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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한미 FTA는 한국법을 미국법으로 대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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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 일반

    송기호 "한미 FTA는 한국법을 미국법으로 대체하는 것"

    • 2007-06-29 08:00

    fta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헌법질서가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헌법원리로 바뀌게 되며 이로 인한 위헌 논란도 제기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미 FTA 핸드북>을 펴낸 송기호 변호사는 28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명지대 신율 교수, FM 98.1, PM 7:05-9:00)에 출연, "한국 헌법의 원리가 미국 헌법식으로 바뀐다는 것"이라며 한국 헌법과 미국 헌법의 질적인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우리 헌법은 개인의 사유재산이나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헌법은) 아무리 공공목적을 위한 국가규제라 하더라도 개인재산에 대해서는 정확히 보상하도록 돼있다"며 "공동체와의 조화에 대해 전혀 고민을 하지 않는 사회"라고 비판했다.

    송 변호사는 또 "한미FTA는 97년 IMF 이후 심화된 양극화를 고착시키고 제도화 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권을 예로 들면서, "IMF 이후 외국자본의 지배와 금융자본의 힘은 강화되었지만 은행직원은 대량해고가 발생하고 비정규직이 느는 등 약한 사람은 더 약해졌다"며 한미FTA가 발효되면 이 부분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더 이상 불가능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IMF 이후 형성된 기득권을 제도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송기호 변호사


    - <한미 FTA 핸드북>을 쓰게 된 계기는?

    상식을 말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법률 상담을 오면 계약서를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한미 FTA가 공개됐는데 그 내용을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느냐, 서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상식의 영역을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

    - 한미 FTA가 IMF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면 나는 IMF 직전에 은행에 다녔다. 그때 그 은행은 완전히 국민의 자본으로 돼있었는데, IMF를 겪고 난 후 다시 은행에 가보니까 외국인 투자가 많이 돼있었다. 지금은 85% 정도가 외국인 주주로 돼있었다. 이렇게 외국인 투자가 많이 되면 선진금융도 들어오고 우리 경제가 좋아질 줄 알았지만, 막상 상황을 보면 전에는 정규직이었던 창구직원들이 다 비정규직으로 바뀌어있는 등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금융자본의 힘이 강해졌고 강한 사람은 더 강하게 됐지만 약한 사람은 더 약해졌다. IMF 이후에 10년 동안 형성된 기득권, 예를 들어 은행에 외국인 지분이 너무 높아서 은행이 국민경제에 담당하는 자금순환기능 등에 문제가 생기겠다 싶어서 국가가 은행의 공공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규제를 국민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하려고 했을 때, 한미 FTA 체제가 들어서면 그런 것이 더이상 불가능하게 된다. 한미 FTA라는 건 결과적으로 경제에서의 국가 역할을 현 상황에서 동결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IMF 이후 지난 10년간 형성된 기득권이 제도화되는 것이 한미 FTA라고 보는 것이다.

    - 한미 FTA에서 어떤 부분이 위헌 논란이 있나?

    우리 헌법과 미국 헌법의 질적인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헌법은 개인의 사유재산이나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미국 헌법에서 그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 헌법에서 재산권에 대한 조항은 하나밖에 없으며, 그 내용을 보면 아무리 공공목적을 위한 국가규제라 하더라도 개인재산에 대해서는 정확히 보상하도록 돼있다. 우리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와의 조화에 대해 미국 헌법은 그런 내용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 사회다. 한미 FTA라는 건 한국과 미국의 헌법 질서가 만나는 건데 그게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헌법의 재산권의 절대적 보호를 한국 헌법 원리로 바꾸는 것이냐, 아니면 반대인 것이냐. 당연히 그 반대다. 한국 헌법의 원리가 미국 헌법식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헌법은 땅 조항이 있는 굉장히 이례적인 헌법이다. 국토 이용을 위해 개인의 토지재산권에 대한 제한과 의무를 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우리나라가 워낙 인구가 많은 국가이고, 따라서 한국 지형의 토지 상황에서는 거기에 맞는 땅 소유권의 질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당연히 그런 조항이 없다. 땅에 대한 우리 재산권의 조화가 한미 FTA에서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점이 굉장히 우려된다.

    - 간접수용이란 무엇인가?

    토지 보상금을 현금으로 주면 수조원대로 돈이 풀려서 그게 다시 투기로 연결되니까 땅으로 주는데, 한미 FTA 내용을 보면 그렇게 땅을 수용할 경우 현금으로만 보상하도록 돼있다. 만약 한미 FTA가 발효되면 현금 대신 땅으로 보상하는 제도는 불가능하게 된다. 물론 한국 사람에겐 땅으로 보상하고 투자자에겐 돈으로 보상하는 걸 이론적으로는 상정할 수 있겠지만, 땅이란 건 다 붙어있지 않나. 즉 하나의 국가 내에서 토지에 대해 서로 차별적인 정책을 펼 수 없다는 것이다. 신도시나 행정도시를 건설할 때 재산권의 명의를 국가가 이전하는 걸 수용이라고 부르는데, 한미 FTA의 굉장히 독특한 제도가 간접수용이다. 가령 동탄에 제2신도시를 건설하는데 투기바람이 불 것 같으니까 5년간 그 일대에 개발을 일체 금지한다는 걸 간접수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발은 금지되지만 땅 명의는 개인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수용은 아니지만 개발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개인 소유자가 맘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간접수용이 문제가 되는 영역이다. 한미 FTA에서는 그처럼 국가의 규제, 직접 땅의 소유권을 가져오는 건 아니지만 그린벨트처럼 우리처럼 과밀한 나라에서 개인의 땅의 개발이나 이용과 관련된 여러 규제에 대해 한미 FTA는 이처럼 수용은 아니지만 수용과 버금가는 효과를 갖는 경우에는 국가가 현금으로 보상하도록 돼있다. 현재 우리 헌법 체제에서는 이런 간접수용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린벨트에 대해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상해주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미 FTA에서 간접수용이 법제화된다는 건 이제는 한미 FTA를 근거로 해서 수용은 아니지만 사실상 수용과 같은 피해를 봤을 경우 국가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전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결국 한미 FTA는 땅이 재산의 중요한 증식수단이었던 한국의 토지 질서에서 굉장히 큰 충격이 될 것이다.

