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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일그러진 초상'' 졸업사진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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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젊은 날의 일그러진 초상'' 졸업사진이 뭐길래!?

    • 2007-05-31 09:05

    대학 졸업앨범, 결혼시장 ·인터넷서 유통…''추억 만들기''서 ''치장잔치'' 전락

    졸업 사진 촬영시즌인 5월이 되면 대학 캠퍼스가 말끔하게 차려입은 예비 사회인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그 ''말끔한 외모'' 뒤에는 역시 ''돈자국''이 아른거린다. 결혼식 사진 촬영 못지않게 공을 들인다는 대학 졸업 사진 촬영준비와 그 심리를 들춰본다.

    ◆ 졸업 사진 촬영 준비에만 130만원… 차라리 촬영 안 해

    {IMG:2}서울의 한 유명 대학 4학년 송 모(23)양은 지난주 졸업 사진 촬영을 앞두고 모두 130만원을 넘게 썼다. 이대 앞의 미용실에서 머리와 화장이 11 만원, 백화점에서 원피스와 쟈켓을 구입하는데 들인 돈이 78 만원. 그리고 명품 벨트와 구두를 각각 23만원과 20만원을 주고 샀다.

    송 양은 "전반적으로 고급으로 사용해서 130만원이 들었지만 싸게 한다고 해도 7, 80만원은 든다"며 "몇 달 전부터 피부과 치료나 피부 맛사지를 받는 경우엔 훨씬 비용이 더 든다"고 말한다.

    이대 앞의 한 유명 미용실 관계자는 "대학생들에게는 할인을 해 주는데 머리를 하고 화장까지 하면 13만원 정도가 들지만 졸업사진 촬영 시즌인 5월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전한다.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홍보실 관계자도 "20대들이 주로 입는 캐릭터 정장 및 캐주얼 정장 5월 매출이 전달에 비해 20% 증가했고 남녀 모두 50만원 전후의 정장 판매가 대세를 이룬다"고 밝혔다.

    이런 부담이 너무 커 아예 사진 촬영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분위기라도 맞추려면 수십만원을 들여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너무 큰 부담이 된다는 것.

    서울 B대학 인문대 졸업예정자인 이 모(24)양은 "사진을 찍으려면 제대로 하고 찍어야 하는데 취업도 못한 대학생 입장에서 단 하루를 위해서 수십만원씩 쓰는게 너무 아까워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 막상 찍고 나면 앨범 구매 안 해…지방대는 촬영 열기마저 시들

    하지만 이상한 점은 이처럼 졸업 사진 촬영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높지만 막상 앨범이 나온 뒤 찾아가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 사진촬영을 전문으로 해 온 R스튜디오 측은 졸업사진 촬영은 1800명이 했는데 앨범이 나온 뒤에 구매하는 학생은 800명도 안 되는 대학교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A 대학의 졸업예정자 안 모 양의 말을 들어보면, 졸업 사진을 찍을 때는 몇 달 용돈을 쏟아붓지만 정작 앨범이 나오면 구매하지 않는 심리의 이면을 알 수 있다.

    안 양는 "솔직히 졸업앨범 촬영이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며 "결혼 정보 업체들이나 중매업체에서 졸업 앨범을 가져다가 살펴본 뒤 선자리 등을 결정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어떻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결국 졸업 앨범은 내가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졸업앨범을 소유함으로서 ''추억''을 간직한다기보다는 ''홍보물''을 만드는 성격이 강한 셈이다.

    A 대학의 또다른 졸업예정자 김 모(23)양은 "졸업 앨범 찍는 일이 마치 무슨 쇼케이스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몇몇이 돈을 모아 메이크업 전문가까지 부르는 것을 보면 ''사진''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서울 유명 대학과는 달리 지방대에서 졸업 사진 촬영 열기가 시들한 이유가 쉽게 짐작이 된다.

    지난해 광주광역시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김 모(27)씨는 "개인 소장용으로 생각하면 모두들 디카가 있고 생생한 사진이 많은데 왜 굳이 졸업 사진을 찍겠냐"며 "결혼용이나 취업용으로 졸업 앨범 촬영이 이뤄지는데 둘 다 뒷전에 밀려있는 지방대에서 졸업 사진 촬영 열기가 시들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 누구를 탓하랴? 결혼시장과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졸업앨범

    국내 최대의 결혼정보 업체 듀오의 홍보팀 관계자는 "업체에서 공식적 자료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맞선 상대의 정보를 파악하려는 사람들에게 졸업사진은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고 전한다.

    홍보팀 관계자는 또 "맞선 상대에 대한 정보수집이 거의 사설탐정 수준이라"며 "싸이 홈피의 사진검색과 졸업앨범 구해보는 것은 기본이니 학생들이 졸업앨범 촬영에 공을 들이는 게 이해가 된다"고 말한다.

    졸업사진이 인터넷상에 떠도는 문화도 졸업사진에 대한 과열에 대해 한 몫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졸업사진''의 압박이다. 어떤 이는 졸업사진으로 ''원래'' 아름다웠음을 증명해 ''순수미인''으로 추앙받지만 누군가는 추한(?) 과거를 들켜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터넷에 졸업사진이 공개되고 퍼나르기가 만연한 분위기는 일반인들에게도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A대 4학년 안 씨는 "인터넷에 옛날 사진이 막 공개되는 분위기가 일종의 공포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내 졸업사진도 언제 어떻게 나에게 약점으로 돌아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편하게 졸업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고백한다.

    결국 졸업 사진이 결혼시장과 인터넷에서 유통되면서 졸업사진 촬영이 점점 그 순수성을 잃어 간다는 말이다. 젊은 날의 초상을 좀더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졸업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거나 결혼시장의 프로필로 활용되면서, 졸업사진 촬영이 추억만들기를 넘어 일부 유명대학만의 ''치장잔치''로 전락하는 상황이 2007년 대학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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