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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접종으로 예방



치명적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접종으로 예방

기침 재채기 때 타액 감염

뇌 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급성 감염성 질환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이 최근 발생해 감염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대병원 윤기욱 교수(소아청소년과)가 뇌수막염으로 내원한 어린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중앙대병원

 


집단생활이 잦은 청소년층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영유아들에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비상령이 내려졌다. 지난달 말 서울 성동구에 사는 남자 아기에서 발병이 확인되면서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진행 속도가 아주 빠르고 치명적 증상을 불러오는 급성질환으로, 수막구균 감염자의 10%가량은 감염 48시간 내 사망하며, 치료를 하더라도 5명 중 1명 정도는 사지절단, 뇌손상, 청각상실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뇌수막염은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크게 나뉜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원인균은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폐구균, 수막구균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원인 바이러스는 90%가량이 수족구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이며 이어 헤르페스바이러스(5%)가 뒤를 잇는다.

수족구바이러스는 날씨가 무더운 여름에 기승을 부린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발생이 여름에 몰리는 이유다. 세균성을 계절을 가리지않는다.

세균성이 바이러스성보다 더욱 위험하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기욱 교수는 "이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라면서 "세균이 바이러스보다 세포나 조직을 파괴하는 능력과 인체 면역력을 극복해내는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수막구균에 따른 뇌수막염은 각종 세균성 뇌수막염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다. 흔히 '발병 48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뇌수막염'이라고 하면 이를 일컫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바이러스성 중에서는 수족구바이러스에 의한 것보다 헤르페스에 따른 뇌수막염이 증상이 더욱 오래가고 심하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돼 발병한다. 수막구균은 흔히 타액을 통해 퍼져나간다. 보균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목이나 코에 잠복해 있던 균주가 다른 이들에게 옮겨간다. 컵이나 식기 돌려쓰기, 키스 등 접촉을 통해서도 잘 전파된다.

일반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은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5세 이하, 특히 생후 3~7개월 신생아에서 발병이 가장 잦다. 하지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단체생활이 잦아 감염에 취약한 청소년·청년층에서 감염이 가장 잦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10명 중 1~2명이 수막구균 보균자다. 대외활동과 단체생활이 잦은 15~24세 청소년·청년층에서는 보균율 수치가 24%로 치솟는다.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되는 국내 수막구균 감염환자 수는 연 평균 10명 정도다. 윤기욱 교수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의 대부분은 청소년층에서 발생한다"며 "영유아의 경우 연 평균 1~2건이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막구균에 감염되면 고열,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와 비슷하다 보니 잘못 알기 십상이다. 감염 뒤 12~22시간이 지나 출혈성 반점이나 의식불명 등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치료를 하면 일주일 안팎(수족구바이러스 3~4일, 헤르페스 1~2주)이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24~48이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치료를 했다하더라도 사지절단, 청각소실, 뇌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감염이 의심될 경우 최대한 이른 시간 내 병원으로 달려가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수막염 진단은 피검사와 엑스레이 만으론 안 되며, 뇌척수액 검사를 받아야 가능하다.

윤기욱 교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감염이 확인된 경우 항생제 치료(필요시 고단위 처방)과 병행해 뇌압, 뇌부종 등 뇌 손상 위험을 낮추는 이뇨제 등으로 치료한다"며 "발병 48시간 내 스테로이드를 투여할 경우 신경계 손상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수막균성 뇌수막염 발병을 사전에 막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세균성 뇌수막염의 원인균이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폐구균, 수막구균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현재 영유아기에 많이 접종하는 '뇌수막염 백신'(Hib백신) 이외의 수막구균 백신을 별도도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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