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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공약 포기가 책임정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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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시론] 공약 포기가 책임정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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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제도개편 여부와 상관없이 기초선거에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각 정당의 입장이 3당3색이 되고 있다. 물론 지난 대선에서의 공약이 현행 제도에서도 정당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 정당공천제를 제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정당공천 폐지를 위한 제도 개편은 원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집권 새누리당의 공약 번복으로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공약의 책임 당사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세종시 수정안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미생지신(尾生之信)' 논쟁까지 하며 약속을 강조해 온 대통령이 아무런 답변도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물론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분적으로 찬반론이 존재한다. 기초선거 정당 공천에 따른 장단점도 있다. 그러나 장점보다는 그 폐해가 크다는 인식에서 지난 대선 후보들 모두 폐지하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공약을 폐지한다고 하지만, 정당 공천 폐지에 따른 당장의 당리당략을 고려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폐지 약속을 했던 민주당이 곤혹스러워졌다. 사실 현행 제도에서 어느 한쪽만이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는 쉽지 않다. 정당 소속 당원들은 탈당을 해야만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단위의 정당 조직이 사실상 붕괴된다.
     
    제도적으로 정당 공천을 폐지하면 정당 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있다. 정당 유력자의 지방자치 지배를 줄이면서도 정당정치는 그대로 지속될 수 있다. 현행 정당 공천제를 유지하면서 무공천을 하려니 문제가 복잡해진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는 새정치를 말할 수 없다며 무공천을 발표했다. 무조건적인 무공천이 약속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새정치라는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당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새정치연합의 무공천 방침을 두고 정당 책임정치의 포기라는 새누리당 대변인의 비판 논평은 황당하다. 기초선거 공천 여부를 두고 나타난 최근 논란의 책임은 바로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공천폐지 약속을 폐기한 새누리당에 있다. 대의민주정치는 선거 때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국민의 요구에 응대해야 한다. 그런데도 공약의 책임자인 대통령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참 특이한 대통령이다.

    김만흠(CBS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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