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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법 타협없다" 중앙대 '뒤통수'…청소노조 "기가 막혀"



사건/사고

    "떼법 타협없다" 중앙대 '뒤통수'…청소노조 "기가 막혀"

    천막농성 중단에도 '홍보'만 열중…논란 일자 슬며시 삭제하기도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이 설 연휴를 앞둔 29일 '조건없이' 천막농성을 철회했지만, 학교 측이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와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란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중앙대분회는 서울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건 없이 농성 투쟁을 정리한다"면서 "악덕업체로 중앙대와 학생, 청소노동자들 모두가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먼저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청인 중앙대 측이 늦었지만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나서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 약속을 믿고 요구사항에 대한 합의서도 구체적인 확약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나고 2시간여 만인 오후 12시 44분쯤 중앙대 김창수 행정부총장은 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에 '천막농성 해제에 관한 안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부총장은 "이른바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어떤 단체와도 원칙을 벗어나는 타협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대학의 철저한 원칙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장은 또 "그간 여러 언론에서도 많은 기사를 통해 우리 대학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하기보다는 이른바 사회적 약자라는 청소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도를 했던 탓에 우리 대학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손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2월말에 결정해야 하는 새로운 용역업체의 선정 등 이와 관련한 후속 업무의 처리에도 원칙을 고수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와 유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경지부 측은 즉각 성명을 내어 "학교 측이 기자회견 내용을 미리 알고 싶다해서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사전에 보냈는데 이런 글로 답하는 모습에 그저 기가 막히다"고 반발했다.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대한 '비장한 결의'와 '브랜드 가치'와 '모교의 명예'에 흠집을 걱정하는 등 중앙대가 보여준 그 가벼움에 진정으로 허탈하다"는 것.

    서경지부는 또 "수많은 언론에서 그렇게 지적을 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중앙대의 꿋꿋함은 진정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며 "중앙대의 소중한 이미지가 과연 누구 때문에 손실됐는지 잘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노조를 지키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그 순간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원청인 중앙대가 청소노동자들을 공격한다면 단호히 그 댓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반발하자 학교 측은 이후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란 표현을 "과도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로 슬그머니 수정하기도 했다.


    다음은 중앙대 김창수 행정부총장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이다.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중앙대분회(이하 서경지부)의 우리 대학 내 농성이 오늘(1/29)자로 해제되어 우리 대학 내에서 완전 퇴거했습니다.

    약 2주간의 총장실 불법점거를 비롯해 영신관 앞 천막농성까지 이어왔던 서경지부는 오늘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조합은 조건없이="" 농성투쟁을="" 정리합니다="">라는 제하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으며, 천막과 현수막 등 일체의 부착물을 철거하고 나간 것입니다.

    그간 여러 언론에서도 많은 기사를 통해 우리 대학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하기보다는 이른바 사회적 약자라는 청소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도를 했던 탓에 우리 대학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손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용역업체와의 계약서 일부 조항, 환경원들의 근무환경 등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수정 및 개선을 했으며, 우리 대학이 해줄 수 없는 부분은 흔들림 없이 철저하게 원칙에 입각한 대응을 해왔습니다.

    이는 지금 당장 어려움이 있다 해도 이른바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어떤 단체와도 원칙을 벗어나는 타협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대학의 철저한 원칙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 동안 이 문제로 많은 심적 고통을 겪으신 구성원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2월말에 결정해야 하는 새로운 용역업체의 선정 등 이와 관련한 후속 업무의 처리에도 원칙을 고수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 이와 유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여 실행에 옮길 것입니다. 한편으로 수차례에 걸친 학내 공지와 현황의 전파 노력에 동참해주신 총학생회 및 중운위, 그리고 동창회 등에 이 문제를 바로잡는 데에 큰 힘이 되었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를 드리며, 무엇보다 대학 본부의 일처리를 지켜보며 성원해주신 모든 구성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외부의 일부 매체에서도 현 상황을 정확하게 언급해주고 있었으며, 대외 유관기관에서도 우리 대학의 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며 빠른 해결을 응원해주었음에도 오히려 우리 대학 내의 극히 일부 구성원들은 서경지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문제 해결을 어렵게 했던 부분은 아쉬운 점입니다.

    되돌아보건대 이번 사태의 핵심은 용역업체 소속으로 우리 대학에서 일하시는 환경원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의 개선이 아니라 용역업체의 경영권에 관련된 서경지부의 요구였으며, 따라서 우리 대학 내에서의 총장실 불법 점거나 천막농성 등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성이 있다 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우리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께서 다시 한 번 정확하게 이해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늦은 감은 있으나 서경지부에서 아무 조건없이 농성을 정리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으셨던 우리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과 동문들께도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드리며, 곧 다가오는 우리 대학의 졸업, 입학 등의 행정에 차질이 없게 된 점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내일부터 민족의 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평안한 연휴 보내시고 구정 새해에 모든 소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 29일 행정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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