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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피겨 전문 기자 "김연아와 IOC 모두 패배자"



스포츠일반

    美 피겨 전문 기자 "김연아와 IOC 모두 패배자"

    '김연아와 오륜기, 모두 잘못?' 소치올림픽 결과를 놓고 김연아(왼쪽)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운데)에 패배를 인정하는 발언이 실린 IOC 기사가 논란이 됐다. 김연아 측의 항의 속에 논란 문구는 삭제됐지만 미국 피겨 전문 기자는 양 측 모두 잘못이 있다는 의견이다. 사진은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시상식 모습.(자료사진=대한체육회)

     

    미국의 베테랑 피겨 전문 기자가 최근 논란이 됐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기사를 놓고 IOC와 논란의 당사자 김연아 측 모두를 비판했다.

    시카고 트리뷴의 필립 허쉬 기자는 11일(한국 시각) '이번 낱말 놀이에서 IOC와 김연아 모두 졌다'(In this word game, both the IOC and Yuna Kim lose)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지난 6일 '유스 올림픽 대회가 소치의 성공을 북돋웠다'는 기사를 게재한 IOC나 이에 정정 요구를 한 김연아 측 모두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IOC는 해당 기사에서 소치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김연아가 금메달리스트인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해 "굉장히 기술적인 선수라 이기기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한 평가를 실었다. 패배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기사에서는 또 2012 인스부르크 유스 올림픽 홍보 대사였던 김연아가 당시 참가 선수였던 소트니코바에 대해 "당시 그의 경기를 봤고, 소치올림픽에서 둘 모두 금메달을 위해 싸웠지만 소트니코바가 노력해 정상에 올랐다"는 말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김연아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IOC에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IOC도 논란이 된 부분을 삭제했다. 이 과정에서 소치올림픽 판정에 대한 논란은 더 커졌다.

    일단 허쉬 기자는 "IOC의 기사는 정체불명의 학생 기자가 부정확하게 김연아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피겨 판정 논란을 잠재우려는 노력으로 보일 수 있다"고도 썼다.

    필립 허쉬 기자는 김연아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로 국내 팬들에게도 적잖게 알려졌다. 사진은 소치올림픽 취재 때 모습.(사진=필립 허쉬 트위터)

     

    하지만 항의와 삭제의 과정에서 "양 측 모두 잘 하지 못했다"(neither side comes off well here)는 입장이다. 먼저 IOC는 "전문가답지 못하다(seems unprofessional)"고 꼬집었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올렸다가 빼는 과정에 대한 쓴소리다.

    김연아에 대해서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지적했다. 허쉬 기자는 "당초 기사는 분명히 '김연아가 관대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made Kim look magnanimous in defeat)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썼다.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맨십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뉘앙스다.

    이어 허쉬 기자는 올댓스포츠가 '김연아의 발언 중 어떤 부분이 부정확했는지, 또 정정 요구가 왜 중요한지'를 묻는 자신의 이메일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연아가 경기 후 하지 않은 말들이기 때문에 삭제를 요구했다"는 올댓스포츠의 배경 설명을 실었다. 판정 논란을 더 키우자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허쉬 기자는 198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피겨를 취재한 베테랑이다. 김연아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를 써왔고, 이번 올림픽 판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결과가 나왔고, 판정 논란에 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는 만큼 김연아가 올림픽 챔피언답게 더 넓은 도량을 보이기를 바라는 애정어린 충고로 해석된다.

    하지만 결국 허쉬 기자의 화살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을 향했다. 칼럼 말미에 허쉬 기자는 "판정에 대한 음모론은 결국 문제 있는 심판을 배정한 ISU의 허술함 때문"이라면서 "ISU가 가장 나쁘다(the ISU looks worst of all)"고 강하게 비판했다. IOC, ISU에 대한 지적은 기자의 몫이니 김연아는 판정을 운운하는 세속을 벗어나 우아하게 여왕의 품격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뜻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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