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상에서 군.경 합동 구조팀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성호기자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오전 11시 넘어서까지 해경이 "학생 전원을 구조했다"고 안산 단원고에 밝힌 것으로 드러나 진상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같은 사실은 경기도교육청이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전 11시 8분, 사고 소식을 들은 단원고의 한 교사가 직접 목포해경에 전화를 걸어 학생 전원 구조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목포해경은 “그렇게 알고 있다”며 전원 구조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 통화가 이루어진 시점에 세월호는 이미 침몰 중이었다.
10시 25분에 선체가 90도 이상 이미 기울어졌고, 11시 30분에는 뱃머리를 제외한 선체가 모두 바닷물에 잠겼다.
이후 사망자 실종자 집계 혼선에서 보이 듯 정부는 사고의 윤곽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해경은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전원 구조”라는 허위정보를 되풀이한 것이다.
앞서 단원고는 16일 오전 11시 6분 “학생 324명 전원 무사히 구조 완료”라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단원고는 이어 2분 뒤 “해경 구조 현황 학생 324명, 교사 14명 전원 구조 완료됐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2차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단원고는 11시 6분 직전 세월호 사고 때문에 학교에 파견된 단원경찰서 경찰관의 무전기 송수신을 들은 학교 직원을 말을 토대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구조작업과 사고수습이 해경 지휘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의 이같은 무전통신 내용은 해경의 보고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경이 사망자 213명, 실종자 89명(1일 오전 현재)에 이르는 초대형 참사 초기에 “학생 전원 구조“라고 파악한 경위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사고 초기의 대응이 이후 구조와 수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학생 전원 구조”라고 파악했다면 그만큼 초기 구조작업이 미흡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후 5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드냐"고 물었다.
학생들이 세월호를 탈출해 바다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침몰하는 배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