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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 의료 양극화, 임기 1년 남은 대통령이 책임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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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 일반

    "보건 · 의료 양극화, 임기 1년 남은 대통령이 책임질 수 있나"

    • 2007-03-09 08:00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인터뷰] 정태인 前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정태인

    한미 FTA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와는 별개로 "우리정부가 보건·의료와 교육, 철도와 가스 분야에 대한 민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런 민영화가 이뤄질 경우 의료 양극화, 교육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미 FTA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성공회대 정태인 교수(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는 8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FM 98.1 Mhz, pm 7:05-9:00, 진행 : 신율 교수)과의 인터뷰에서 "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국이 개방을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재경부 등 경제부처가 스스로 민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병원의 영리법인화가 확대될 경우) 값비싼 민간보험은 부자들만 이용하게 될 것이고 결국 건강보험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 분야의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에는 미국에는 4,7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아무런 보험 없이 살아가고 있다.

    정태인 교수는 "2년 전 제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대통령이나 유시민 장관이 그것만은 막겠다고 했지만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과 유시민 장관이 어떻게 책임을 지겠냐"며, 민영화가 가져올 폐해를 경고했다.

    한편 8차 협상을 끝으로 한미 FTA가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정태인 교수는 "3월말이나 4월 초에 두 나라 정부가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가서명만 할 수 있다"며, 두 나라의 의회의 비준과 대통령의 서명이 있기 전까지 "국회와 국민이 한미 FTA 협상결과가 우리사회에 미칠 영향을 꼼꼼히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성공회대 정태인 교수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 예. 대통령은 ''''한미 FTA의 영향이 미국보다 한국이 훨씬 더 크고 국민들도 불안해한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FTA는 대내적으로 산업구조조정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미국의 FTA는 가장 포괄적이고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고강도의 산업구조조정을 강요합니다. 그러니 우리 국민이 훨씬 더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협상 체결을 기정 사실화해서 ''''정치적으로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하는 건 그러니 ''''좀 봐 달라''''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폴슨 장관이 이런 속 뜻을 모를 리 없습니다. ''''미국으로서도 의회 및 국민에 대한 설득이 어려운 과제지만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의 속 뜻은 뭘까요? 우리도 의회 비준을 받기 어려우니 한국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은 양보를 기대하지 말고 더 풀어라, 라는 겁니다.

    모든 FTA는 구조조정이고 특히 미국식 FTA는 문제입니다. 과거 제국주의가 총칼을 앞세우고 다른 나라를 식민화했다면 이제는 FTA를 앞세워 다른 나라에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겁니다. 최근 발표한 아미티지 보고서는 FTA가 미국식 가치, 즉 ''''자유와 시장경제''''를 전파하는 수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 지난27일, 대통령은 지난 인터넷신문과의 대화에서 미국화 될 것이 무엇이냐, 양극화는 예전부터 진행된 것이고 한미 FTA로 더 진행될 것 없다고 말했는데요.

    알고 그러는 건지 정말 몰라서 이렇게 얘기하는 건지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누누이 강조한대로 미국식 FTA는 상대 국가의 비관세 장벽, 즉 관세 말고 다른 법과 제도, 관행 미국 자본의 이익을 가로막는다면 그것을 깨뜨리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건 제 해석이 아니라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가 밝히고 있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봐도, 저작권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지 않았습니까? 저작권 기한을 늘리는 것은 저작권이 많은 나라에게 유리하고 적은 나라에게 불리합니다. 미국의 저작권은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세계은행은 WTO의 지적소유권 협정(흔히 TRIPs라고 부르는 거죠?)을 완벽하게 적용하면 한국은 153억 3300만 달러의 적자를 본다고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한미 FTA의 내용은 TRIPs+,즉 WTO 협정보다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적재산권 하나 만으로 약 15조원의 손해를 본다는 거죠. 15조면 GDP의 1.5%가 넘습니다. 요 몇 년 우리 경제에서 GDP 1% 올리는 게 얼마나 어려웠습니까?

    양적 손해는 그렇다 치고 도대체 왜 우리가 우리 법을 바꾸면서까지 손해를 봅니까? 미국 의 이익을 위해 우리 법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게 미국화가 아니고 뭘까요?

