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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병사 동료 "조의금, 절대 용서 안돼"



정치 일반

    자살병사 동료 "조의금, 절대 용서 안돼"

    죄책감 덜고자 폭로

    - 부대 선임이 근무 나갔다 돌아올 때 까지 잠자지 말라
    - 폭언 , 가혹행위 때문에 힘들어 해
    - 커터칼로 여러 차례 자살 시도 해
    - 헌병대 조사때 중대장은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 말해
    - 돈 가로채고 사건은폐, 확실히 처벌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28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준수 (당시 동료 병사)


    ◇ 정관용> 2년 전 병역 내 가혹 행위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발생 후에 간부들은 병사들을 입막음했고요. 군 헌병대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처리가 됐죠. 그런데 또 여단장의 지시에 따라서 조의금까지 빼돌린 것이 밝혀졌습니다. 급기야 오늘 국방부장관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 지시했죠. 이 사건 전모가 드러나게 된 첫출발은 부대에서 함께 지냈던 동료의 눈물어린 폭로 덕분이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그 동료병사였던 김준수 씨 전화 연결합니다. 여보세요?

    ◆ 김준수>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 정관용> 사망한 병사도 김 일병이죠?

    ◆ 김준수> 네. 같은 김 씨입니다.

    ◇ 정관용> 김 일병과는, 그러면 누가 더 선배였어요?

    ◆ 김준수> 제가 3개월 선임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예편했고요? 제대했고, 김준수 씨는?

    ◆ 김준수> 네, 제대했습니다.

    ◇ 정관용> 지금은 그러면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 김준수> 지금은 대학교에서 학생으로 있습니다. 대학생으로.

    ◇ 정관용> 학생이군요. 3개월 선임병이면 같이 복무한 기간이 상당히 길었겠네요, 그렇죠?

    ◆ 김준수> 네. 갓 전입 와서부터 쭉 같이 지냈죠. 사망할 때까지 같이 지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군 생활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 김 일병이?

    ◆ 김준수> 같은 부대에서 김 일병이 신체적으로 자기가 좀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었고, 같은 군대의 선임이 약간 가혹 행위가 있었거든요. 그 가혹 행위 때문에 또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가혹 행위였습니까?

    ◆ 김준수> 그 가혹 행위 같은 경우는 부대 선임이 와서 자기가 근무 나갔다가 근무 돌아올 때까지 잠을 자지 말라라고 이렇게 그런 가혹 행위도 있었고요. 직접적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한 바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왜 그 선임병은 왜 그랬던 거예요?

    ◆ 김준수> 아무래도 김 일병 같은 경우는 성격이 좀 약간 소심한 성격이거든요. 누구나 있듯이 좀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자기가 싫다, 좋다고 그렇게 표현을 잘 못하는 친구인데. 그리고 신체적으로도 약간 덩치가 커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느리고 그런 게 있으니까 답답하다면서 폭언이나 욕설을 많이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심지어는 근무 나갔다 올 때까지 잠자지 마라, 이런 것까지 했다?

    ◆ 김준수> 네, 새벽에까지 잠을 자지 말라, 그런 것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구타나 이런 건 없었습니까?

    ◆ 김준수> 구타는 제가 직접적으로 본 적은 없는데.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적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군 생활을 힘들어하다가 여러 차례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고요. 그렇습니까?

    ◆ 김준수> 네. 자해, 커터칼로 자기의 손목을 긋거나 그런 식으로 자해를 많이 시도를 했었습니다. 힘들다고 자살하려고 자살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어요.

    ◇ 정관용>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예요?

    ◆ 김준수> 네.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군의 지휘관들은 그 김 일병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 김준수> 부대에서는 지휘관들이 당시 직접적으로 아는 게 없으니까 부대 선임들이나 이렇게 통해서 얘기를 들으면 그 행정보급관이나 소대장이 주로 처리를 했었고요. 중대장 같은 경우는 행보관한테 이를 전가를 시키고, 행정보급관이 주로 일을 처리했었죠.

    ◇ 정관용> 그런데 커터칼로 손목까지 긋고 그러면 치료도 받아야 될 것이고, 또 관리대상병사가 돼서 뭔가 특별 관리를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전혀 그런 게 없었습니까?

    ◆ 김준수> 특별 관리를 했었습니다. 처음에 아니, 특별 관리를 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중대장이 신경을 써서 많이 관리를 해 줬어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지 않고 밑에 후임 간부들한테 많이 전가를 했죠.

    ◇ 정관용> 혹시 그 후에도 이 선임병의 가혹 행위는 계속됐나요? 그런 자살 시도 이후에도?

    ◆ 김준수> 선임병이 가혹 행위하고 폭언 욕설을 많이 하고 그 김 일병뿐 아니라 다른 병사들한테도 하고 선임들한테도 대드는 게 많이 있어서 영창을 갔다 왔어요. 처벌을 받아서 영창을 갔다 온 이후에는 아예 얘기를 안 했죠. 자기가 또 영창을 갈 것 같다면서 경례도 안 받고. 그냥 얘기도 안하고 그런 사이가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가 벌어졌죠, 그렇죠?

    ◆ 김준수> 네.

