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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뒤에 숨겨진 한 가족의 비극사 <굴레방다리의 소극>



공연/전시

    웃음 뒤에 숨겨진 한 가족의 비극사 <굴레방다리의 소극>

     

    사다리움직연구소의 <굴레방다리의 소극="">이 3월 11일부터 3주간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20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First Award’ 수상작인 <월워스의 소극,="" the="" walworth="" farce=""> 원작인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영국 아일랜드를 연변으로, Walworth를 아현동 굴레방으로 옮겨왔다.

    2014년 한국의 현실을 집요하게 비추는 블랙코미디로, 지난 2008년, 2011년 공연에서 완성도와 독특한 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원작 <월워스의 소극="">은 20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First Award'를 수상한 바 있다.

    작가 ‘앤다 월쉬’(Enda Walsh)는 현재 아일랜드에서 가장 혁신적이며 주목 받고 있는 극작가로, 역시 아일랜드가 배경인 뮤지컬 <원스>의 작가이기도 하다.

    월쉬는 매일 오전 9시 15분쯤 집에서 나와 늘 창문가 비슷한 위치에서 인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다가 늘 같은 풍경에,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작가 스스로도 항상 같은 행동을 하고, 전 세계 역시 이러한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이고 살아간다는 것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인물구조가 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 의해 서울 아현동을 배경으로 다르면서도 닮은 모습으로 재탄생 되었다.

    굴레방다리는 서울의 북아현동에 있던 다리의 이름으로 현재는 북아현동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며, 최근 45년 만에 철거공사가 시작된 아현고가도로를 흔히 굴레방다리로 부르기도 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은 폐쇄된 공간 속에서 고압적인 아버지, 겁 많고 소심한 두 아들이 끝없이 소극(笑劇)을 반복하면서 점차 밝혀지는 잔혹한 진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준다.

    연극 속의 연극의 복잡한 인물관계와 사건은 관객에게 무엇이 연극이고 무엇이 진실인가를 끊임없이 확인하도록 요구한다.

    또한 ‘소극’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사투리, 과도한 동작과 엉뚱한 대사는 관객을 시종일관 웃게 만들지만, 연극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탈출구 없는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객석은 충격에 휩싸인다.

    십년이 넘도록 집 밖으로 나서지 않는 삼 부자의 모습은 믿고 싶은 것만을 믿고, 보고 싶은 것만을 보면서 일상의 굴레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으며, 우리 역시 허상 속에 진실을 묻고 사는 것은 아닌지를 날카롭게 묻는다.

    이미 지난 공연에서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이번 공연에서도 4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최고의 연기력을 기대할 만하다.

    <굴레방다리의 소극="">처럼 극중극 형식은 배우에게 고도의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아들 역의 두 배우는 10개의 역할을 번갈아 연기하는데, 남자에서 여자로, 성인에서 어린아이로 관객의 눈 앞에서 기발한 방식으로 순식간에 변신하는 배우들의 놀라운 움직임을 쫓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움직임과 코미디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정평이 나있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만의 힘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극을 이끌어가는 아버지 역을 맡고 있는 권재원의 거칠고 강렬한 연기는 무대를 장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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