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野, 기호 2번 부활에 현장은 환호…安의 운명은?

  • 0
  • 0
  • 폰트사이즈

정치 일반

    野, 기호 2번 부활에 현장은 환호…安의 운명은?

    • 0
    • 폰트사이즈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10일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이석현 국민여론조사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전당원 투표 및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무공천 폐지 결과를 보고받고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정치를 시작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대표는 '미생지신'의 미생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버린 알렉산더왕도 아니었다.

    애인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불어난 물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리의 교각을 부여잡고 급류에 떠내려간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미생처럼 고지식하지도 융통성이 없지도 않았다.

    또 동방원정길에 나선 알렉산더왕이 소아시아(지금의 터키)에서 고르디우스 매듭을 칼로 싹둑 잘라버림으로써 보여준 단호함이나 결단력과는 거리가 좀 멀었다.

    과거 여·야의 정치지도자들처럼 안철수 대표가 원하고 그리는 새 정치란 민심과 당심에 따르는 것일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새 정치라며 주창해온 '기초선거 무공천'이란 자신의 주장이었지, 언제 국민과 야당의 당원들이 요구해온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결정적 위기에 직면하자 당심과 민심이라는 그 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당심과 민심은 그를 외면했다. 근소한 차이라고 해도 '공천해야 한다'(53.44%)가 '공천하면 안 된다'(무공천 46.56%)를 눌렀다.

    "무공천 여부를 당원과 국민에게 물어 결정한다"고 던진 승부수는 오히려 그를 무책임, 결단력 부족, 책임 회피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정치인으로 덧칠할 뻔 했다.

    무공천을 밀어붙여 새누리당과 '약속의 정치' 대 '거짓의 정치'라는 그의 구상도 과녁을 빗나갔다.

    오히려 당원과 국민에게 물어 결정하자는 문재인, 박지원, 우상호 의원 등의 주장이 빛나버렸다.

    새누리당도 안철수식의 새 정치란 뭐냐며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새누리당은 10일 "안철수 대표가 여의도에서 철수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또 철수했다. 그만 컴퓨터가 다운될 시간이다"며 안철수 때리기를 본격화했다.

    따라서 안철수 대표의 새 정치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정치 현실을 모르는 것으로 그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치적 지도력과 위상, 당내 입지가 손상을 입어 선거를 제대로 진두지휘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시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친노와 구주류 등의 반발에 무릎을 꿇었다는 분석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공천폐지 여부를 국민과 당원들의 의사를 물어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렇지만 당심과 민심은 천심(天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상표이자 정치적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무공천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맡겨버렸다.

    그리고 결과에 승복했다.

    어찌 보면 현실 정치 감각이 부족하다거나 초보 정치인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지언정 천심에 따르기로 한 것을, 기존의 정치 관점에서 벗어나 관찰한다면 그는 소통의 정치를 선택했다고 평할 수 있다.

    국민과 당원들이 대선 공약 이행이라는 대의명분보다는 선거 승리라는 실리를 선택한 마당에 무공천을 고집했다면 오히려 미생과 같은 고집불통으로, 당원들의 뜻을 전혀 모르는 불통의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되었을지 모른다.

    그가 당원과 국민에게 져줌으로써 당은 활력을 되찾았다.

    현장 곳곳에서 환호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무공천을 강행했을 경우 3천여 명의 기초선거 출마 예상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져 당이 혼란과 파국 속으로 치달을 뻔 했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무공천 철회를 함으로써 기호 2번을 되찾았고 이제 안도감을 갖고 선거운동을 하게 됐다"며 "안철수 대표가 꼭 잘못했다고 비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 출마 예상자들은 그토록 원하던 기호 2번을 되찾았다.

    또 무공천 논란도 잠재웠고, 당을 선거체제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김한길 두 투톱체제는 하루 이틀정도는 흔들리겠지만 당이 선거국면으로 전환될 수 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지도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정동영 고문은 10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일사분란한 모습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분열을 피하고 단합된 모습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안철수 대표에겐 다소 위안이다.

    문제는 선거 결과다.

    현재까지의 초반 판세로 볼 때 호남과 충청남도, 강원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전에서 야당이 다소 불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NEWS:right}

    이 초반 판세를 뒤집지 못하고 새누리당에 끌려간다면 지방선거의 결과는 아주 좋지 않을 것이다.

    선거에서 진다면 패배 책임론과 당내 분란에 휘말려 그의 앞날은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선거 초반의 난국을 타개하고 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안철수 대표는 정치적 위상과 지도력을 만회하고 야권에서 우뚝 설 것이다.

    사느냐, 죽느냐는 이제 오롯이 그의 몫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