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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복지'라는 시간선택제, 교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사건/사고

    '교원 복지'라는 시간선택제, 교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전인 교육 힘들어"… "고용률 달성 위한 일자리 쪼개기" 지적도

    9일 청주교대에서 열린 전국 동시다발 교대생 동맹휴업 선포 기자회견(사진=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전국의 교육대학생들이 정부의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 강행에 반발해 동맹휴업에 나서기로 하는 등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철학 없는 시간제 일자리 양산'이라고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교원 복지 위한다는 시간선택제…교사들 반대하는 이유는?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올 9월부터 시행될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가 뜨거운 쟁점이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대다수의 교사가 반대하고 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주 2~3일만 선택적으로 근무하면서 임금도 그에 비례해 받는 교사를 뜻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직 교사 중에서 원하는 사람들은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 당장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 3월 7일 교육부에서 현직 전일제 교사를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하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제도 시행이 눈앞에 다가오자 A 씨는 반대 서명도 벌였다. 동료들에게 반대 서명지를 내밀면 100% 서명률을 달성했다.

    정부는 '교원 복지 향상'을 위해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교사들이 육아나 가족 부양, 학업 등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풀타임으로 일하기 힘들 경우 대안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휴직이나 퇴직을 피할 수 있어 경력 단절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의 기운을 받는다"면서 "시간선택제 대안이 주어지면 직장생활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고 선생님들의 행복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9일 공주교대에서 열린 전국 동시다발 교대생 동맹휴업 선포 기자회견(사진=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정부는 '장밋빛 전망', 교사들은 '교육철학 부재한 일자리 쪼개기'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현장 사이의 온도 차는 상당하다. 한국교원단체연합회가 지난해 11월 유 · 초 · 중 · 고 교사 4,157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2.7%가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는 교사들이 시간제에 따라 여러 명으로 나뉘게 되면 당장 인성교육이나 생활지도 등 전인 교육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이나 학업 수준 등에 맞게 생활 지도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제로 가르치면 이 같은 요소들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업의 연속성을 위해서 다른 교사들과의 업무 연계가 핵심인데 빠듯한 업무 일정상 주2~3회 근무로는 회의 일정조차 제대로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사 A 씨는 "기획, 예산 산정, 보고 등 업무를 2~3일 이내에 처리하려면 이전보다 더 많은 업무 부하가 걸릴 텐데 과연 아이들 수업에 열정을 쏟을 수 있을까"라면서 "현장에 와서 불특정 다수의 교사와 면담이라도 해보고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 도입이 결국 일자리를 잘게 쪼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 구색을 맞추려는 눈속임일 뿐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진철 정책연구국장은 "시간선택제 교사를 별도로 채용하게 되면 전일제 교사 1명분의 일자리가 2명분으로 쪼개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앞서 정부에서 '고용률 70% 달성' 목표를 세우면서 일반공무원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의 일환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논의의 시작은 일자리 창출이었을지 모르나 이후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철저히 교사의 행복과 학습권 등 교육적인 기능만 고려됐다"고 반박했다. 특히 애초 시간선택제 교사를 별도로 신규 채용하려다가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신규 채용 건은 현재 보류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소속 전국 13개 교육대학 중 12개 학교는 11일 시간선택제 철폐를 요구하며 동맹휴업을 실시한다. 앞서 교대련은 교육부 관계자가 지난 7일 공주교대와 청주교대를 방문해 총장들에게 학생들의 동맹휴업 자제를 촉구하는 등 압력을 행사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예비초등교사 1만여 명은 11일 오후 전국 각지에서 가두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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