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이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기를 맞아 국내 탈핵이론가와 활동가들이 두루 참여해 탈핵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체계적으로 논한 책이 나왔다. '한권으로 꿰뚫는 탈핵'(천주교창조보전연대 엮음·무명인 펴냄)이 그것이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 등 한국의 대표적인 탈핵전문가 18명이 공동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핵발전의 기초 원리에서부터 핵심적인 문제점, 그리고 한국에서 그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부제(핵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만든 교과서)에서 엿볼 수 있듯, 책은 '핵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실천적 노력의 결과물이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환경단체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탈핵운동에 전념하고 있는 천주교창조보전연대가 책 내용을 기획하고 원고들을 모아 엮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대표인 양기석 신부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 명을 받아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이란 한국천주교 공식 문헌을 기획·출판하면서, 국내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공식 문헌에는 담을 수 없는 적지 않은 분량들을 따로 보완해, 탈핵에 관심있는 시민들을 위해 좀더 전문적인 책으로 기획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책은 3부 20장으로 돼 있다. 제1부는 핵과 핵발전 기초편으로,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원폭과 한국인 피폭문제(김기진·부산일보 부국장), 세계의 핵실험과 각국의 핵보유 현황(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세계 핵발전소 중대사고인 쓰리마일(1979년)·체르노빌(1986년)·후쿠시마(2011년) 사고 사례(김영희·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공동대표)를 먼저 살펴본 뒤, 핵발전의 기본적인 원리와 구조(이준택·건국대 물리학부 교수)를 설명하고 있다.
제2부는 핵발전의 문제점으로, 탈핵을 논함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핵심적인 논점들을 지적한다. 방사능에 대한 이해와 건강영향(하미나·단국대 의대 교수), 한국인의 피폭경로와 대처방안(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사용후핵연료와 재처리의 문제(장정욱·일본 마쓰야마대 교수), 세계 각국의 사용후핵연료 정책(진상현·경북대 교수), 원자력손해배상제도의 현황과 과제(장정욱 교수), 핵발전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대표), 핵발전의 경제성(정연미·중앙대 연구교수), 초고압 송전선과 정책과제(하승수·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등이다.
제3부는 한국의 핵발전과 대안 모색으로, 먼저 우리나라 반핵운동의 역사(김혜정·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와 사고·위험성 및 모의실험 결과(양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를 설명한 뒤, 탈핵을 이야기할 때 많은 이들이 되묻는 '대안'에 대해 전력정책(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에너지가격구조 개편(석광훈·에너지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 수요관리(윤순진 교수), 지역분산형에너지(이유진·녹색당 정책위원장), 세계 및 국내 재생에너지동향과 정책(이성호·전북대 연구교수), 해외 에너지 전환 사례(박진희·동국대 교수) 등을 통해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410쪽으로 다소 두꺼운 분량이지만 '탈핵'에 대한 폭넓으면서도 깊이있는 내용을 원하는 독자라면 일독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