의 사퇴까지 거론했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친박 7선 중진인 서청원 의원의 발언이다. 서청원 의원은 “지방선거가 목전이지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외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참담한 심정을 밝힌 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명명백백히 규명하기 위해 ‘세월호 참회 특별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특별법’에 근거해 국회 내에 초당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광범위한 조사와 혁신적인 재난대비체계방안 마련을 추진하자는 것. 자신이 직접 ‘특별법안’을 만들어 조만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법을 만들어 철저한 진상규명은 물론 피해자 보상과 책임자 응징, 치유센터 마련과 위령탑 조성 등 추모사업 추진, 재단 설립, 재난대비체계 혁신방안 마련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전방위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가 여야 간에 합의는 돼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특검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다지 미더워하지 않는다. 여당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눈치만 보고, 야당은 제 역할도 못하면서 국민의 여론만 살피고 있는 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개회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도 조만간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내고 사과와 함께 국가안전 마스터플랜, 공무원 개혁 등 국가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 개혁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이 또한 성난 민심을 달래고 국민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서 의원의 제안은 일단 반가운 소식으로 들린다. 친박계 여당 7선 중진의원의 제안인 까닭에 뜻밖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무게감도 느껴진다.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머리를 맞대볼만하다.
6.4지방선거가 코앞이고, 각 당과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선거에 쏠려 있는 마당에 쉬운 일이 아니기는 하다. 여야의 원만한 협력과 초당적 결실을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 그래도 좋은 제안이고, 출발임은 분명하다. 상임위원회 수준이 아니라 입법부 차원에서 초당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 절호의 기회를 잘 선용해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국민의 진정한 대표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