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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한길號 심상치 않다…언젠가 터진다



국회/정당

    안철수·김한길號 심상치 않다…언젠가 터진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심축인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체제가 그렇게 녹록치 않은 국면으로 가고 있다.

    대국민 지지도가 가장 높은 안철수라는 선장을 맞았지만 당내 상황은 오히려 갈등과 혼란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3월 2일 신당 창당 선언을 할 때만 해도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선 오랜만에 '구세주'를 만난 듯 새누리당과 한판 붙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2017년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았다는 안도감이 상당했다.

    안철수 대표는 민주당으로 하여금 새누리당의 장기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희망 섞인 우량주로 기댈 언덕이었다.

    신당 창당 선언 뒤 한 달이 흘렀다. 중앙당을 창당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당초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고, 비빌 언덕이었던 인식은 야트막한 야산도 아닌 것 같다는 쪽으로 달라졌다.

    심지어 '혜성'이 아닌 별똥별, '운석' 아니야. '신기루' 아니야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온다.

    직격탄은 신경민 최고위원 입에서 나왔다.

    신 최고위원은 3일 "(기초선거) 무공천을 하려면 차라리 정당을 해산하는 것이 맞다. 청와대가 약속을 깼으니 지킬 필요가 없는 공약이다.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와 총선(2016년), 대선(2017년)에서 모두 지는 트리플 크라운을 당하는 것"이라고 안철수, 김한길 공동 대표에 정면 도전했다.

    우상호 의원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기초공천에 대해 전 당원 투표로 의견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동조했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내 민주당 출신 의원 2/3 이상이 당 지도부의 정당공천 폐지 강행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최고위원들 중심으로 "청와대는 무공천 폐지 공약을 지키라"는 연쇄 농성을 벌이고 있으나 화살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안철수, 김한길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

    안철수, 김한길 대표는 선거의 어려움을 예견하면서도 새 정치를 위해선 죽을 수 있다는 각오를 내비친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 등 당 핵심들과 충청권 의원, 조경태 의원 등은 "무공천은 신당 창당의 연결고리로서 입장을 번복하면 두 번 죽는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무공천 문제로 당 지도부를 몰아세우면 자칫 다 패자가 될 수 있으며 얼마 전 창당한 지도부를 흔들어선 안 된다"는 논리(박지원 의원 등)에 따라 무공천은 그냥 현재처럼 흘러가는 모양새다.

    정당공천 폐지가 어떤 이유로 새 정치에 해당되는지, 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합당한 것인지, 새누리당이 거부하는데도 야당만 강행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를 얻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의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상당수 민주당 출신 의원들은 지금 격앙돼 있으나 당내 분란을 우려해 참고 있다고 말한다.

    선거에 대한 패배의식,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심정도 그들의 입을 봉하게 만드는 한 이유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과 한 재선 의원은 "지금은 꾹꾹 참는다. 선거를 지고 나면 난리가 날거다. 안철수식 새 정치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류, 비주류 나눠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초선거 공천파 대 무공천파, 민주당파 대 새정치파로 분화되는 조짐도 감지된다.

    친노 대 비노·반노의 간극이 벌어진 지는 이미 오래다. 메워질 조짐은 없다.

    민주당 내 갈등을 부채질하는 요인은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들을 배려하려는 경선방식도 한몫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광역단체장 후보와 광역의원 후보 선출을 위해 여론조사와 배심원단제를 꾸려서 하는 '나는 가수다' 방식인 공론조사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각 시도당 집행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 측 인사를 동수로 배정하려는 것도 민주당 출신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철수, 김한길 대표도 당 내의 이런 반감 기류를 감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당 내의 무공천 철회 주장을 '새 정치에 대한 도전'이라며 정면으로 응수하면서 청와대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내부 분란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총부리를 외부의 적을 향하게 해 분란을 잠재워보자는 속셈이다.

    안철수 대표는 4일 청와대를 방문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답을 7일까지 달라고 박준우 정무수석에게 요구했다.

    안 대표는 이어 "언제, 어떤 형식이든, 어떤 장소이든 가능하다. 면담이 가능하다면 거기에 따라 만나뵙고자 한다"며 "만약에 면담이 힘들면 왜 힘든지 말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오늘 하신 말씀을 보고 드리겠다"며 "7일까지 알려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답을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신경민·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은 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관철을 위해 전 당력을 집중해 명운을 걸고 싸워야 한다”며 청와대.새누리당과 전선을 형성했다.

    이들은 "무공천의 결단은 국민과의 약속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관철하기 위한 배수진의 결단"이라고 강조했으나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당내 갈등과 분란으로 치닫는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가 제안을 거절할 경우 안철수·김한길 대표의 단식투쟁과 지방선거 보이콧 등 가능한 투쟁 방안을 검토중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대응 태도에 따라 정국과 야당 내부가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니까.

    그렇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안철수, 김한길 두 공동대표의 정치력과 지도력, 갈등 조정능력이 의심을 받고 있는 만큼 내부 구성원들의 갈라진 틈새를 메울지는 미지수다.

    청와대로부터 큰 과실을 얻어내지 못하고 선거패배 가능성이 농후해진다면 새정치연합은 6.4지방선거 이전에라도 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갈지 모른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고,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새정치연합보다 15-20%포인트 높게 나타나는 상황이 4월 말, 5월 초까지 지속된다면 안철수, 김한길 대표의 체제가 흔들리지 말란 법이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선거의 패색이 짙어지면 당이 심각한 지경으로 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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