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은 국내 도입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노릴 수 있는 기대 종목으로 빠르게 성장했다.(자료사진=대한컬링연맹)
세계선수권 4강 진출은 결코 기적이 아니었다. 메달 획득도 더 이상 먼 미래만은 아니다.
정영섭 감독의 지휘 아래 스킵(주장) 김지선(27)과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컬링 여자대표팀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대회에 출전한 10개국 가운데 가장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세계랭킹 10위. 하지만 일본과 러시아, 미국을 차례로 꺾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록 3승6패로 8위에 머물러 목표로 했던 동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첫 올림픽 출전은 실망이 아닌 희망을 남겼다.
컬링은 신체조건이 경기력에 큰 영향력을 주지 않고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릴 정도로 치밀한 두뇌 싸움이 필요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종목으로 꼽혔다.
국내에 소개된 역사가 짧지만 2012년 캐나다 레스브리지에서 열린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중국오픈과 아시아태평양대회에서 차례로 정상에 올랐고,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은메달도 가져왔다. 더욱이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컬링의 밝은 미래를 확인했다. 더불어 많은 팬까지 확보했다.
스킵 김지선은 “정말 아쉽게도 좋은 성적을 못 내서 죄송스럽다"면서 "하지만 이제 컬링 역사의 시작이다. 앞으로 많은 응원 해주면 다음번에는 최선을 다해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쉬움도 있다. 국내에서 컬링의 역사가 절대적으로 짧아 저변이 넓지 않을뿐더러 제대로 된 경기장 시설조차 마련되지 못했다. 경북 의성에 컬링전용 경기장이 있지만 많은 팀이 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빙질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적인 변수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코틀랜드에서 한달 가량 전지훈련을 진행했지만 짧은 시간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