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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아메리칸 허슬' 배우들의 멋진 앙상블..."미치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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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아메리칸 허슬' 배우들의 멋진 앙상블..."미치게 재밌다"

    아메리칸 허슬 포스터

     

    3월2일(현지시각) 열리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조연상 등 총 10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화제작이다.

    "올해 가장 신랄하고 짜릿한 코미디"(타임지), "기교와 재미로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영화"(엔터테인먼트 위클리)등 외신들의 호들갑스런 호평도 쏟아졌다.

    또 다른 오스카 화제작 '노예 12년'을 제치고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파이터'(2010)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3)의 데이빗 O. 러셀 감독이 크리스찬 베일, 에이미 아담스,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등 연기파 배우들과 두 번째 의기투합한 이 영화가 "미친 듯이 재미있는 것"(로스 앤젤레스 타임스)은 분명하다.

    "올해 나온 그 어떤 영화중에서도 단연 뛰어난 배우들의 앙상블"(USA 투데이)을 자랑하며 작품상 후보작이니까 왠지 조금은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끝내주게 재미있다"(빌리지 보이스).

    1970년대 미국에서 실제로 발생한 '앱스캠 스캔들 abscam scandal'을 소재로 했다.
    이는 아랍의 사업가로 위장한 FBI수사관이 연방의회 의원과 공직자의 비리를 적발한 함정 수사의 암호명이다.

    존 굿과 앤서니아모로소 수사관은 범죄자를 잡기위해 사기꾼 멜 와인버그를 끌어들여 함정수사를 시작하고 그 결과 정치인과 시장, 지역공무원의 비리혐의를 밝혀낸다.

    '어느 정도는 실제로 일어났음'이라고 밝히는 이 영화는 실화의 사실적 재현보다는 이 사건에 관여됐던 다양한 인간군상의 삶과 감정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췄다.

    러셀 감독은 "실제 사건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왔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사건의 주인공들에게도 진심, 감정이 있었고 그들은 각자의 삶을 제대로 살길 원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사기꾼 커플인 두 남녀가 마지못해 FBI의 함정수사에 휘말린 뒤 마치 브레이크 고장 난 차처럼 상황이 위험천만하게 치달으나 종착지에 이르면 이 영화가 여느 멜로영화 못지않게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보통 사기꾼과 FBI, 정치인 그리고 마피아가 나오면 어둡고 위험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예상과 달리 놀랍도록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기극의 속성상 긴장감이 넘치며, 네 남녀의 로맨스가 엇갈리면서 은근히 섹시하고 로맨틱하다.

    여기에 예측을 불허하는 배우들의 생생한 캐릭터 연기는 이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사라지지 않는 생동감이 압권이며, 이들을 지켜보는 재미로 138분의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우리에게 고뇌하는 영웅 배트맨으로 친숙한 크리스찬 베일은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다. 심각한 복부비만의 몸매로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공들여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그는 희대의 범죄소통 작전에 휘말리는 사기꾼 어빙을 연기했는데, 역할을 위해 무려 20kg를 찌웠다.

    이탈리아 출신의 불혹에 진입한 에이미 아담스는 여자가 봐도 매력적이다. 어빙과 환상의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팜므파탈 사기꾼 시드니 역할로 스트립 댄서로 일하다 그 배짱과 영리함을 써먹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한 어빙과 짝을 이뤄 사기를 치고 다니는데, 알고 보면 진실한 사랑을 쫒는 사랑스런 여자다.

    이번 영화에서는 시종일관 가슴골이 드러나는 파격적 의상을 입고 나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열혈 FBI요원 리치와 어빙 두 남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그는 이 역할로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꿰찼다. 이상 두 배우는 러셀 감독의 '파이터'에 출연했다.

    감독의 전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출연했던 브래들리 쿠퍼는 야망이 넘치나 실속은 없는 FBI요원 리치를 연기했다. 가진 건 별로 없지만 야망이 큰 리치는 딱 보기에 촌스러우나 스스로는 멋지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열정으로 함정수사를 기획하고 추진해나가나 알고 보면 그는 이 수사의 구멍에 가깝고, 쿠퍼는 이런 리치를 얄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살려냈다.

    역시 감독의 전작에서 쿠퍼와 호흡을 맞췄던 제니퍼 로렌스는 막무가내 행동으로 모두를 두손 두발 들게 하는 어빙의 아내 로잘린을 연기했다. 어빙은 비상한 머리로 상대를 속이는 사기꾼이나 아내 로잘린 앞에서는 꼼짝도 못한다. 어빙의 정부 시드니도 마찬가지.

    배우들 간 호흡에 있어서도 이 24살의 할리우드 기대주 로렌스는 자신보다 16살 더 많은 베일, 아담스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정말 못 말리는 매력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호크 아이' 제레미 레너의 정치인 연기도 흥미롭다. 가정적이고 인간적인 정치인이나 대의(?)를 위해 스스로 더럽혀지길 마다않는 시장 카마인 역할로 레너는 '어벤져스'나 '본 레거서'와 달리 이번 영화에서 영웅이 아닌 사람 냄새를 풍긴다.

    팔색조의 캐릭터 연기뿐만 아니라 화려한 패션, 적재적소에 사용된 음악은 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각 인물들의 진심과 상처, 욕망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점도 놀랍다. 음악과 술을 부르는 영화로, 인생이란 희비극이 공존하는 순간의 연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청소년관람불가, 138분 상영,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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