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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전원 구조됐다더니… "5시간 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사건/사고

    [여객선 침몰]"전원 구조됐다더니… "5시간 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 2014-04-16 20:48

    안산서 버스 타고 달려온 학부모들 "어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전남 진도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16일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상황을 듣다 오열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진도 해상 침몰 여객선에 타고 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16일 오전 소식을 듣자마자 학교에 모였다.

    학부모들은 오후 12시 30분쯤부터 안산시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진도로 향했다. 버스가 모자라 타지 못한 학부모들은 "입석이라도 타겠다"며 서둘러 내려가기를 청했지만, 일부 학부모는 결국 애를 태우다가 오후 2시가 넘어 다음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양모(16) 양의 어머니 문모(53) 씨도 오후 12시 30분쯤 단원고 앞에서 진도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 씨는 "딸에게 아침 8시 53분에 전화를 받았다"면서 "살짝 다쳤다는데 너무 무서워서 내려가 보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단원고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속보가 떴다. 착용할 구명조끼도 여객선 안에 인원수대로 마련돼 있었다는 뉴스도 나왔다.

    버스를 기다리던 문 씨는 "사고가 갑자기 나긴 했어도 여유가 있었는지, 구명조끼도 다 입었다고 하고 그래도 구조가 됐다니 다행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집계 오류로 실종자 수가 애초 알려졌던 바와 달리 갑자기 늘어났고,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 단원고 학생들도 생겨난 것.

    버스를 기다리다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던 문 씨는 오후 7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4차례 "무사히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딸과 통화할 수 있었다.

    체육관에 도착해 딸의 상태를 알아보던 문 씨는 "딸이 무사해서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다른 애들은 어떡하냐"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진도 해안서 침몰된 세월호 여객선

     

    학생들은 무사하다던 뒤 불과 5시간여 만에 아침보다 상황이 너무 악화된 것. 문 씨는 "어쩌면 이렇게 많은 아이가 실종됐을 수가 있는지…"라며 참담함에 눈물을 글썽였다.

    문 씨는 "구조된 아이들이 학교에 갔는데 텅 비어 있다면 그 마음이 어떨지…"라면서 "혹시 배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제발 빨리 구해 달라"고 말했다.

    단원고 학생 서 (16) 군의 막내 고모 서모(52) 씨도 안산에서 달려오고 있는 서 군의 아버지를 체육관 앞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서 씨는 "명단에 적혀 있는 병원에 전화를 돌려봤지만, 조카는 없다고 한다"면서 "하나뿐인 맏아들인데, 남동생이 오면 얼굴을 어떻게 볼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단원고 학생 어머니 A 씨는 "구명보트에 다 탔다고 할 때는 언제고, 수백 명 되는 아이들이 갑자기 어디로 다 사라졌다는 말이냐"면서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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