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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국무총리 사퇴' 왜 공감을 얻지 못하나?"



대통령실

    [Why뉴스]"'국무총리 사퇴' 왜 공감을 얻지 못하나?"

    "박근혜 대통령 지키기 위한 국면전환용이기 때문"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좌), 정홍원 국무총리. (자료사진)

     

    "정 총리 혼자 사퇴할 것이 아니라 내각 총사퇴 하고, 박 대통령 사과해야"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 발생 12일 만에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가 사표를 수리는 하겠지만 사태수습이 먼저라며 '시간차 수리의사'를 밝히면서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퇴는 당연한 것으로 예견된 것이었지만 청와대가 사의는 받아들이면서도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모양새만 구기게 됐다.

    Why뉴스)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 사의 왜 공감을 얻지 못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총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지기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정 총리는 왜 갑자기 사퇴의사를 밝히게 됐을까?

    정 총리의 교체는 사실 시간 문제였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초동대체에서부터 지금까지 내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총리도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며 정부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따라서 정 총리의 교체는 세월호 참사가 어느 정도 수습된 뒤 내각의 일괄사표 또는 총사퇴의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견하고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정 총리는 일요일인 27일 아침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사실을 언론사에 통보했다. 핵심 참모들에게도 27일 아침일찍 기자회견 사실이 전해졌다. 왜 이렇게 긴급하게 전격 사퇴를 발표해야 했을까?

    사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무총리는 내각을 통할하지만 행정부의 수반은 대통령이다. 헌법에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정 총리의 사퇴는 혼자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 교감하에 이뤄졌을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총리의 고독한 결단'설을 흘리고 있지만 정말로 국무총리가 대통령과 사전 논의없이 사퇴했다면 그게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정 총리는 토요일인 26일에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 방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밤 9시쯤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귀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토요일 오후와 밤사이에 정 총리의 사퇴에 대한 논의와 결단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국무총리의 전격적인 사퇴 결정은 일단 27일 11시로 예정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의 기자회견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야당이 국무총리의 사퇴를 요구한 뒤 이를 수용하면 정부가 자발적으로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야당의 요구에 떠밀리는 듯한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아무래도 야당대표의 기자회견이 11시로 예정돼 있으니까 급하게 10시에 총리사퇴 발표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한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사진=윤성호 기자)

     

    또다른 이유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직후인 18일 71%까지 상승했으나, 21일 67.0%, 22일 61.1%, 23일 56.5%, 24일 54%, 25일 56.6%로 급락추세를 보이고 있다.(일간조사는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유무선 RDD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서치뷰와 팩트TV가 지난 25일 오후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9.8%인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9.3%였다. 이는 지난 4~5일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해 긍정평가는 9.9%포인트 급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15.3%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수직급락하면서 국면을 전환하거나 여론을 환기시킬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갑자기 국무총리 전격사퇴가 발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당의 한 중진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갑작스런 사퇴발표는 국면전환용 또는 민심달래기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청와대가 총리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는데 총리가 정부 여러부처를 장악해 조정 할 수 있겠느냐?'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처음에는 청와대와 교감하에 전격적으로 사퇴발표를 했지만 여론이 총리사퇴에 공감하기 보다는 사고수습이 먼저라며 비판적으로 돌아서자 청와대가 어정쩡하게 "사표수리는 하겠지만 지금은 수습을 해야할 때"라고 물러섰다는 것이다.

    최창렬 교수는 "정 총리가 먼저 청와대의 사의를 표명했더라도 사고수습이 먼저라며 만류했어야 하는데 이를 받아들였다가 뒤늦게 시간차 수리 입장을 밝히면서 정총리만 우습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표들과 면담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그렇다면 정홍원 국무총리의 전격 사퇴발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국면전환용이었을까?

    그 답은 정홍원이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밝히고 있다. 정 총리는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는데 사퇴의 진짜이유가 '정부의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의미보다는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는 정 총리의 사퇴를 '민심수습'용 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27일자신의 트위터에 "인명구조보다는 각하구조, 사태수습보다는 민심수습"이라면서 "그들에게 우선권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태"라는 글을 올렸다.

    국무총리의 사퇴는 '세월호 참사'라는 엄청난 재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당연한 결단이지만, 이 또한 진정성이 없는 정치적 꼼수로 드러나면서 오히려 모양새만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대국민사과는 사퇴하려는 총리의 입이 아니라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진솔하게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도 27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께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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