    약값 결정 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미 FTA가 아니었으면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약값 적정화 방안이 시행될텐데 이것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대로 사실상 의약품 지적 재산권을 3-5년 연장하고 재심위원회라는 걸 만들어서 미국 제약회사가 약값 결정에 관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미 FTA로 인해 볼 손해를 유시민 장관은 4000억원에서 1조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8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거의 GDP 1%가 날아갑니다. 이 역시 마찬가지죠? 왜 pfizer같은 미국 제약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바꿀까요? 우리 환자들, 특히 불치병을 앓고 있는 분들 한테는 어마어마한 타격이 될 겁니다.

    농산물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약 5조-10조원), 심지어 자동차의 경우에는 미국 차의 시장점유율이 20%가 될 때까지 미국의 관세를 내릴 수 없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게 자유무역인가요? 마치 우리가 한국 섬유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미국시장의 20%가 될 때까지 관세를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하면 우리 협상단이 어처구니 없어 할텐데 미국이 주장하는 건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막힌 일이죠.

    양극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원론적으로 얘기해서 자유무역을 한다는 건 서로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에 특화한다는 건데, 예컨대 우리는 반도체 산업에 특화하고 미국은 농업에 특화한다.. 뭐 이런 거지요. 과연 반도체 공장을 더 세운다고 해서 우리 농민이 거기 취직할 수 있을까요? 반도체 산업은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고용흡수율도 낮습니다. 당연히 대규모 실업이 발생합니다.

    더구나 미국 FTA는 상대 국가의 공기업 민영화, 규제완화를 요구합니다. 말 잘 안 들으면 투자자 국가제소권이라는 치외법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한 일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는 극심해졌습니다. 이런 뻔한 사실을 대통령이 부정한다는 건, 체결 자체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더 큰 일이죠. 아주 기초적인 경제학도 모르는 사람이 어마어마한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다는 얘기니까요.

    - 어제 정교수도 참여한 걸로 보도됐는데, 한미 FTA의 대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죠?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우선 전문가 54인에게 물어 본 설문 조사가 나왔습니다. 쟁점 별로 협상을 잘 했으면 5점, 정말 못 했다고 생각하면 -5점을 상한, 하한으로 해서 10단계로 채점을 했는데 평균이 100점으로 환산했을 경우 -85점입니다. 뭐.. 미국 요구 거의 그대로 다 받아들였다는 얘기죠.

    전문가들이 특히 잘못된 협상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는 투자자국가소송제, 무역구제, 의약품분야, 지적재산권 분야, 농산물 관세철폐 등입니다.

    - 이번 회담은 이른바 빅딜이 이뤄질 전망인데요. 이해영 교수가 어제 모임에서 빅딜에 대한 글을 발표했죠?

    예. 우선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빅딜인데요. 하하 이건 딜이라기 보다 그냥 미국 원하는대로 다 하는 겁니다. 그 결과를 볼까요? 무역협회에 따르면 제로잉(국내 가격과 수출가격을 비교해서 수출가격이 더 낮으면 마이너스로 처리해야 하는데 그 경우는 그냥 제로로 계산하여 덤핑 마진을 부풀리는 방식)이라는 조항 하나만으로도 13억 달러의 손해를 보는데 제로잉 금지는 요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내 놓은 게 비합산인데(다른 나라와 함께 계산하지 않는 것) 그 마저도 미국이 들어주지 않아 뺐습니다. 결국 얻은 건 하나도 없죠.

    반면에 자동차 세제 개편 만으로 자동차 관련 세금은 40억 달러 감소합니다. 약 4조원이고 GDP의 0.4-5%에 해당합니다. 약값은 최대 1% 정도라고 아까 말씀드렸구요.

    - 섬유와 농산물의 스몰 딜도 얘기되고 있죠?

    우선 짚을 것은 이 얘기가 나왔을 때 한 TV 토론에서 제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고, 김종훈대표는 그런 딜은 하지 않을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거짓말을 한 거죠. 하긴 4대 선결요건이라는 말이 정부 문서에 나오면 ''''책임지겠다''''고 국회토론회에서 약속한 적도 있으니 김대표의 대국민 거짓말은 상습적인 겁니다.

