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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청와대는 'TK왕국'…권력 견제는 어디로?



정치 일반

    朴 청와대는 'TK왕국'…권력 견제는 어디로?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정권을 출범시킨 대구-경북, TK 지역은 역차별을 받는다고 서운해하고 있지만 작금의 청와대는 TK 공화국이라도 된 흐름이다.

    지금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도 아닌 국민통합을 화두로 내건 박근혜 정권인데도 여전히 TK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듯이 대단하다.

    청와대 핵심 3인방은 차치하고서라도 민정수석실의 비서관 3명을 TK 출신으로 채우면서 청와대의 TK 공화국, 영남 공화국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사와 사정, 민정, 공직기강이라는 청와대의 핵심 비서관 자리를 특정 지역 출신들로 채움으로써 권력 운용은 편할지 모르겠다. 반면 민심을 제대로 추스르고 국민 눈높이의 국정을 펼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많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업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정비서관이란 공직자들을 사정하고 민심을 탐방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청와대 비서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비서관이다.

    이와 관련해 정동기 전 민정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란 민정수석실의 주축을 이루는 자리로 굉장히 중요하다"며 "여론을 수집하고 정국 동향을 주시할 뿐 아니라 공직자들의 사정을 담당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우병우 변호사.

     

    이 자리에 지난 2009년 대검찰청의 박연차 게이트 사건 수사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주임검사였고,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된 우병우 당시 중수 1과장, 대검수사기획관을 내정하자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다.

    친노는 말할 것도 없고 "왜 하필 우병우냐"며 "인물이 그렇게 없느냐"는 반응들이다.

    정동기 수석은 "우병우 내정자는 사심이 없고 사정 수사를 잘 아는 인물로 최적임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를 부하로 둔 적이 있는 전직 검찰 간부는 "우병우 내정자의 능력은 출중하다"고 말했다.

    우병우 내정자는 사정 분야에선 정동기 전 수석의 말처럼 수사에 대한 감각이 있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정비서관이란 이와 함께 국민의 소리와 민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정책의 집행 여부를 점검하며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현장에까지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매일 파악해 보고하는 자리다.

    특수수사통인 그가 그런 역할을 잘 수행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민정비서관을 맡은 바 있는 한 전직 의원은 "꼭 검·판사만이 민정비서관을 해야 하는 자리는 아니며 대통령에게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전달해야 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안 됩니다'라는 보고서와 의견을 스스럼없이 올려야 하는 자리가 민정비서관"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들이 최고 권력자가 싫어할 수 밖에 없는 '바른 소리'를 제대로 전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들, 특히 잘나간 적이 있는 검사들은 절대로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하지 못한다. 오히려 입맛에 맞는 말을 잘하는 체질"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병우 내정자는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과 박근혜 정권 초기인 2013년 그의 과거 경력상의 문제점 등으로 말미암아 검사장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바로 사표를 쓰고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찾다 보니 우병우 전 검사를 발탁한 것 아니겠느냐"며 "그의 출신 지역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기 수석은 "사람을 뽑다 보면 그렇게 가는 것 아니냐"며 "우병우도 그런 케이스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 운용이 다 그런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해 말부터 이중희 민정비서관을 친정인 검찰로 되돌려 보내기로 하고 후임자를 물색해왔으며 올 2월에는 집중적으로 후임자를 찾았다.

    한 현직 검사가 한 때 민정비서관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으나, 현직 검사라는 점과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청와대의 낙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공직기강비서관에 권오창 변호사를, 민원비서관에 김학준 변호사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민정수석실 비서관 3명을 한꺼번에 내정함에 따라 지난 1월 바뀐 김종필 법무비서관을 포함한 민정라인 비서관 4명은 모두 교체됐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靑 내에서도 로펌 같다는 비아냥

    비서관 4명 모두 판·검사 출신 변호사로 채워지면서 모양새가 좋지는 않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무슨 로펌 같다"며 법률가들이 중용되는 것이 별로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비서관 4명 중 3명은 TK 출신이다.

    김종필 법무비서관이 대구 출신이고, 우·권 내정자는 각각 경북 봉화와 경북 안동 출신이다. 민원비서관 김 내정자는 서울 출신이다.

    민정수석실의 사정과 민정이라는 두 기능을 총괄하는 우병우 민정비서관 내정자와 공직자들의 기강과 인사 검증을 하는 권오창 공직기강비서관 내정자, 김종필 법무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포진함으로써 공직 사정과 검증, 민심 탐방은 TK라는 동향 출신들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한 중견 법조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 인사와 관련해 "이번 인사는 청와대 핵심 3인방이 한 것으로 본다. 너무 놀랐다. 그들의 힘이 견고하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인사다. 결국 핵심은 TK들로 뭉쳐 가자는 것이고 다른 지역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경식 민정수석(경남 마산)과 김기춘 비서실장(경남 거제)은 경남 출신들이어서 '끼리끼리'(니캉내캉-경북 사투리) 문화가 자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 부처의 모든 공직자와 공기업, 투자기관의 인사를 담당하는 김동극 인사팀장도 경북 영주 출신이다.

    정부의 장·차관과 1, 2, 3급 고공단, 4급 과장급 인사까지 관여하는 자리가 청와대 인사팀장이다.{RELNEWS:right}

    국정원과 검찰, 국세청,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핵심 자리에는 어김없이 TK를 비롯한 영남 출신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단어는 사라졌고, 대통령의 공약인 국민대통합도, 시작과 끝이 공직 인사의 탕평이지만 의미 없는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세월호 참사로 국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었고, 먹먹한 상태인데 상처받은 국민 가슴을 어루만져주지는 못할망정 특정 지역 독식 인사를 보노라니 청와대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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