    ◇ 정관용> 그 후에 조사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 김준수> 조사과정에서 군 헌병대에서 와서 조사를 했었고요. 조사를 하는데 중대장이 저한테 당시에 그랬었어요. 서로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냐. 같이 이런 일이 없어야 된다면서 자신이 확실하게 관리를 했다라고 얘기를 하라고 이렇게. 진술을 그렇게 혹시 물어보면 그렇게 얘기하도록 진술을 하고. 웬만한 부분은 그냥 간단하게만 대답을 해라, 그렇게 저한테 얘기를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러서.

    ◇ 정관용> 김준수 씨 개인한테?

    ◆ 김준수> 네.

    ◇ 정관용> 3개월 후임이니까 나는 확실하게 관리했다, 이렇게 대답하라고 했다, 이 말이죠?

    ◆ 김준수> 네.

    ◇ 정관용> 그래서 헌병대 조사과정에서 정말 그렇게 얘기하셨습니까?

    ◆ 김준수> 얘기를 안 한 부분들이 좀 있죠.

    ◇ 정관용> 어떤 것?

    ◆ 김준수> 정확히 저도 뭐 이렇게 시간이 좀 지나서 2년도 넘은 일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헌병대 수사를 하면서 그냥 네, 네, 이런 식으로 했었습니다. 자세하게는 말을 안 하고.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그 선임의 무슨 가혹 행위라든지 폭언, 욕설이라든지 자해 시도,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했습니까?

    ◆ 김준수> 그 부분은 헌병대에서 미리 알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아마 얘기를 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얘기는 했다?

    ◆ 김준수> 네. 자세히 저도 헌병대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고 그 당시 헌병대에서는 조사를 할 때 물어보고 저는 대답하는 식으로 그렇게 하고, 길게도 얘기한 것도 있었는데. 시일이 지나서 정확히 어떤 내용들이었는지 저도 기억은 잘 안 나고요.

    ◇ 정관용> 결과적으로는 아무튼 우울증에 의한 단순자살로 처리가 됐어요, 그렇죠?

    ◆ 김준수> 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김준수 씨는 군 전역한 후에 바로 이 사건을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써서 올렸는데. 제목이 ‘나는 살인을 방관하였고, 나 또한 살인자다’ 이런 제목입니다. 이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요?

    ◆ 김준수> 아, 이제 부대 내에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좀 없던 일처럼 지나가려는, 그냥 쉬쉬하면 지나가려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리고 부대 사람들 자체가 애가 죽고 나서도 우리 애가 아니니까, 우리 소대가 아니니까, 우리 중대가 아니니까. 관심 없이 지나가는 게 너무 답답했거든요. 답답하고 저랑 많이 친해서 죄책감도 있어서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글을 올렸던 거예요.

    ◇ 정관용> 그 글을 올리고 나서 사망한 김 일병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고, 아버지가 국가권익위원회에 제소를 해서 국가권익위원회가 조사를 했습니다. 그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심지어는 조의금까지 빼돌리고 회식비로 썼고, 이랬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그 사실은 김준수 씨도 몰랐었죠?

    ◆ 김준수> 네, 저도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 정관용> 김준수 씨나 동료병사들 다 조의금을 냈죠?

    ◆ 김준수> 저는 안 냈었는데 그 당시에 저는 수사를 받는 편이라서 안 냈었는데. 냈다고는 이렇게 들었는데 잘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전혀 몰랐다가 이번에 알게 된 것 아닙니까?

    ◆ 김준수> 네.

    ◇ 정관용> 그 조의금이 한 300만 원 정도 가까이 되는 모양인데, 그거를 회식비로도 쓰고 또 누구 20만원, 10만원 이렇게 받고. 심지어는 헌병대하고 기무사 요원한테도 돈을 줬다는 거예요, 그 조의금에서. 그 소식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김준수> 헌병대나 기무사 같은 경우는 이게 군의 사법기관이잖아요. 군에서 누구보다 정직해야 되고 누구보다 청렴해야 되는 기관인데. 그게 어떤 목적이든, 그리고 조의금인지 알았든, 몰랐든 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돈을 받아서 여단장이 돈을 주면서 은폐를 해달라고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그 돈이 오고 갔다. 그리고 그게 특히나 조의금이라는 그 얘기를 들어서는 이건 절대 용서돼서는 안 된다고, 확실히 처리가 돼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국가권익위원회에서는 고인에 대해서는 순직처리를 권고했고, 또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을 권고했습니다. 이 정도면 됐다고 보세요?

    ◆ 김준수> 고인에 대한 순직처리나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같은 경우는 당연히, 마땅히 해야 되는 거고요. 이번 일을 계기로 군 내부에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면 그걸 확실히 밝혀내서 쇄신되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 정관용> 네. 회식비까지 사용됐다는 것.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참 많은데. 그 당시 부대에서는 김 일병 사망 후에 혹시 이런 얘기들 떠돌거나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 김준수> 그 당시에 조의금에 대해서는, 저희는 아무도 몰랐었죠.

    ◇ 정관용> 아무도?

    ◆ 김준수> 조의금을 받았다, 줬다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으니까. 다들 당연히 국가에서 집안 쪽으로 연결이 돼서 준 것이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 얘기는 하지도 않았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일반 사병들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이런 일들이 다 저질러진 것 아니겠어요?

    ◆ 김준수> 네.

    ◇ 정관용> 어쨌든 본인의 첫 글 게.시 일종의 폭로죠. 그걸 통해 이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됐는데, 어떤 생각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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