    어쨌든 농수산물도 예외품목을 HS10단위로 100여개로 줄였습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듯이 다른 나라와의 FTA에서 예외품목이 500개 내지 90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농업 최강국에게 몇배로 양보한 겁니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 쌀을 제외한다고 해도 18억 달러 정도를 손해 봅니다. 1조 8천억원인데, 쌀을 포함하면 8조 8천억원 정도가 됩니다. 이건 그냥 CGE 컴퓨터로 계산한 것이고 2차 피해는 제외한 겁니다. 2차 피해란 개방된 품목이 워낙 많으니까, 농민들은 개방되지 않은 품목 예컨대 딸기농사를 모두 짓게 되면 과잉생산으로 가격폭락이 일어나서 2차 피해를 보게 됩니다. 제가 이런 피해까지 계산해 보려고 합니다.

    쇠고기도 결국 수입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기 전, 그러니까 2003년에 수입량이 약 20만톤, 돈으로 50억 달러였습니다. 한미 FTA로 인해 쇠고기가 다시 수입되면 사람들이 처음엔 무서워서 안 사먹겠지만 결국 쇠고기만으로도 대충 몇십억 달러, 즉 GDP의 0.5%가 또 날라갑니다.

    쇠고기 얘기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할까요? 정부가 뼛조각 나온 상자만 반송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어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에 따르면 뼛 조각이 0.001그램만 포함돼도 광우병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계 칼날로 뼈와 고기를 분리할 경우 어느 쇠고기에나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또 미국사람들 다 먹는데 왜 난리냐는 얘기도 최소 10년의 잠복기간이 있기 때문에 10년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밝혔습니다. 광우병 난리가 났을 때 제가 영국에서 살았습니다. 영국 농림부 장관이 딸과 같이 나와서 쇠고기 시식도 하면서 국민들 우려를 무마하려 했지만 결국 몇 년 후 인간 광우병이 발병했거든요. 이건 치료법도 아직 모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광우병 청정지역입니다. 정말 극소의 가능성이라고 해도 막을 건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보도를 보면 커틀러대표는 뼛조각 나온 상자만 반송하는 것도 안 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 광우병 걱정 하지 않는 거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 건 정말 압력입니다.

    반면 섬유 의류에서는 관세를 철폐하고 얀포워드를 완화할 때 2억달러에서 4억달러의 이익을 볼 거라고 섬유협회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얀포워드 완화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대통령은 인터넷 신문과의 대화에서 서비스 부문을 개방해서 국내 생산성을 높이려고 했는데 미국이 별로 요구도 하지 않았고 우리 정부가 협상을 잘 해서 별로 개방이 되지 않았다, 필요하면 일방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는 말도 했는데요.

    예.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대통령 말씀 그대로 미국이 별로 요구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미국은 기업들의 요구를 의회가 정리해서 곧바로 협상장에서 요구하는데 공공서비스 분야 기업들이 별로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병원이 미국에서도 돈 잘 버는데 괜히 돈 안 되는 한국에 올 리가 없습니다. 우리 병원은 비영리법인만 허용되고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떼돈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대학교나 철도, 수도도 현재로서는 그런 여러 가지 규제, 공기업과의 경쟁 문제 때문에 바로 개방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재경부 등 경제부처가 스스로 민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송도에 외국인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영리법인으로 전환해 주고, 이윤송금을 허용했고, 한국인 환자도 받게 했으며, 건강보험환자를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건 감기부터 암까지 전 체 질환을 책임지는 새로운 민간 보험을 만들고 거기 가입한 환자만 받겠다는 얘기고 미국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보험료가 천만원 정도가 되면 부자들만 이용하는 보험이 되겠죠. 그러다 보면 결국 건강보험은 없어지게 됩니다. 미국에는 4700만명 정도가 아무런 보험도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제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대통령이나 유시민 장관이 그것만은 막겠다고 했지만 이런 일은 이미 재경부가 다 계획해서 호주머니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이고 차기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간다면 퇴임 대통령, 퇴임 장관이 이걸 어떻게 막겠습니까? 재경부가 글로벌 스탠다드다, 미국 병원이나 학교 들어오게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서비스가 좋아진다고 주장하면서 관철 시킬 것이 틀림없습니다.

