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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정신 빠진 해경간부의 공복의식



칼럼

    [세월호 참사] 정신 빠진 해경간부의 공복의식

    • 2014-05-07 18:01

    [노컷 사설]

    세월호 참사 13일째인 지난달 28일 오전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100t) 김경일 정장이 전남 진도 서망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침몰과 초기 구조활동 당시 상황에 대해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로 조직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초비상 상태인 해경의 간부가 한가하게 골프를 즐긴 사실이 밝혀졌다. 죄스런 마음으로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온 나라의 비통한 분위기도, 공무원들에게 음주와 골프 자제령을 내린 정부의 지시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월호 침몰 이후 두 차례 골프 모임을 가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의 해경 간부는 세월호 사고 현장에 헬기를 보내 수색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제주해경 항공단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제주해경 항공단은 지난 5일까지 2명씩 3교대로 모두 48차례에 걸쳐 수색 등을 지원했는데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서 책임자가 자리를 비우고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아무리 비번에 골프를 쳤다지만 도대체 제정신인가? 해경은 세월호 참사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상황인데 간부로서 휴일을 반납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조직의 위기도, 애통해하는 국민 분위기도 나몰라라 했다. 제대로 된 공직자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전혀 찾을 수 없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공직자가 됐고, 또 해상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의 간부가 됐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해경이 곧바로 직위해제 조치를 취했다고 하는데 그것으로 끝날 상황이 아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면 해경의 대응과정은 처음부터 문제투성이였다. 초기 구조 활동만 제대로 했어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실과 늑장, 유착 등 온갖 수식어로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그동안 쌓였던 해경의 내부 문제점이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한꺼번에 드러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해경 간부의 돌출 행동이 단순한 개인적 일탈로만 보이지 않는다. 해경 조직 자체의 공복의식 결여와 느슨한 조직 문화가 이런 모습을 가져오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해경은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자체 골프장 건설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비판을 받았다. 유류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해상종합 기동훈련을 4일에서 2일로 줄이고, 중대형함정 순항경비 비율도 지난 2012년 보다 10%나 줄였다. 연안구조장비가 없는 출장소도 40% 가까이 된다. 이렇게 예산에 허덕이는 해경이 당초 계획에도 없던 골프장 건립에 145억원을 사용했다.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과 직원들의 체력단련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정신 빠진 해경간부에 대한 엄중 문책과 함께 환골탈태의 공복의식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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