    - 국제중재 회부권이란?

    가령 한미 FTA를 하면 땅을 간접수용, 즉 규제에 의해 피해를 봤을 땐 보상을 하라고 돼있는데 우리 국내법에서는 그걸 보상하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종래 같으면 그것을 한국법정에 가서 해결할 수도 없다. 한국 법에 그런 규제에 대해 보상하라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미 FTA에 의해 만들어진 투자자국가중재라는 새로운 제도는 그런 경우에 국가를 국제중재위에 제소할 수 있는 권한을 투자자에게 부여한다는 것이다.

    - 투자자국가소송제와 비슷한 건가?

    용어의 차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 투자자국제중재, 투자자국가제소제 등은 다 같은 제도를 달리 부르는 것이다.

    - 투자자국가소송제에 대해 어떻게 보나?

    결국 문제는 현재 존재하지 않은 법적인 제도를 투자자에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막상 여러 가지 예외조항을 살펴보면 투자자들이 그 조항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투자자 국제중재위에 한국을 회부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리고 실제로 국제중재위에 회부됐을 때 국제중재위끼리도 의견이 엇갈릴 것이다. 그러나 판례를 비춰보면 적어도 한국처럼 과밀한 지역에서 땅에 대해서는 좀 특별하게 취급하는 특수성이라든가 국내헌법 질서는 국제중재위에서는 고려되지 않는 게 명백하다. 따라서 더불어 살 수 있는 우리의 헌법 질서와 어긋나는 새로운 법적 장치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 정부는 ''역으로 미국도 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한국과 미국 사이에 경제 거래라든지 투자자의 구성이 과연 그렇게 대등한 것인가. 지금 한국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거의 미국의 정부채권 등 분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없는 투자다. 하지만 환경이나 땅 등 분쟁의 소지가 일어날 수 있는 건 한국이다.

    - 정부는 FTA와 관련해서 계속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미국이 1999년에 나프타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제기됐던 상황이다. 나프타 이후에 캐나다 기업이 미국을 국제중재위에 회부하고 난 이후에 미국 내에서 그런 반론이 많이 나왔다. 나프타를 할 때 왜 이런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미국도 계속 FTA 문항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반영된 것이 한미 FTA에도 많이 나타나있다.

    - 이외에도 다른 공공정책이 훼손될 가능성은?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방송위원회가 방송의 공공성을 위해 여러 가지 감독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2001년의 국제중재 판례를 보면 체코 방송위의 감독권 행사가 투자자의 재산을 간접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체코가 방송을 민영화하면서 미국인 투자자가 들어갔는데, 그때 최초의 민영화 방송국을 외국인 소유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 체코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다. 그래서 방송권은 체코 기업이 갖되 미국인 투자자는 방송권을 갖고 있는 체코 기업과 합작해서 별도의 방송회사를 만들고, 이 방송회사가 방송권을 독점 사용하는 방식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위가 이 과정에서 개입하면서 합작투자 계약이 깨졌고, 이러면서 미국인 투자자는 더이상 방송국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미국인 투자자가 체코 방송위의 감독권 행사로 인해 손해를 봤다고 해서 국제중재위에 회부해서 결국 체코가 패소했다. 한미 FTA에서 이런 국가 규제권에 대한 투자자의 도전은 국가규제 전반에 미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에 방송 관련 부분에서 간접투자 형식으로 100% 개방된 영역도 있는데, 그렇지만 그것도 결과적으로 우리 방송위원회의 감독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방송위원회 감독이 미국인 방송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과도하고 그로 인해 피해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거기에 대해 투자자 국제중재위에 회부할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국제중재위는 중재위원 3명이 판결하게 되는데, 사실상 의장이 최종결정을 하게 되며 국제중재에 국내법은 적용되지 않도록 돼있다. 따라서 방송위원회가 아무리 국내 방송법과 헌법에서의 규제권에 따른 감독권을 행사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한미 FTA 관련조항이나 국제법에 위반이라고 한다면 보상해줘야 한다.

    - 이런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나는 국민의 상식을 믿는다.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 조항을 보더라도 역외가공지역에 개성공단을 지정하면 바로 되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속서 22-C를 보면 설사 위원회에서 개성공단을 지정하더라도 단지 그것은 권고적인 효력만 있고 미국의회가 승인해줘야만 역외가공위원회에서의 지정이 실제 효력을 갖는다. 아무리 위원회에서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미국의회가 거부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한미 FTA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면 국민의 여론이 제대로 큰 물줄기를 잡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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