    의료양극화, 교육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거죠. 뿐만 아닙니다. 수도 민영화도 이미 인천 등 몇 개 지자체에서 시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철도 민영화, 개스 민영화 논의 역시 참여정부에선 중단됐지만 차기 정부에서는 다시 시작될 겁니다. 이런 게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게 아니고 뭘까요? 인수위 시절만 해도 대통령이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뀐 걸까요? 아니면 한미 FTA 체결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 미국이 TPA 때문에 3월말에는 타결이 돼야 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끝나는 겁니까?

    아닙니다. 청취자 여러분, 꼭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요. 3월말이나 4월 초에 두 정부가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가서명만 할 수 있습니다. 체결은 아니라는 거죠. 이건 미국 법 때문에 그런데 TPA 종료, 그러니까 7월 전에 미국 대통령이 가서명한 합의문을 미국 의회가 검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OK가 나면 양국 대통령이 서명해서 체결이 되는 거죠. 6월 방미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노대통령이 직접 가서 서명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일단락이 되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또 끝나는 건 아닙니다. 이제 미국 의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건 한미 FTA 이행법률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게 대체로 9월말까지 이뤄지고 실제로 비준 동의는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9월말까지는 한미 FTA가 여전히 진행 중인 거죠.

    우리 국회는 4월에서 6월말, 석달 동안 뚜렷하게 뭘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통상절차법도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생각있는 국회의원이라면 미국처럼 협상 결과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합니다. 범국본이나 민주노동당은 협상 결과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최선을 다해서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국민에게 알려야 합니다.

    저는 국민들이 내용을 알면 지금처럼 막연히 50%가 찬성한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방송에서 주먹구구로 예측한 내용만 들어도 왜 이런 FTA를 하는지 의문이 들겁니다. 주로 업계가 하는 얘기를 전한 겁니다만 객관적인 통계로 다시 계산을 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정부가 앞으로 한미 FTA 협상 결과가 중간수준으로 체결됐다고 선전할 거라는 점입니다.

    - 작년 3월에 cbs 시사자키에서 한미 FTA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할 때 정교수도 천천히,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면서 중간수준으로 맺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예. 8월쯤 얘기를 바꿔서 빨리 중단할수록 좋다고 수정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드러났듯이 미국과의 FTA에서 중간수준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정부는 아까 얘기했듯이 미국이 서비스 쪽은 별로 요구하지 않았고 또 정부가 협상을 잘 해서 개방을 막았으니 중간수준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미국 FTA가 강하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미국 FTA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투자자국가제소권을 들 수 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우리가 맺은 80개의 BIT나 FTA에도 이 조항이 있다고 합니다만 미국식 투자자국가소송권과는 다릅니다. 기존 BIT 분쟁이 생기면 일차적으로 국가가 조정하고 그것이 안되면 넘기는 유럽식 투자자국가소송권이 들어 있지, 한미 FTA처럼 무조건 제3의 기구로 넘어가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률 용어로 말하면 포괄적 사전동의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엄청난 차이입니다.

    다음으로 랫칫 조항도 미국식 FTA에만 고유한 겁니다. 이건 서비스 분야에서 현재유보(즉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를 했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규제나 제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어도 그럴 수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금 스크린 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했는데 한국 영화가 다 망하게 생겼다, 그래도 예컨대 100일로 늘릴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50일로 줄일 수는 있는데 한번 50일로 줄이면 다음에는 다시 73일로 늘릴 수 없습니다. 개방, 자유화 쪽으로만 갈 수 있도록 해 놓은 거죠.

    또 농산물이나 외환위기 땜의 세이프가드도 미국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위기 때 한 조처라도 투자자국가제소권의 적용 대상으로 넣으라고 요구합니다. 이것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무려 35건이나 똑같은 내용의 제소를 당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 외환 유출입을 동결시킨 게 문제가 된 건데 이건 아르헨티나에 들어가 있는 모든 기업의 제소대상이 되는 거죠.

    이런 조항이 있는 한 그런 FTA를 중간수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진영도 중간수준의 정의를 정확히 하지 않고 그런 주장을 해서는 안될 겁니다.

    -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별 준비도 없이 진행했고,또 지금은 체결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보이는 게 큰 문제입니다. 지금이라도 따질 건 따지고, 나라 전체가 손해를 보는 일, 특히 힘없는 사람들이 정말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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