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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회담, 회담 이후가 더 중요하다



칼럼

    한미일 정상회담, 회담 이후가 더 중요하다

    • 2014-03-24 18:06

    [뉴스해설]

    자료사진

     

    네덜란드 헤이그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외교밀사 이상설, 이준, 이위종이 을사늑약의 부당함과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을 만국평화회의에 알리려다 그 뜻을 이루지 못한 비극의 현장이다.

    107년이 지난 2014년 3월 25일, 대한제국의 좌절된 꿈의 도시인 헤이그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게 되었다. 외교부 발표에 의하면 이번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의제는 “북핵 및 비확산 문제”라며 “역사문제는 주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아베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한미일 3국 전략 공조 복원을 위해 일본에게 역사문제에 관하여 외교적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아베 총리는 고노담화를 검증하고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어 이를 계승하겠다고 선언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참 다행이다”라며 긍정적으로 회답하였다. 또한 정부는 일본측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관련 국장국 회담 개최를 합의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따라서 일본측 이러한 일본의 변화들이 우리측의 한미일 정상회담 수용 결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명확한 것은 한번의 한미일 회담으로 한일간의 전략공조가 복원되었다고 하기에는 성급하다. 또한 한일간의 전략적 공조가 현재의 북한발 위협과 관련해서는 어쩔수 없다라는 주장 역시 섣부른 주장일 수 있다.

    이번 헤이그 한미일 정상회담 임하는 각국의 동기는 다르다. 청와대측은 ‘우리의 원칙에 입각한 외교적 노력’과 ‘일본의 어느 정도 자세변화’를 한미일 정상회담의 성사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나 미국은 한일 정상과 상징적으로 두손을 맞잡고 3국의 전략 공조가 복원되었다는 것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인해 패권적 지위가 약화되고 있는 미국에게 동맹국들과의 공조가 간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아베의 역사관이 변했다기 보다, 악화된 한일관계를 방치할 수 없다는 미국의 압력이 반영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등은 정상회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일본의 기조이기도 하다.

    당장 3국 정상회담 직후 일본 정부는 교과서 해설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다. 이 해설서에 ‘독도는 한국에 의해 불법 점령중인 일본땅’이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아베 총리 자신과 그의 정부관료들이 과거사 관련 망언을 다시 할 경우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전격 강행 할 경우, 그리고 이들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짓밟는 역사인식을 다시 나타낼 경우, 이번 회담을 수용한 박근혜 정부에 비판여론이 향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이 회담에서 도출될 합의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얼마나 전향적 행보를 보일지에 달려있다.

    우리 정부는 헤이그 회담 이후 미국의 대일 행보가 한일 갈등의 고질적 원인인 일본의 역사 인식을 확실히 전환시키겠다는 태도를 유지할 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또한 이번 회담 이후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일본이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로 한국을 대할 것인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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