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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평형수 미스터리를 풀어라"



사건/사고

    [세월호 참사] "평형수 미스터리를 풀어라"

    조타수 "20여분간 평형수 조정해 선체 복원하려다 안돼 구조요청 했다"

    침몰한 세월호.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구속된 세월호 선장을 비롯해 3등 항해사와 조타수를 유치장에서 접견한 변호사는 23일 접견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중요한 내용을 전했다.

    조타수 조모(55) 씨가 조난 신고를 하기 전 "20여분간 배 중심을 잡아주는 밸러스트 탱크(평형수 탱크)를 조정해 선체를 복원하려다 안돼 구조요청을 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데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20여분간이나 평형수를 조정하려 했는데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면 이미 배는 조난 신고가 이뤄진 8시 55분 훨씬 전부터 복원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다.

    선박 평형수(ballast water)는 운항시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배의 밑바닥이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넣은 바닷물이다.

    배가 화물을 싣고 있을 땐 바닷물을 내버리고 화물을 부리면 다시 바닷물을 채워 넣어 배의 중심을 잡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세월호는 개조한 뒤 구조변경 승인 과정에서 화물량을 987톤으로 줄였지만, 사고 당일 실제로는 적정량의 3배 이상인 3천 608톤을 싣고 출항했다.

    이처럼, 화물을 더 싣기 위해 평형수가 부족했다면 세월호는 선박 하부에 있어야할 무게중심이 윗쪽으로 상당히 옮겨진 상태에서 운항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세월호가 총중량의 3배에 해당하는 화물을 싣기위해 평형수의 양을 줄여 화물을 과적하는 바람에 고속항해 중 복원력 부족으로 침몰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목포 해양대 박성현 교수는 "과중한 화물을 잘못 적재해 복원력에 문제가 생겨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출항전 평형수를 제대로 채웠는지 여부를 확인하는게 사고 원인 파악에 가장 중요하다"고 사고 직후부터 줄곳 밝혀왔다.

    문제는 평형수를 제대로 채웠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데 있다.

    출항전 선박에 대한 안전 점검시 보통 선박의 전체 무게만 점검할 뿐 화물을 더 싣기 위해서 평형수를 빼냈는지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또, 평형수의 양은 출항 이후 연료 소비 상황 등에 따라 바뀔 수 있고, 세월호를 인양한다고 해도 이미 침몰하면서 평형수 탱크안이 바닷물로 채워졌을 것이 확실해 처음부터 평형수가 부족했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평형수 관리는 보통 1등 항해사가 맡고 있기 때문에 구속된 1등 항해사가 자신의 책임 소재가 분명히 드러날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진술을 할 지 역시 미지수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9일이 지나고 있지만 정확한 침몰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평형수 미스터리'를 풀어낼 수 있느냐가 사고 원인 규명에 또 하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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