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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해경은 '선장', 어선은 물에 빠진 '학생'들을 구조했다



사회 일반

    [세월호 참사]해경은 '선장', 어선은 물에 빠진 '학생'들을 구조했다

    극명히 대비되는 해경과 어업지도선 동영상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두 개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해경과 민간 어선들의 초동 구조가 현저한 차이를 드러냈다.

    해경(해경이 촬영한 동영상)은 선장과 선원 구조에 구조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사이 배 뒤쪽에서는 어업지도선(어업지도원이 헬멧의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이 물에 빠진 학생들을 구조하느라 사투를 벌인다.

    조금의 시차가 있지만 뚜렷한 대비가 되는 두 개의 동영상이다.

    해경이 촬영해 28일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사고 해역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의 경비정 123호는 9시 38분 세월호에 구명보트를 보내는 것으로 구조를 시작한다.

    해경은 9시 46분 기울고 있는 배의 좌측에서 선장 이준석 씨와 선원들을 구조하느라 황금시간을 보내고 있다.

    갑판 위에는 단 한 명의 승객도 보이지 않는데 일부 선원들만 5층 난간으로 나와 구조를 기다리자 해경은 그들을 구조하는데 구조의 총력을 쏟는다

    무려 해경 4명이 이준석 선장을 세월호에서 구명보트로 옮기느라 안간힘을 쓴다.

    속옷 바람으로 해경에게 구조된 이준석 세월호 선장 (사진=해경 제공)

     


    16일 오전 10시 6분이 돼서야 선실에서 빠져 나오는 승객 한 명을 구조하느라 해경 네댓 명이 또 달라붙어 있다.

    해경이 첫 출동해 세월호가 10시 25분 바닷물에 거의 잠기기까지 4,50분의 시간 동안 해경이 직접 구조한 사람은 학생들이 아닌 선장과 선원들, 어른들이었다.

    구조선은 경비정 한 척에 헬리콥터 두 대뿐이었고 헬기는 6명을 구조하는 데 그쳤다.

    해경은 400-500명의 승객들이 세월호에 승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갑판 위에 단 한 명도 없는 사실에는 주목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구조에만 머물렀다.

    '선실이 안전하니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충실히 따랐음을 보여준 참으로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4,50분 동안의 구조시간이 있었음에도 선실로 들어가 구조하는 해경대원은 없었다.

    해경은 배가 많이 기울어 올라갈 수 없었고, 장비를 제대로 갖고 있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선실 창문을 도끼와 망치로 유리창을 깨는 등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구조를 하지 않았음이 자체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반면에 전라남도 소속 어업지도원(민간 어부)의 헬멧에 잡힌 16일 오전 10시 4분부터 25분까지 21분짜리 동영상을 보니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물에 빠진 채 작은 배(단정)와 세월호의 난간을 잡고 물에 잠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그야말로 필사의 구조가 이뤄지고 있었다.

    어업지도선(단정)은 10시 6분 수십 명이 세월호 철제 난간에 매달려 있는 배 뒤쪽으로 접근한다.

    배는 이미 80도 기울어 있었으며 지도원, 어민이 난간에 발을 걸치고 승객들을 싣기 시작한다. 금세 작은 배(단정)에 7~8명의 구조된 사람들로 가득하다.

    오전 10시 13분, 14분 전남 어업지도선 구조요원이 세월호에서 빠져 나와 바다에 허우적대던 학생들을 구조한다.

    작은 단정은 배자 작아 더 이상 구조할 수 없자 '진도 아리랑(여객선)'호와 해군 123정으로 구조 승객들을 옮기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작업 민간 어선 중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에이스호 선장 장원희 씨가 그날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이때 어선을 끌고 나온 어민들이 구조에 합세해 승객들을 구조한다.

    10시 17분 기울고 있는 바닷물에 빠진 채 세월호 난간을 붙잡고 몸부림치는 학생 두 명에게 작은 단정이 접근한다. 남학생들은 구조됐다.

    20분까지 어업지도선과 민간 어선들은 침몰하는 세월호에 달라붙어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들을 구조하느라 정신이 없다. 참으로 긴박한 상황이다.

    어업지도선 구조요원은 "배가 기운다. 지금 사람이 많이 있다"고 외친다.

    그러나 세월호는 침몰 속도를 빨리해 25분쯤 뱃머리 부분만 남기고 물속에 거의 잠긴다.

    침몰하기 직전 세월호 선체가 잠시 수평으로 떠 있던 짧은 순간 수십 명이 한꺼번에 바닷물로 뛰어들면서 기적적으로 구조된다.

    어업지도선(단정)과 소형 어선이 선체 중앙으로 다가가자 승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엄마와 아빠, 오빠는 모두 숨지고 혼자 살아남아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 5살 권지은 양도 이때 구조된다.

    단원고 학생이 안고 나와 소형 어선에 넘겼고 해경 경비정으로 옮겨졌다.

    25분 어업지도선은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축 처진 한 명을 바다에서 단정으로 힘겹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사투의 구조는 끝난다.

    다시 뱃머리를 세월호 방향으로 돌렸지만 객실은 보이지 않고 잠겼다.

    그 시간에 해경은 배의 반대 방향에서 선장과 선원들을 물에 젖지 않게 구조하느라 애썼다.

    해경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세월호 뒤쪽으로 가 구조에 집중했다면 수십 명은 더 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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