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입시 전쟁에 돌입했다. 다음달 7일과 8일 이틀동안 대학입시(高考)가 치러지기 때문이다.(상하이의 경우 9일까지 사흘간) 중국은 고등학교 내신성적이나 면접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틀간 치러지는 4과목의 시험에 따라 대학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 이틀간의 시험을 앞두고 고3수험생은 물론 학부모와 학교에 비상이 걸린다. 특히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한 가정에 자녀가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부모들은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나 학교도 대학입시를 앞두고 입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사업이 되고 있다.이에 따라 중국의 각 성과 시에서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모든 공사장이나 공장에서 소음을 내지 못하도록 특별 명령을 내려놓고 있다. 각 건설현장은 야간에 소음을 내는 작업을 할 수 없으며 학부모들은 소음을 내는 공사장이 있으면 시 당국에 고발하게 된다. 시험 당일 시험장 주변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다른 소음을 내서는 안되는 것은 물론이다.
입시가 다가오면서 각종 입시 상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의 호텔들은 대입 기간중 수험생용 객실을 특별 판매한다. 비교적 조용한 층 전체를 수험생용 방으로 정해 예약을 받는데 없어서 구하지 못할 정도다. 가격은 일반 객실에 비해 다소 저렴하지만 호텔은 비수기에 객실 판매율을 높이고 호텔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대학입시철이 되면 경쟁적으로 수험생 유치에 나선다. 특히 학교가 밀집해있는 중관춘 부근의 호텔이 인기가 높다. 학교가 먼 수험생들이 시험 10여일 전부터 호텔방을 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부 호텔의 경우 웃돈을 내야 방을 얻을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또 입시일을 전후해서는 렌트카 업체도 큰 호황을 누린다. 베이징과 상하이등 대도시에서는 교통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라도 통학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학부모들이 렌트카를 임대해 자녀들을 통학시켜주는 것이다. 특히 입시 당일인 6월 7일과 8일용 렌트카는 한달 전에 예약이 끝나기 일쑤다. 학부모들은 특히 차량 번호가 좋은 차량을 선호하는데 가장 선호하는 차량은 번호판 끝자리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2와 8로 끝나는 차량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입시보모라는 신종 직업도 등장했다.입시보모는 수험생들의 영양식을 식단에 따라 제공함으로써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 수험생이 최대한 편안하게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배려를 해 준다. 실력이 있는 보모들은 여러명의 수험생을 관리하는데 최근 시험 날짜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실력있는 입시보모를 구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일부 대학교수나 퇴직 여교사들이 입시 보모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후여사는 고3인 자신의 딸을 위해 6개 업체를 돌아다닌 끝에 겨우 입시보모를 구했다. 이씨 성을 가진 이 입시보모는 올해 60세로 랴오닝의 한 대학 수학과 부교수 출신이다. "그녀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딸 아이의 부족한 수업내용을 지도해주고 또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여러가지 조언을 해 준다, 그녀가 있어서 비로소 안심이 된다."며 후여사는 매우 만족해한다. 이 입시보모는 또다른 여학생도 돌보고 있다. 입시 보모 소개업체들은 음식을 잘 만들뿐 아니라 고3 수험생을 도와줄 수 있는 경력이 있는 사람을 확보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각종 언론들도 입시와 관련한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며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여러가지 정보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면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수험생을 위한 영양식은 어떤 것인지, 시험 당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중국에서는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신분상승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골의 현이나 촌에서 칭화대나 베이징대 푸단대 등 명문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그 집안이 이전과 다른 대우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학입시를 앞두게 되면 13억 중국인들이 우리 못지 않게 입시 열병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