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태릉 기지개냐'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왼쪽)가 14일 태릉선수촌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훈련에 앞서 김기정과 함께 몸을 풀고 있다.(사진=윤성호 기자)
한국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26, 삼성전기)가 다시 일어섰다. 약물 검사 파문을 딛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힘차게 다시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용대는 14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도핑 문제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응원해주셨는데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입촌했고, 훈련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핑 파문 징계 이후 첫 인터뷰다. 지난 1월 이용대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도핑 검사에서 세 번이나 소재지 보고에 응하지 않아 김기정(24, 삼성전기)과 함께 1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다소 안일한 행정까지 겹친 악재였다. 이후 이용대는 휴대전화를 꺼놓고 외부와 연락을 차단했다.
협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행정 절차로 선수들이 적절한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결국 BWF 도핑청문위원단의 재심의 끝에 징계가 취소됐다. 이에 이용대는 지난 12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이날부터 본격 훈련에 돌입했다.
동석한 김기정도 "이번 사건으로 많은 걸 배웠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도록 하지 않게 조심하겠다"면서 "하나하나 다시 준비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묻어났다. 이용대는 "막상 (징계) 결과를 받았을 때는 1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 복귀했을 때 얼마만큼 기량 찾을까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끼리 힘들었으나 (김기정과) 서로 의지하면서 그렇게 지내왔다"고 말했다.
전화위복이 된 점도 있었다. 이용대는 "그동안 부상들이 많았는데 치료할 시간이 됐고, 대회 출전으로 부족했던 체력 훈련도 집중해 최고로 만들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만 "3, 4개월 동안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원하는 플레이를 못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이용대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면서 "이외도 세계선수권대회 등 많은 국제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이용대는 아시안게임에서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에서 모두 단체전 은과 남자 복식 동메달에 머물렀다.
두 선수는 오는 15일 인도로 출국, 18일부터 뉴델리에서 열리는 세계단체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용대는 유연성(국군체육부대), 김기정은 김사랑(삼성전기)와 남자 복식 짝을 이룬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남자는 4강, 여자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